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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학양성‧문학평론지 출간…화려한 인생2막 ‘눈길’ (청주문화 원고)

후학양성‧문학평론지 출간…화려한 인생2막 ‘눈길’ 이방주 수필가 청주문화 원고 충청투데이 김진로 부국장 인터뷰 퇴직 후 인생 2막이 더 주목받는 이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이방주(71) 수필가다. 그는 고희의 나이에 문학평론집을 출간하고, 수필창작 교실을 열어 후학 양성에도 앞장서는 등 현역시절 못지않은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신곡문학상 대상과 한국수필문학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그동안 수많은 책을 쓰고, 문단에서 다수의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작가이지만 지난해 받은 신곡문학상은 개인적으로 감회가 남다른 듯했다. 지난해 26회를 맞은 신곡문학상은 소설가이자 수필가이며 동화작가로 활동했던 신곡 라대곤 선생이 제정한 문학상으로 ‘수필과 비평사’를 대표하는 권위 있..

19. 송옥근의 < 귀가> 수필과비평 2022.11월호

송옥근 - 사랑으로 깨닫는 존재의 소중함 이방주 수필은 수행과 치유의 문학이다. 삶의 고통을 치유하면서 성장과 변환을 추구한다. 작가는 창작과정을 통해 삶의 아픔으로부터 벗어나고, 독자는 작품을 읽고 감상하는 동안 자신의 아픔을 치유한다.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수행으로 인식한다. 송옥근의 를 당선작으로 한다. 이 작품은 수필이 수행과 치유의 문학이라는 특성을 잘 보여준다. 작가는 주변의 사랑을 받으며 자기 존재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그 결과 몸은 아픔으로 고통 받지만 마음의 치유를 얻는다. 이것은 삶의 수행이다. 이러한 수행과정의 체험을 소환하여 작품으로 형상화하였다. 동양 철학에서는 사랑을 ‘어짊[仁]’으로 인식한다. 어짊이란 관계를 전제로 한 사랑이다. 작가의 체험에서 ‘간병인-재활병원 의사-남편’으..

나의 소주 반세기

나의 소주 반세기 아무리 좋은 자리라도 나의 소주는 딱 한 잔이다. 반백년 소주 배움이 돌고 돌아 겨우 한 잔으로 돌아왔다. 고희를 맞은 내 삶의 영역은 딱 소주 한 잔으로 이룬 나비물만큼밖에 안될 것 같아 마음 아프다. 한 잔을 놓고 잘라 마시고 또 잘라 마신다. 씁쓸하다. 소주 입문은 반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망의 고3이 될 열아홉 살 2월이다. 학교는 2월이 헐렁하지만, 흔들리는 가슴은 가눌 길이 없었다. 학교길 고갯마루에 구멍가게를 겸한 주막이 있었다. 겨울도 봄도 아닌 나른한 오후 하굣길, 주머니를 뒤져 소주 한 병을 샀다. 병뚜껑을 이빨로 물어 열었다. 한 모금 ‘쭈욱’ 빨아보았다. 목구멍에 ‘캭’ 불이 붙는다. 씁쓸하다. 씁쓸하더니 달달하다. 화끈하게 남은 맛은 가슴 가득한 바로 그..

팔봉산이 낳은 예술 혼, 형제의 생애와 아픔 -김복진, 김기진의 가지 않은 길

청주의 리더스피릿김복진 김기진 가지 않은 길 팔봉산이 낳은 예술 혼, 형제의 생애와 아픔 이방주(수필가, 문학평론가)정관 김복진   팔봉 김기진 선생 생가팔봉리를 찾아간다. 서원구 남이면 팔봉리는 팔봉산 서쪽 기슭에 다소곳하게 들어앉았다. 여덟 봉우리가 좌청룡 우백호 혈맥을 이루어 듬직한 어깨처럼 마을을 감싸 안았다. 한가위 연휴로 마을은 한가하다. 고샅마다 백일홍, 코스모스가 피어 찾아오는 사람들도 고향이 된다. 팔봉리는 내 고향 죽림동에서 한 고개 너머 이웃마을이다. 나보다 열 살 정도 연배인 팔봉리 사람들은 내가 졸업한 남이초등학교 동문이다. 팔봉리는 고향 마을이고 김복진, 김기진 형제는 나의 고향 선배 예술인이다. 정관 김복진(井觀 金復鎭1901~1940), 팔봉 김기진(八峰 金基鎭1903~ 19..

고독의 섬, 춤으로 풀어내는 말씀 -최운숙의 수필집 《춤사위》

고독의 섬, 춤으로 풀어내는 말씀 최운숙의 수필집 《춤사위》 이방주(수필가, 문학평론가) 1. 들어가기 최운숙의 수필은 한판 춤마당이다. 내면에서 뱉어내는 가슴의 통증이 말씀으로 쏟아져 지면에 퍼드러진다. 최운숙 수필가는 ‘섬’이라는 삶의 세계에서 고독을 춤의 말씀으로 끊임없이 풀어내었다. 그의 섬에는 어머니가 있고 아버지가 있다. 그의 섬에는 아우가 있고 남편이 있다. 그의 섬에는 시어머니와 시누이도 있다. 그의 섬에는 친구도 있다. 그의 섬에는 고독이 있다. 작가의 고독은 아우, 남편, 어머니, 시어머니, 시누이, 친구에게서 전이되어 거기에 머물러 있다. 고독은 때로 한이 된다. 다행히 그의 섬에는 꽃이 피고 나무가 있다. 동백꽃이 피고 이팝나무 꽃이 있다. 비자나무는 신비스럽고, 사랑나무는 아름답고..

18. 김애중 <입춘에 지는 잎/수필과 비평 2022년 5월(통권 247호)

심사평 김애중 - 김애중의 을 신인상 당선작으로 한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죽음을 제재로 하여 삶의 세계를 열어가는 지혜를 보여주었다. 죽음은 동서고금을 통하여 변할 수 없는 인간의 고뇌이다. 한국문학에서도 고대로부터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의 고통을 다루고 있다. 죽음에 대한 고뇌는 공포와 사별의 슬픔에서 온다. 김애중의 에 드러난 고뇌도 사별에 대한 섭섭함이 슬픔으로, 슬픔이 죽음에 대한 공포로 이어지는 고뇌를 다루었다. 제재로 불러온 죽음에 대한 슬픔과 공포는 사별한 시매부의 덕과 인품과 함께 그가 죽음을 맞은 입춘이 아이러니한 배경이기에 더 크게 다가온다. ‘밝은 햇살’이 예사롭지 않고, ‘푸른 바람’이 섞인 봄빛 속이라 떠난 이에 대한 슬픔이 더 컸다. 슬픔은 곧 자신의 죽음에 대한 공포로 엄습한..

칭키즈 칸 마당에 세종대왕이

칭키즈 칸 마당에 세종대왕이 말은 달리지 않는다. 칭키즈 칸 기마상은 언덕 위에서 은빛으로 빛나지만 그냥 멈추어 서 있다. 은빛 잔등에 8월의 볕이 부서진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금방 파란 물감을 마구 쏟아 부을 듯하다. 푸른 하늘이 있기에 칭키즈 칸은 눈부시게 보이는 것이다. 천진벌덕(Tsonjin Boldog) 벌판이 바로 여기이다. 칭키즈 칸이 전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행운의 황금 채찍을 발견했다고 알려진 벌판이다. 고향을 바라보고 우뚝 서있는 칸의 모습에 몽골인들은 감동한다. 칭키즈 칸의 마당이다. 초원을 건너온 바람이 언덕으로 몰아친다. 계단을 오르는데 옷깃을 여며야 할 정도로 바람이 차다. 칸이 밟고 있는 건물에 들어가면 화장실이 있고 말의 뒷다리 쪽으로 오르면 칸이 들고 있는 황금색..

김복진 미술전

2022. 9. 2. 청주시 미술협회가 정관 김복진 선생을 기리는 미술전을 문화제조창 한국공예관에서 열고 있다. 井觀 김복진 선생은 한국 근대 조각가이자 근대미술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다. 아우인 김기진과 함께 조선프로레타리아예술인동맹에도 참여 하였다. 조각가, 독립운동가, 예술비평가로 활동하였으나 병마와 싸우다 광복 이전에 세상을 버렸다 내 고향에서 고개 하나 넘으면 김복진 김기진 형제의 고향인 남이면 팔봉리이다 아우인 팔봉 김기진은 카프 문학의 이론을 세우기도 했고 한때 독립운동에도 가담했으나 친일 행적으로 비판 받기도 한다. 우리도 공과 과를 공히 평가하는 객관적 역사관이 필요할 때다

카테고리 없음 2022.09.03

사제(司祭)의 시선으로 발견하는 사랑(29회 충북수필문학상 심사평)

제29회 충북수필문학상 심사평 사제(司祭)의 시선으로 발견하는 사랑 이방주(수필가, 문학평론가) 충북수필문학회가 수여하는 제29회 충북수필문학상은 임형묵 수필가의 작품 와 으로 결정했다. 수상 후보자들의 작품성이나 문학 활동 실적이 모두 훌륭해서 의견의 일치를 보기 힘들었으나 의논을 거듭하여 심사위원 전원이 합의하여 결정하였다. 수상자인 임형묵 수필가님께 축하드리고 내조에 온 힘을 기우리신 가족 여러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충북수필문학상은 회원들의 창작 의욕과 문학성 제고를 위해 충북수필문학상 규정에 따라 후보를 선정하고. 후보 중에서 작품성과 문학 활동 참여도를 평가하여 시상한다. 우리 충북수필문학회는 100명 회원을 바라보고 금년에 38집을 낼 만큼 연륜이 쌓였으며 그동안 29명의 충북수필문학상..

발산 끝자락에 모신 부처님

발산 끝자락에 모신 부처님 상당산 정상 치소 자리에서 왼쪽 성벽은 한남금북정맥의 일부가 된다. 동암문으로 살짝 나서면 한남금북정맥 이티재로 향하는 산줄기다. 좌청룡 성벽을 타고 내려가면 진동문을 거쳐 동장대인 보화루를 만난다. 오른쪽 성벽은 백호를 타고 미호문을 거쳐 서남암문을 지나 공남문에 이른다. 중간에 서장대가 있다. 상당산성은 이렇게 마을을 안고 돈다. 미호문에서 바라보면 내가 사는 청주 북쪽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멀리 미호강과 오창들을 건너 만뢰지맥이 나지막하게 뻗어 오창읍과 옥산면을 품었다. 미호문은 상당산성 서문이다. 상당산 우백호는 와우산 살진 암소를 발견하고 바로 공격하려고 잔뜩 움츠린 형상이다. 미호문은 여기에 호랑이 기운을 제압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여기서 한 줄기가 급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