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마을을 나누고 강은 마을을 잇는다. 산은 마을마다 조금씩 다른 사람살이를 만들어내고 강은 마을에 새로운 살림살이를 전하고 소통한다. 산은 나누고 강은 통섭한다. 산과 강 사이에 길이 있다. 산과 강은 자연이 만들었지만 길은 사람이 만들었다. 길을 따라 마을이 이웃으로 간다. 길을 따라 문명이 들어오고 사람살이가 쌓여 문화가 된다. 산과 강 사이에 길이 있고 길 위에 사람이 있어서 쉼 없이 문화도 역사도 이어간다. 옥화구곡길을 걸었다. 바람 불고 추웠다. 옥화구곡길은 미원면 운암리 청석굴 공원부터 어암리까지 달래강을 따라 이어지는 14.8km 길이다. 둔치를 걸어 마을 앞을 지나 산기슭을 내려서면 징검다리를 건너 이웃 마을로 간다. 강바람은 맵고 산바람이 볼에 시리다. 삶은 때로 바람이고 시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