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에서 백화산 산길은 온통 마사이다. 마사는 폭우에도 잘 쓸려 내리지 않는 대신 잘못 밟으면 미끄러져 넘어지기 쉽다. 딱딱하게 굳은 황토 위에 쌓인 마사는 절대 밟지 말아야 한다. 마사를 밟지 않으려고 조심하다 보면 소나무 뿌리를 밟게 마련이다. 길가에 서 있으면서 밟혀도 저항할 줄 모.. 느림보 창작 수필/포토에세이 2014.06.15
풀등에 뜬 그림자 대이작도 풀등에 갔다. 아침 햇살이 바다 위에 은빛 은혜를 쏟아붓고 있었다. 풀등은 해안에서 모터보트로 3분쯤 거리에 있는 나지막한 모래톱이다. 배에서 내려 서니 파도에 다져진 모래 언덕이 딱딱하다. 파도가 씻어 놓은 모래는 물결무늬가 그대로 남아 파도인지 모래인지 구분이 안.. 느림보 창작 수필/포토에세이 2013.09.09
에세이 뜨락- 백령도는 낙조가 아름다워 충북일보 에세이 뜨락 - 백령도는 낙조가 아름다워 등록일: 2013-04-07 오후 5:48:11 이방주 약력 청주출생, 1998년 '한국수필' 신인상충북수필문학상(2007), 충북수필문학회 회원, 내륙문학 회장 역임한국수필가협회 회원, 한국수필작가회 이사, 수필집 '축 읽는 아이', '손맛', '여시들의 반란' 편.. 느림보 창작 수필/포토에세이 2013.04.08
물 -운영담에서- 물 -운영담에서- 운영담은 아침 햇살이 바위벽에 부딪혀 반사되면서 하늘 그림자를 담고 있다. 알맞게 솟은 암벽 아래 구름 그림자가 어리는 물이다. 주자의 시 ‘天光雲影共徘徊’가 아니라도 쪽빛 물에 잠긴 구름이 발길을 머물게 한다. 모래가 깨끗하여 물이 맑은 것인지, 물이 맑아 모.. 느림보 창작 수필/포토에세이 2012.11.20
막장봉 소나무 막장봉 소나무 막장봉 주인 막장봉에 갔다. 정상이 바라보이는 날망에는 바위를 지키며 오롯이 앉아 있는 소나무가 있다. 뿌리는 한 줄기라도 바위에 내리기나 했는지 허공에 드러나 있다. 백년 세월을 견디며 살아온 메마른 가지가 안쓰럽다. 그래도 여린 잎은 푸름을 잃지 않았다. 가서 .. 느림보 창작 수필/포토에세이 2012.11.20
자모리 소나무에게 자모리 소나무에게 다산 선생은 역사를 인용하지 않은 글은 시가 아니라고 했다. 역사의식이 주춧돌로 놓이지 않은 글은 문학이 아니란 말이다. 먹고 사는 이야기, 술 마시고 춤추는 풍류만 담은 글이 무슨 문학이냐고 개탄했다. 문학이란 그릇에는 뼈아픈 당대의 고민을 담아야 한다는 .. 느림보 창작 수필/포토에세이 2011.11.18
은총의 빛 쏟아지는 은총의 햇살 빛이 거기에 있었다. 내가 찾는 햇살은 꽃지에 있었다. 안면도는 왜 안면(安眠)일까? 편안하게 잠드는 섬이란 말인가? 그렇게 하면 햇살의 은총을 받을 수 있다는 말처럼 생각되었다. 꽃지의 바닷가를 거닐며 그런 생각을 했다. 꽃지 하늘과 물이 만나는 그 너른 모.. 느림보 창작 수필/포토에세이 2007.02.01
빛을 건지는 사람 오후가 되려면 아직 멀었는데 세상이 온통 바짝 바짝 마르는 기분이다. 내 앞에 세상은 없는 것 같았다. 세상이 모두 등을 돌리고 앉은 채 내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아니 내가 아무도 없는 쪽을 향하여 등을 돌린 것인가? 그건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어디에 가면 세상을 찾을 수 있.. 느림보 창작 수필/포토에세이 2007.01.23
7월의 일기 2006년 7월 7일 비는 내리지 않지만 하늘은 밝지 못하다. 공연히 기분이 침울한 출근길이다. 청주국제공항 쪽으로 차를 돌렸다. 오근장 육교에서 내려다보는 팔결 들판의 초록이 싱그럽다. 너른 들판의 논이 이제 ‘벼’로 불러줘야 할 만큼 포기를 벌었다. 지나는 계절의 변화가 초록처럼 .. 느림보 창작 수필/포토에세이 2006.07.08
하늘 그림자 하늘 그림자 (어느 사진 예술가 제공) 만해 선생의 시집 <님의 침묵>을 읽었다. 서시에 해당되는 군말에 머리를 치는 듯 시구(詩句)가 새롭다. 과연 선인의 해타(咳唾)는 시공을 초월해 오늘을 깨우친다. 너에게도 님이 있느냐. 있다면 님이 아니라 너의 그림자니라. - 한용운 <님의 .. 느림보 창작 수필/포토에세이 2006.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