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생활과 일상/수름재 일기 2

좌구산 개와 두꺼비

2022. 7. 31. [느림보의 수필창작 강의] 칠월 끝날 연일 불볕이더니 오늘 비가 내린다 율리 카페 앞에 주차하고 물 한 병, 삼단 우산 허리에 차고 별무리 공원지나 좌구산 천문대 임도에 오른다. 들머리 정자에 어느 젊은 부부의 작은 개가 어울리지 않게 큰 소리로 왈왈 짖어대며 세번이나 달려든다 아무래도 반가운 건 아닌 것 같다 젊은 부부는 비실비실 웃는다 기특해서 죽겠다는 표정이다 데려갈 생각을 않는다 이순신 장군이 장검을 쥐듯 스틱을 치켜들었다 남자가 멸시하는 눈빛으로 개를 안고 간다 부실부실 비가 내린다 서둘러 우산을 펴다가 소두방 만한 두꺼비를 밟았다 눈을 부라린다 스틱을 치켜들고 개를 노리던 내 눈을 닮았다 명상의 구름다리를 명상없이 건너 병영체험장을 체험없이 지나 바람소리길을 빗소리 들으..

막내의 분노

2022. 7. 18. 섬동 김병기 시인의 시집 [스승을 말하다]를 읽는다. "부모는 유난히 막내를 사랑하지요. 막내는 어떤 잘못도 용서 받지요. 왜 그런지 아세요? 부모랑 가장 짧게 살기 때문에 그래요." 섬동 선생님 말씀이다. 비가 쏟아진다. 우산으로 억수를 가리며 법계사에 간다 眞如를 찾으러 간다 因과 緣이든 關과 係든 분노의 門을 찾아 망을 찢으러 간다 古稀에 칠십년전 인연에 분노하고 억울하고 돌이킬 수 없어 분노하고 그냥 두지 않아 분노하고 그냥 둬서 분노하고 그리워서 분노하고 함몰 되는 인연에 분노하고 배고파서 억울하고 배불러서 분노하고 먹을 수 없어 분노하고 배설에 분노하고 나를 찾는 이 때문에 분노하고 나를 찾지않는 이 때문에 분노한다 법계사에 간다 眞如를 찾아간다 비가 마구마구 쏟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