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비빔밥 월간 ≪수필과 비평≫을 발행하는 신아출판사를 찾아가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그렇다고 다른 출판사처럼 번듯하지도 않았고, 대로변에 아스콘으로 포장된 주차장을 가진 화려한 건물도 아니었다. 큰길에서 좁은 골목을 꼬불꼬불 들어가서야 빛바랜 간판을 만날 수 있었다. 초행인데도 허둥대거나 기웃거리지 않고 단번에 떡하니 그 앞에 차를 댈 수 있었던 것은 예사로운 인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건물이 사무실이고 어느 건물이 인쇄공장인가 언뜻 알아볼 수 없었다. 가정집과 가건물 같은 건물을 요리조리 붙여서 한 마당 쪽으로 출입구를 내어 쓰고 있었다. 한 마디로 ≪수필과 비평≫이란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외양이었다. 외부 모습에 비해 편집실 내부는 아주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갈색 타일은 반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