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기똥 묻은 달걀 달기똥 묻은 달걀 김삿갓 문학관이 있는 와석리 김성규씨의 노루목상회 식당 오랜만에, 참 오랜만인 한 3년 만에 교직의 고향인 초임지 의풍에 다녀왔다. 연풍, 송계, 월악산 억수 계곡, 덕산 계란재를 넘어 구담봉 옥순봉의 장회나루를 다 지나고 단양읍에서 마늘정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느림보 창작 수필/껍질벗기(깨달음) 2015.07.04
어떤 손 어떤 손 감자 껍질을 벗긴다. 예전에는 모지랑숟가락으로 벗겼지만 지금은 감자칼이 있어 몇 번만 손이 가도 하얗게 벗겨진다. 그렇지만 군데군데 껍질이 남기도 하고 흠집이 있는 곳은 한 번 더 손이 가야된다. 별로 힘이 들 것도 없는데 귀찮다고 그냥 두면 깔끔하지 못해서 조리 후에 .. 느림보 창작 수필/껍질벗기(깨달음) 2014.08.01
청소 청소 새벽에 비가 내린다. 아침운동을 나가지 못한다. 창을 활짝 열었다. 새벽 공기에 씻긴 빗방울이 건조한 공기에 스미어 집안이 잠시 투명해지는 기분이다. 마음까지 투명해졌으면 좋겠다. 대체 마음은 무엇일까? 마음의 실체는 어떤 모양으로 우리를 지배하기에 때로 열려 있기도 하.. 느림보 창작 수필/껍질벗기(깨달음) 2014.07.30
진눈개비 맞는 장롱 밤사이 진눈개비가 내렸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니 하늘은 파란데 앞산 소나무에 눈이 하얗게 쌓였다. 아파트 마당에 세워둔 승용차들의 지붕에도 눈이 쌓여 젖어 있다. 새로 이사할 아파트 입주일이 한 달이나 남았는데 집을 비워주게 되었다. 그래서 어제 살림살이를 다 내려 .. 느림보 창작 수필/껍질벗기(깨달음) 2014.03.10
낙영산 소나무 낙영산 소나무 문득 낙영산이 생각났다. 공림사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하얗게 미끄러지는 암벽에 우뚝우뚝 솟아있는 소나무가 그리웠다. 공림사 주변은 온통 붉은 황토다. 쓸데없이 침울할 때 그 붉은 빛만 봐도 생기가 솟는다. 공림사를 거쳐 낙영산에 오르는 길은 걸어 본지 거의 3,4년은.. 느림보 창작 수필/껍질벗기(깨달음) 2012.09.24
독버섯 독버섯 등마루에 올라섰다. 골바람이 제법 삽상하다. 바람에 가을 냄새가 묻었다. 길은 충분히 젖어 있다. 하늘이나 사람들이나 다 지겨워하는 비가 아침에 반짝 그쳤다. 등마루에서 보이는 비탈에는 지난가을 활엽수나 소나무가 벗어놓은 낙엽이나 솔가리가 수북하다. 가을 풀꽃이 예쁘.. 느림보 창작 수필/껍질벗기(깨달음) 2012.08.26
다시 만난 임진년의 해맞이 임진년 새해 초하루이다. 해맞이를 하려고 마을 앞 구룡산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엄청나게 추운 데다가 등산로에 눈이 얼어붙어 거의 기다시피 올라갔었다. 내려오는 길에는 미끄럼을 타다시피 했었지만, 새해의 찬란한 태양을 맞은 기쁨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오늘은 회색빛 하늘이 .. 느림보 창작 수필/껍질벗기(깨달음) 2012.01.03
벗님네야 벗님네야 -비로산장에서- 벗님네야 벗님네야 -비로산장에서- 아침에 동쪽 하늘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다. 오늘은 볕을 한 줌이라도 내려주시려나. 그러나 어느새 다시 구름이 검은 치맛자락을 두르더니 이내 빗방울이 듣기 시작한다. 올여름 하늘은 우울하다. 우울을 잔뜩 감추어 두었다가 날마다 지상에.. 느림보 창작 수필/껍질벗기(깨달음) 2011.08.26
蘭에 물을 주다 보니 지난 삼월 친구들로부터 전근 축하의 蘭을 받았는데, 어느새 그 녀석들이 먼지를 보얗게 쓰고 있다. 달포가 넘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도 되었건만 아직도 그 아가들에게 눈길을 줄 여유가 없었나 보다. 아침햇살은 찬란한데 윤기 없는 잎줄기가 안쓰럽다. 우선 화분들을 밖에 내 놓았다. 신선한 공.. 느림보 창작 수필/껍질벗기(깨달음) 2011.04.27
칠월의 만남 나의 만남은 어떤 것이었을까? 어떤 만남으로 오늘의 나를 이루었을까? 부모와의 만남, 학문과의 만남, 역사와의 만남, 직업과의 만남과 같은 의미있는 만남으로 나의 삶은 다져지고 장식된다. 교사가 된 것과 같이 나의 의지로 선택한 것도 있지만, 부모님이나 역사를 만난 것과 같이 의.. 느림보 창작 수필/껍질벗기(깨달음) 2007.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