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재비에게 버마재비님, 안녕하세요. 사람들은 당신을 ‘오줌싸개’, ‘사마귀’ 이렇게 마구 부르지요? 그 때 기분 어땠어요. 그런데 내가 그 흔한 이름을 두고 낯선 ‘버마재비’라고 불러 주는 데는 다 이유가 있걸랑요? 싫지는 않지요? 아주 어렸을 때 어른들은 오줌싸개가 손등에 오줌을 싸면 .. 느림보 창작 수필/버마재비 문답(自責) 2005.07.26
사랑의 싹 점심시간이다. 3학년 ‘범생이’ 하면 대번에 떠오르는 영재가 교무실로 뛰어 들어왔다. 입에는 웃음을 흘리고 있지만, 눈에는 ‘글썽’ 구슬이 맺혔다. 영재가 감싸 쥔 새끼손가락에 그 아이 눈에 맺힌 눈물방울만큼 빨간 핏방울이 솟았다. 누가 봐도 대수롭지 않은 상처다. “정말 별거 아닌데요. 소.. 느림보 창작 수필/서리와 햇살(교단) 2005.07.07
취에 대한 이견 누군가 백악산에는 뱀이 많다고 했다. 살모사나 독사 같은 것들이 거뭇거뭇한 몸뚱어리에 희끗희끗한 무늬를 띠고 바위에 똬리를 틀고 앉아 있으면 영락없이 바위 모습 그대로라고 했다. 잘못하면 손으로 짚을 수도 있고 깔고 앉을 수도 있다고 했다. 얘기를 들을 때마다 몸서리를 쳤지.. 느림보 창작 수필/껍질벗기(깨달음) 2005.07.01
첫 키스 이야기 보다 재미있는 것 6월이군요. 비라도 한 번 시원하게 내렸으면 좋겠는데--- 이런 날은 운동장에 나가 공이나 찼으면 좋겠는데--- 와, 학교앞 떡볶이 집에 가서 얼큰한 떡볶이나 배부르게 먹었으면--- 선생님, 첫키쓰는 언제 하셨어요? 첫날밤은 어땠어요. 뭐 신나는 얘기 없나? 아, 지루해. 하- , 점심시간 5분 남았다. 야, 준.. 비평과 서재/완보 칼럼 2005.06.04
지금 바로 시작해 보세요, 인생이 바뀌거든요 무엇을 할까? 어떻게 할까? 언제부터 할까? 우리는 이런 의문과 고민에 휩싸일 때가 있어요. 그런 고민 할 필요가 없다고 봐요. 지금 만나고 있는 일을 시작하세요. 그리고 그 일에 최선을 다하세요. 바로 지금 시작하면 될겁니다. 그러니 그런 고민은 정신적인 낭비라 생각해요. 지금 바로 시작해 보세.. 비평과 서재/완보 칼럼 2005.06.04
백악산 미이라 백악산에서 노송의 미이라를 만났다. 819의 대왕봉을 지나고 또 돔형 바위를 지나 정상 부근 거대한 바위 아래서 동으로 조항산, 청화산 사이 의상저수지 그 아래 용송 동북으로 대야산, 중대봉, 그너머 희양산 북으로 낙영산, 도명산, 조봉산, 서로 금단산 남으로 속리산 영봉들 온세상을 다 내려다 보.. 느림보 창작 수필/소나무 2005.06.04
엄마가 된 제자가 가르쳐 준 이야기 엄마가 된 제자 윤선생이 왔다가 급히 돌아가는 멀 발치에 아카시아 향이 밟힌다. 나의 영원한 스승이신 한국교원대학교 최운식 교수님께 전화를 드릴까 말까 망설이고 있을 때 엄마가 된 제자 윤선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가 최운식 선생님께 드릴 말씀은 "선생님 아무래도 올해는 시간을 못내겠습.. 비평과 서재/완보 칼럼 2005.05.17
서원리 소나무 의상 저수지에서 조항산의 구름을 바라보며 도시락을 먹고 차를 돌려 속리산으로 향했다. 정작 내속리보다, 내속리를 거쳐 외속리로 가기 위해서이다. 속리산과 구병산이 갈라서면서 이루는 계곡인 서원리 계곡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대에 새삼 가슴이 설렌다. 비는 간간히 뿌리고 비를 맞은 녹음은 .. 느림보 창작 수필/소나무 2005.05.08
삼송리 왕소나무 오늘은 삼송리 왕소나무를 다시 찾아 갔다. 왕소나무는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에 있다. 청주에서 화양동을 지나 송면에서 상주 쪽으로 가다보면 송면중학교가 있다. 거기를 돌아볼 필요는 없다. 그냥 지나서 대야산 입구 폐교된 삼송초등학교 쪽으로 가지도 말고, 옥양동으로 자꾸 올라가면 조항산, 청.. 느림보 창작 수필/소나무 2005.05.06
희나리에 불을 당기는 보약 같은 바람이 되자 희나리에 불을 당기는 보약 같은 바람이 되자 지난 강원도 양양의 산불은 참으로 무시무시했습니다. 뉴스에 의하면 치솟는 불길이 수십 미터씩 하늘을 찌르고 순식간에 천년 고찰인 낙산사를 삼켜버렸다고 합니다. 불을 끄기 위해서 출동한 소방차를 녹여 버리고 낙산사 동종이 녹아 물흐르듯 흘러 .. 비평과 서재/완보 칼럼 2005.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