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산에서
노송의 미이라를
만났다.
819의 대왕봉을 지나고 또 돔형 바위를
지나 정상 부근 거대한 바위 아래서
동으로 조항산, 청화산 사이 의상저수지 그
아래 용송
동북으로 대야산, 중대봉,
그너머 희양산
북으로 낙영산, 도명산,
조봉산,
서로
금단산
남으로 속리산
영봉들
온세상을 다 내려다 보면서, 온
세상의 갖은 바람을 다 맞으면서
그들이 전하는 온갖 세상 이야기를 안으로
새기다가
그 아픈 이야기들이 뼈에 사무치고 사무쳐
어찌할 수 없을 때 그는 숨을 거둔
모양이다.
그 숱한 이파리들만 바위 아래
떨군채
녹음 짙은 산을 그냥 두기
한스러워서
가지 끝 하나까지도 눈을 감지 못하고
저렇게 아직도 뻗치고 서 있다.
(2005. 5.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