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告祀) 벌써 4-5년 전, 그해 우리 열 한 명의 선생들은 정말 진심으로 아이들만을 위해서 뛰었다. 진학지도실은 아이들 불러다 놓고 속태우는 열 한 명 선생들의 고민처럼 항상 담배 연기가 자욱했다. 모두 새벽 일곱 시면 출근하여 열 한시 넘어 퇴근할 때까지 다른 사사로운 일을 포기해야만 했다. 오후 여섯 .. 느림보 창작 수필/서리와 햇살(교단) 2000.09.08
사람 만드는 사람(신인상 수상 작) (이글은 1998년 9월 '축읽는 아이'와 함께 한국 수필가 협회 부회장이신 서정범 선생님께 추천받아 신인상을 수상하여 문단의 한 귀퉁이에 부끄러운 이름을 올릴 수 있게 한 글입니다.) 1973년 4월 따스한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교사 임용장을 받고 낯선 고장에로의 첫부임길에 나섰다. 원했던 대로 벽지.. 느림보 창작 수필/서리와 햇살(교단) 2000.09.02
선생님 우리 선생님 존경하는 교장 선생님 저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oo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우리 도의 최고 벽지라는 oo초등학교에 발령을 받고 인사 드리러 갔던 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스물 둘 밖에 안된 노랑병아리인 제 손을 두 손으로 잡으시고, "이군, 인제 우리는 동지가 되었어." 하시면서 덥석 철부지 제자를 포옹.. 느림보 창작 수필/서리와 햇살(교단) 2000.07.26
어떤 여고생 현영이는 우선 키가 크다. 학군단 교육 때 늘 '우측 선두 기준'을 외쳐야 했던 나랑 나란히 서면 아주 잘 어울리는 늘씬한 키에 또 얼굴이 유난히 희다. 하얗고 갸름한 얼굴에는 비너스의 코처럼 오똑한 콧날이 그의 자존심을 대변하였다. 검고 숱 많은 머리를 어깨에 닿을 듯 말 뜻 늘어뜨리고 늘 학처.. 느림보 창작 수필/서리와 햇살(교단) 2000.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