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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가 뽑은 좋은 수필] 체험의 재구성과 해석으로 미학적 변용(현정원)

[평론가가 뽑은 좋은 수필-26] 이방주 현정원 수필 「서사敍事에 대한 서사」 ---『수필과비평』 2024년 6월호(272) 게재체험의 재구성과 해석으로 미학적 변용이방주현대사회를 불행하게 한 요인 중에는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고백할 용기를 상실한 것도 있다. 이야기는 삶의 체험이다. 삶의 체험은 고통이나 행복도 있고 삶의 문제를 해결한 지혜도 있다. 인간은 서로의 개별적인 체험을 공유하면서 아픔을 치유한다. 이야기에서 경험적 자아의 체험은 서술자의 교양과 가치관에 따라 재구성되고 재해석되어 미학적 변용을 가져옴으로써 상대의 공감을 불러온다. 수필작가는 한 사람이지만 수필적 자아는 현재 기록하고 있는 서술자와 과거의 체험 주체인 경험적 자아로 구분하여 생각해야 한다. 경험적 자아의 체험은 서술자가 선..

박힌 돌, 굴러온 돌(무심7호)

박힌 돌, 굴러온 돌 이방주미국 대통령 선거가 요동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의 후보를 사퇴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로 확정되려는 추세이다. 반면 공화당은 이미 도널드 트럼프 전대통령을 후보로 확정하였다. 재미있는 일은 81세인 바이든 대 78세인 트럼프 구도에서 바이든 현 대통령이 열세였는데, 흑인이며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로 유력해지자 미국인들의 지지 구도가 급격하게 변하여 59세인 해리스 부통령으로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니 더 신선해 보이는 모양새이다. 문제는 공화당의 박힌 돌이다. 물때가 더께로 끼어 세상 돌아가는 걸 제대로 보지도 못하는 박힌 돌이 뿌리를 내리고 요지부동이다. 세상은 무서운 속도로 변하고 있다. 변화의 요구가 날마다 새롭다. 남의..

청주성 탈환과 주봉마을 민충사(愍忠祠)

청주성 탈환과 주봉마을 민충사(愍忠祠)  산양재 마을 탐방에서 박춘번 묘비를 읽고 청주성 탈환 영웅의 행적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순천박씨인 춘무(春茂), 춘번(春蕃), 동명(東命)이 그들이다. 이들의 행적은 산양재 마을(東陽村) 경로당 연혁비에도 있고 산양재 마을 박춘번 묘비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박춘번 묘비나 산양재 경로당 연혁비에는 청주성 탈환에 대하여 춘번을 중심으로 그의 형인 춘무, 조카인 동명이 도와 활동한 것으로 기록되었다. 집에 돌아와 자료를 찾아 살펴보았다. 순천박씨 세 분의 공로는 다를 게 없는데 그들의 활동이 대부분 춘무가 중심이 되고, 그의 아들인 동명이 크게 활약하였고 춘번도 여기에 함께한 것으로 기록된 것이 일반적이었다. 동명은 이괄의 난이나 병자호란에서도 공이 컸고 그 아들..

산양재 마을을 지키는 낙락장송

산양재 마을을 지키는 낙락장송 비하동 강서초등학교 뒷산을 넘어가면 산양재 마을이 있다. 반송리에서 조치원 가는 큰길을 건너 신작로를 따라 서촌동으로 가다 보면 산양재 마을로 들어가는 갈림길이 있었다. 산양재는 열대여섯 살쯤 되었을 때 아버지 심부름으로 몇 번 가 본 것이 전부이다. 죽림동 고향집에서 5리가 좀 넘었는데 고개를 넘고 개울을 건너 아버지가 일러주신 대로 그 마을을 찾아갔다. 반송에서 신작로로 몇 걸음만 걸어가면 되었다. 지금 강서1동 중심지인 반송리는 그 시절 1960년대 후반에도 가게가 있고 장이 섰다. 등잔불 켜는 석유를 사러가거나 식구들 생일이 돌아오면 심부름으로 물오징어나 꽁치를 사러 가기도 했었다. 부모산에서 뻗어 내린 산줄기 우백호 자락에는 낙락장송이 늠름하고, 좌청룡 자락이 된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