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소(謫所)에서 적소에서 봄을 본다. 호수 가까이 버드나무 가지가 노릇노릇 연두로 물들었다. 소나무 숲엔 진달래가 흐드러졌다. 산은 마을을 가로막고 강은 산을 비집고 세상으로 나가는 길을 내어준다. 등잔봉 줄기가 호수에 잠기는 산자락 끄트머리에 노수신 적소인 수월정(水月亭)이 있다. 봄이 오듯 나도 적소에 왔다.노수신(1515~1590)은 상주 사람이다. 중종 때 벼슬에 나아가 명종 때 유배되었다가 선조 때 풀려난 정치가이자 유학자이다. 열일곱 살부터 장인 이연경에게 십년공부를 하여 스물일곱에 급제했다. 이조좌랑까지 올랐으나 소윤이 대윤을 몰아낸 을사사화 때 순천으로 유배되었다가 진도로 옮겨져 19년간이나 귀양살이를 했다. 다시 이곳 산막이 마을 달래강 가운데 작은 섬으로 옮겨졌다. 여기에 초막을 짓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