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 창작 수필/서리와 햇살(교단)

천둥소리

느림보 이방주 2006. 11. 9. 13:30

1학년 국어 수업 시간

도종환의 시

"어떤 마을"을 펼치고 막 한 줄을 읽었다.

 

"사람들이 착하게 사는지 별들이 많이 떴다."

 

그 때

천둥 소리가 났다.

가을 천둥치고 큰 소리다.

비가 쏟아진다.

얼음이 섞였는지 눈으로 봐도 되직하다.

종현이가 소리를 질렀다.

 

"와-  우박이다."

"와- 큰일이다. 우리 사과 다 멍들겠다."

"우리도  안 땄는데----"

"사과 우박 맞으면 다 버려---"

"초등학교 소풍 갔는데---"

"애들 비 다 맞겠다."

"우리도 옛날에 소풍갔다 비맞았는데--"

"옘마, 우박이야."

"우산 가져 올걸---."

"나도 안 가져 왔어"

"그치겠지"

 

그렇게 5분이 지났다.

나는 또 읊었다.

 

"사람들이 순하게 사는지 별들이 참 많이 떴다."

 

정말

착하게 사는 아이들

순하게 사는 아이들

정말 오늘 저녁에는 별이 많이 뜨겠다.

천둥 소리로도 가릴 수 없는

그런 별이 참 많이도 뜨겠다.

 

종현이란 별도 뜨고

윤규라는 별도 뜨고

비룡이라는 별도 뜨고

성수라는 별도 뜨고

 

마지막으로

분지리에 살아

매사에 천하태평이고 무념무상인 

명보란 별이 또 뜨겠다.

 

천둥 소리로도 가릴 수 없는

그런 별이 참 많이도 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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