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국어 수업 시간
도종환의 시
"어떤 마을"을 펼치고 막 한 줄을 읽었다.
"사람들이 착하게 사는지 별들이 많이 떴다."
그 때
천둥 소리가 났다.
가을 천둥치고 큰 소리다.
비가 쏟아진다.
얼음이 섞였는지 눈으로 봐도 되직하다.
종현이가 소리를 질렀다.
"와- 우박이다."
"와- 큰일이다. 우리 사과 다 멍들겠다."
"우리도 안 땄는데----"
"사과 우박 맞으면 다 버려---"
"초등학교 소풍 갔는데---"
"애들 비 다 맞겠다."
"우리도 옛날에 소풍갔다 비맞았는데--"
"옘마, 우박이야."
"우산 가져 올걸---."
"나도 안 가져 왔어"
"그치겠지"
그렇게 5분이 지났다.
나는 또 읊었다.
"사람들이 순하게 사는지 별들이 참 많이 떴다."
정말
착하게 사는 아이들
순하게 사는 아이들
정말 오늘 저녁에는 별이 많이 뜨겠다.
천둥 소리로도 가릴 수 없는
그런 별이 참 많이도 뜨겠다.
종현이란 별도 뜨고
윤규라는 별도 뜨고
비룡이라는 별도 뜨고
성수라는 별도 뜨고
마지막으로
분지리에 살아
매사에 천하태평이고 무념무상인
명보란 별이 또 뜨겠다.
천둥 소리로도 가릴 수 없는
그런 별이 참 많이도 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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