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덕리에는 수선화가 피었네 문덕리 가는 길에 벚꽃이 지천이다. 구사리를 지나 산덕리 고개를 넘어가는 길은 벚꽃이 산기슭에 피어난 진달래와 어우러져 꽃잔치를 이룬다. 나무들의 요술이 참으로 신비롭다. 메마른 땅에서 색채를 길어 올리는 것도 예사롭지 않지만, 색채의 잔치가 사람들의 삶과는 달리 쫓김 없는 항심(恒心)을 보여 더욱 그렇다. 마을에는 봄꽃이 장마 끝을 알리는 구름처럼 고샅에서부터 산기슭으로 하얗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벚꽃이 꽃비를 날리며 다 떨어지고 나면, 배꽃이 만개하여 온 마을을 하얗게 뒤덮으리라. 남아 있는 이들이나 떠난 이들이나 수몰 이주민의 가슴에 남아 있는 한을 다시 한 번 애잔한 꽃비로 날리리라. 문덕리에는 화려한 복숭아꽃보다 하얀 배꽃이 어울리고, 살구꽃보다 벚꽃이 더 조화롭게 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