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을 먹은 개구리 고추밭 둑 아래에 서 있었다. 약간 비탈진 밭이다. 고추가 약이 올라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붉은 고추도 드뭇하게 섞였다. 고춧대 아래 개구리가 혼자서 앉아있다. 천혜향을 쥔 어른주먹만하다. 모양은 참개구리인데 등이 초록색이다. 나를 바라본다. 전혀 밉지 않다. 턱부터 배까지 하얗다. 숨이 가쁜지 무명 헝겊 같은 아래턱이 벌떡벌떡한다.아, 이를 어쩐다. 고추밭 두둑 아래서 유혈목이가 개구리 쪽으로 ‘스르륵’ 기어간다. 배때기가 굵고 몸이 짤막해서 살벌하다. 등줄기에 빨강 주황 파랑 보라 색실로 꽃수를 놓았다. 세모대가리에서 그의 원초적 언어처럼 갈라진 혓바닥이 연신 날름거린다. 개구리는 튀어나온 눈알을 굴리며 유혈목이를 바라볼 뿐 도망칠 생각은 없어 보인다. 저런, 곧 개구리에게 닥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