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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광回光하여 반조返照하는 사랑

평론가가 뽑은 좋은 수필-56] 이방주이난영 수필 「박물관에 안긴 어머니」 ---『수필문학』 2025년 1,2월호 게재회광回光하여 반조返照하는 사랑이방주회광반조(回光返照)는 ‘희미한 빛이 반사되어 비춘다.’라는 의미이다. 대개 죽음을 앞두고 잠시 기력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일 때도 회광반조 현상이라고 말한다. 불가에서는 삶의 끝자락에서 깨달음을 얻어 내면의 믿음이 깊어지는 것을 이르기도 한다. 자식이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당연한 도리이다. 그런데 효도는 일방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서 예로부터 부자자효 형우제공(父慈子孝 兄友弟恭)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가르쳤다. 가족구성원 간에도 사랑은 수평적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고부간의 사랑도 수평적이어야 시어머니께 진정한 마음을 담아 공경하고 효도를 다할 수 있을 것이..

챗 GPT와 수필 평론

이제 평론가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주간한국 [이 시대의 수필가] 강현자 수필가의 수필 를  챗GPT에게 수필단평을 써보라 했다.기막힌 평론이랄지 작품해설이 나왔다.작품 본문과 책 GPT의 평을 올려 본다.[수필]   냄새와 향기 // 강현자  이제 철이 좀 드나 보군. 전원생활이라고 만만한 것은 아니지. 처음 아파트에서 이사를 왔을 때 전과는 전혀 다른 환경인데도 제법 적응을 잘하는 것 같더라고. 근데 그건 정말 아니었어. 어떻게 음식물 쓰레기를 줄창 내다 버릴 수가 있냐고. 들판 어디쯤 인적이 드문 곳에 버리면 자연히 썩어서 거름이 될 거라고? 천만의 말씀. 퇴비가 되기도 전에 고라니와 들고양이, 들쥐들이 먹이를 찾아 먼저 그곳을 뒤지지. 그러니 이웃 텃밭을 빠대고 다니며 망가뜨리니 그 음식물 찌..

[평론가가 뽑은 좋은 수필 - 52] 김종희의 수필 「바닥, 그 깊은 언어」250304

평론가가 뽑은 좋은 수필-52] 이방주 김종희 수필 「바닥, 그 깊은 언어」 ---『수필오디세이』 2024년 겨울호 게재언어, 사유를 이끄는 변환의 에너지이방주 언어는 마음의 문을 여는 열쇠이다. 원하지 않아도 마음은 언어라는거울에 비쳐진다. 말이 사유를 이끌고 사유가 말을 유도한다. 언어와 사유는 상호작용을 하면서 성장한다. 언어로 인해 성품이 격을 갖추고 성품으로 언어가 품격을 지닌다. 언어로 과거를 고백하고 현재를 다짐하고 미래를 맹세한다. 언어가 세계를 인식하는 도구라는 말은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는 말로 이해된다. 언어는 표현하고 이해하는 도구일 뿐 아니라, 언어습관에 의해 사고가 변환하고 성장한다.김종희의 수필 「바닥, 그 깊은 언어」(『수필오디세이』 2024년 겨울호 게재)는 언어와 사유의 ..

수필미학문학상 시상식

수필미학문학상 시상식 축사 심사평일시 : 2015년 2월 13일(수) 오후 3시 /   장소: 대구 그랜드호텔 리젠시홀 축사안녕하십니까? 이방주입니다.오늘 수상하시는 분들께 축하의 인사를 드리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고 기쁩니다. 수상하시는 분은 물론 가족 여러분들과 이렇게 훌륭한 분과 가까이 지내시는 친지들께도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먼저 그렇게 어렵다는 수필미학 신인상 공모에 좋은 작품을 쓰셔서 당선되어 신인상을 받으시고 문인으로 새출발을 하시는 11분에게 특별한 축하를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수필미학은 훌륭한 작가의 길을 열어갈 여러분은 새 가족으로 맞이하게 되어 기쁘고 격하게 환영합니다. 수필미학은 이제 여러분의 고향이 되었습니다. 문학의 어머니가 된 것이죠. 좋은 작품으로 여러분이 빛나면 수필미학..

사월이 오면

한국수필 4월호 권두 칼럼 사월이 오면 부이사장 이방주 사월이다. 자연이 꿈틀댄다. 사월의 생명력이다. 누가 사월의 꿈틀거림을 막을 수 있을까. 다만 몸과 마음으로 따를 뿐이다.사월이 오면 10일이나 15일쯤 녹음을 찾아 떠난다. 어디가 좋을까. 세종시 조치원읍을 지나 비암사를 찾아간다. 비암사는 뱀서방 전설이 전해지기 때문에 충청도 말로 ‘비암[蛇]절’인 줄 알고 있었지만, 극락보전 앞 삼층석탑 상륜부에서 3점의 불비상이 발견된 후 ‘비암(碑岩)’절이 분명해졌다. 이 불비상은 부흥백제시대 유민들의 애끓는 염원을 담고 있다. 그러나 오늘은 불비상 유래담보다 사월을 맞아 비암사로 가는 길의 초록을 말하려 한다. 조치원에서 연서면 쪽으로 낮은 고개를 살짝 넘어 과수원길 모롱이를 돌아서면 꽃더미 속에 우뚝 서..

평론가가 뽑은 좋은 수필-48] 조헌의 수필 「눈물, 그 소중한 기능」250204

평론가가 뽑은 좋은 수필-48] 이방주 조헌의 수필 「눈물, 그 소중한 기능」 ---『수필과비평』 2025년 1월호 게재눈물은 영혼의 언어 “사람들은 약해서 우는 것이 아니다. 너무 오랫동안 강했기 때문에 우는 것이다.”할리우드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영화배우 조니 댑(Johnny Depp)의 말이다. 배우는 다양한 인생을 경험하기 때문에 눈물의 원인과 효과, 그리고 속성 또한 다양하게 연기해봤을 것이다. 슬픔뿐 아니라 기쁨, 분노, 행복, 감동 등 어떤 눈물을 두고 이런 말을 했는지 확실하게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눈물은 감정을 강인하게 참아왔기에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 다만 나의 영혼을 모두 알고 사랑하고 받아줄 수 있는 절대적인 대상 앞에서나 보이는 것이므로 영혼의 언어라고 규정할 수 있다. ..

그리움의 뿌리를 담아낸 서사

수필미학상 수상작품 리뷰그리움의 뿌리를 담아낸 서사 슬픔은 누구에게나 온다. 슬픔의 바탕에는 외로움이 있다. 외로움은 결국 무언가에 대한 기대에서 오는 그리움에서 온다. 사람을 기대하든, 굶주림으로부터 벗어나기를 기대하든, 사회에서 인정받기를 기대하든, 긴밀한 관계를 기대하든, 그 기대가 무너지거나 무너질 가능성이 보이면 외로움을 느끼고 외로움을 결국 두려움이 된다. 그것은 인간의 벗어날 수 없는 원초적인 슬픔이 아닐까 한다. 수상작 5편은 이러한 인간의 그리움에서 오는 외로움의 공포 그리고 그 슬픔을 다루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내가 보이면 울어라 (전성옥)전성옥님의 는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인간의 모습을 제재로 했다. 이 글을 읽는 동안 두려움은 외로움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24. 김경숙 <엄마의 눈>, <피아노 연주> 한국수필 2025년 3월호

심사평김경숙의 엄마의 눈>, 피아노 연주>사랑의 깨달음을 통하여 느끼는 감정의 정화이방주김경숙님의 엄마의 눈>, 피아노 연주>를 이달의 당선작으로 한다. 이 작품은 사랑의 깨달음을 통하여 내면의 고통과 아픔을 해소하는 과정을 잔잔한 어조로 고백한 작품이다. 엄마의 눈>은 백내장으로 세상을 뚜렷하게 보시지 못하는 엄마의 눈을 치료하여 밝은 세상을 찾아드리는 과정에서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회복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엄마의 눈이라는 육체적인 눈의 의미를 아버지의 자식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마음의 눈으로 사유가 확장되는 과정에서 부끄러운 자신을 진솔하게 고백했다. 엄마의 눈에 백태가 끼어 세상을 흐릿하게 볼 수 없었던 것은 물리적인 현상이지만, 자신이 마음의 눈에 백태가 끼어 진정한 사랑을 보지 못..

청주교구카톨릭문인회 [카톨릭문학]창간호 출간 기념회 축사

2025. 1. 7.청주교구 카톨릭문인회 카톨릭 문학 창간호 출판기념회 참석 축하의 말씀신금철 수필가께서 회장인 청주교구카톨릭문인회 행사에 참석했다. 정상옥 수필가가 사무국장이기에 사회를 맡았다.  종교인들의 모임에 참석은 우선 머뭇거리게 된다. 무심수필 초대회장이셨고 대학 선배이신 신금철 선생님이 회장이시라 참석했는데 축사까지 했다.그 자리에 하느님도 계시고 신부님도 계시고 하느님을 모시고 다니는 신도님들 모임이라 긴장했다.느림보 수필교실에서 강현자, 서동근, 이근형, 김경숙, 송옥근, 김정옥 선생이 참석했다. 고미화선생은 카톨릭문인회 회원이었다.존경하는 반숙자 선생님 청주수필의 디딤돌 박영수 선생님 장홍훈 신부님 전 문화체육부장관 도종환 시인 사단법인 세계직지문화협회 김성수 회장도 참석했다. 축하의 ..

그냥 떠나신 아버지

그냥 떠나신 아버지 “아들, 막내야”아버지의 외마디 부름이다. 나는 가까이 사는 형님에게 급하게 전화를 하는 중이었다. 새벽 2시 형인들 쉽게 전화를 받을 수 있을까.아버지에게 달려갔다. 의사가 고개를 저었다. 아파트에서 업고 내려왔지만 차에서 내려서 응급실까지는 걸어오셨다. 그때까지만 해도 별일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직의사가 급하게 x-ray 검사를 하더니 심근경색이 심하게 왔다고 했다. 이 정도면 삼십대도 힘들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술이 확 깼다. 급하게 형님에게 전화를 거는 중이었다. 아버지는 이미 아무 말씀도 못하셨다. 의사는 최후진단을 내렸다. 새벽 2시 40분이다. 이렇게 허망할 수가 있나. 그때 형님과 형수님이 도착하셨다. 나는 죄인처럼 말했다. 나는 죄인이다. “돌아가셨어요.” 형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