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17일
詩가 있는 미르숲
미르숲 들머리
뒤안길
志學園 사잇길
미르숲1에 2년 전에 걸어 놓은 詩畵가 바람에 날려 찢어지고, 볕에 색이 발하여 추레하다. 2년 전에 문학동아리 아이리스(IRIS) 詩畵展을 끝내고 그림과 시가 아까워 인쇄하여 걸어 놓은 것이다. 크게 만들면 천해 보일 것 같아 A4 용지를 반으로 나누어 인쇄하여 코팅까지 하여 걸었었다. 반응이 그런대로 괜찮다고 평가하였다.
아무도 보지 않는 것 같아도 아이들은 읽는다. 친구들의 詩니까 더 신기하고 재미있을 것이다. 금년에 새봄맞이 백일장을 했더니, 이 '詩가 있는 정원'이 우리학교 아가들의 문학의 무대가 되었다. 여기서 계절을 생각하고, 자신을 돌아 보고, 미래의 꿈을 건너다 보았다. 그런 생각들을 글로 표현하였기에 글이 아름다웠다. 대개 인문고 아이들이 글을 더 잘 쓸 것으로 생각하는데, 막상 글을 쓰게 하면 모두 공부 얘기고, 꿈을 말하라고 하면 대학 얘기이다. 이게 얼마나 가슴 쓰린 아가들의 삶인가?
이 미르숲으로 우리 학교 아가들은 꽃에서 자신의 꿈을 발견하고, 날로 푸르러 가는 나무를 보면서 미래를 설계한다. 큰애기들은 점심을 먹고 으레 체육관에 가서 운동을 한다. 배드민턴을 하거나 줄넘기를 하거나 탁구를 친다. 그게 싫은 사람들은 미르숲 산책길을 걷는다.
구내 식당에서 올라오면 바로 왼쪽으로 숲이다. 실내화를 신고 걸어도 될 만큼 깨끗하다. 여기에 여러가지 꽃이 있다. 벚꽃이 있고, 산국이 있고, 꽃사과꽃이 있다. 매화가 피었다 지면 벚꽃이 피고, 벚꽃이 지면 산딸나무에 하얀 잎이 하늘을 향한다. 영산홍, 철쭉, 수수꽃다리도 철을 맞추어 피어난다. 고고한 소나무도 사철 푸르다. 이 모두가 한 편의 시이다. 여기서 교사를 거의 다 돌아 志學園2 앞으로 오면 걷는 동안 땀이 식을 만큼 서늘하다. 여기에 오면 땀을 식힐 동안 읽을 수 있는 시가 두어편 베롱나무 가지에 매달려 있다.
녹음은 짙었으나 시화를 떼어 내니 큰애기들 걸음이 빨라졌다. 읽을 거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이리스 3회 시화전 작품을 잘 다듬어 다시 걸었다. 새로운 작품이다. 보기 좋다. 깨끗하다. 큰애기들이 하나둘 정원에 들어선다. 걸음이 느려진다. 느린 걸음에 사색이 담긴다. 아주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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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숲에 걸린 큰애기들의 詩畵
- 미르숲은 우리 학교 교사 남쪽에서 서쪽을 거쳐 북쪽을 지나 출발지로 건물을 한바퀴 돌수 있는 정원의 이름이다. 작지만 사철 꽃이 피는 아름다운 나무들이 자란다. 나무들이 잘 자라니 3,4년만 지나면 여기는 아주 좋은 숲을 이룰 것이다. 아이들이 정원에 이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愚子가 지은 이름이다. 구룡산 기슭이라 용의 우리말 '미르'를 인용해 지었다. 아기 용이 기슭에 내려오고 큰애기들이 아기용과 함께 놀다가 함께 승천하는 꿈을 이루라는 의미도 부여했다. 이 숲을 좋아하는 큰애기들이 따지지 말고 그냥 미르숲으로 불러주었으면 좋겠다. [본문으로]
- 志學園은 우리학교 인재들이 공부하는 기숙사이다. 우리학교 교훈 志學, 明德, 知性의 첫번째 덕목을 이용하여 愚子가 지은 이름이다. 이른 바 학문의 뜻을 세우는 동산이란 말이다. 우리 학교 교훈도 처음 愚子가 지은 것이므로 이렇게 연결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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