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산 호랑이 나는 오늘도 네가 그립다. 너의 고운 얼굴이 그립다. 천천히 되새김질하며 깊은 생각에 잠겨 길고 성긴 속눈썹을 드리운 너의 눈빛이 그립다. 새벽안개가 걷힐 무렵 이름보다는 아름다운 미호문에 오르면 거뭇거뭇 네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거뭇한 실루엣이 초록으로 변해갈 때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너를 응시한다. 한남금북정맥 골짜기마다 잔설이 녹고 초록이 꿈틀거리는 해토머리 한낮이 되면 너도 내게 점점 다가오는 느낌이다. 태양이 황홀한 노을을 너의 온몸에 쏟아 붓고 하늘빛이 시나브로 숨을 거두면 나는 아쉬움으로 몸부림친다. 너의 둥그런 등줄기 너머로 청주 시가지가 뚜렷하게 보이는 아침이 올 때까지 나도 외로운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내수읍, 오창읍, 오송읍을 품고 있는 미호강이나 팔결들판도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