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금천고등학교 홈페이지를 사랑해 오신 선생님,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소중학고 특색 있는 교육의 창인 학교 칼럼을 사랑하시어
제가 쓴 되잖은 칼럼을 읽어 주신 여러분께 더욱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나는 금천고등학교에 2001년 3월 1일자로 부임해서 5년간 근무하고 학교근무 기간의 만료로 다른 학교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는 이곳에 글을 쓸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1. 교육동지 여러분께
나는 교육을 사랑합니다. 그래서 교직을 사랑합니다.
그래서 또한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교사임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아울러 가르칠 것이 참으로 많은 아이들이 열심히 살고 있는 금천고등학교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교직에 들어온 지 이제 33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94년 3월 1일부터 97년 2월 28일까지 근무한 것을 합하면 교직생활의 반의반인 8년을 금천고에서 근무했습니다.
평소에 교직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무한한 의문으로 생활했었는데
여기서 근무하는 8년 동안
교직이란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것이다. 아이들을 무한히 가르치는 것이다"라는 것을 드디어 깨달았습니다.
이제 겨우 교직의 본질적 의미를 깨달은 것이지요.
그것을 깨닫는 순간부터 저는 그 본질적 의미의 구현에 모자란 능력으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결국
금천고등학교에서 나는 아이들을 가르친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을 성장시켜 온 것입니다.
96년에는 3학년 주임교사를 맡아
정말로 능력 있고 교육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가지신 열 분의 담임선생님을 모시고
그 분들과 마음을 맞추면서 아이들을 잘 가르치려고 낮과 밤을 구별하지 못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때 그 열 분 선생님들로부터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아이들을 대하는 법, 아이들 가슴에 못을 박지 않고 말하는 법, 동료에 우애 있게 지내는 법, 이웃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법, 나를 버리고 남을 취하면서도 나를 더 크게 얻는 법 ……
그래서 아직도 그 때 그분들을 그리워하고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 때 그분들 중에 한 분인 아상선 선생님께서 다시 금천고에 돌아오셨습니다. 그 분 역시 금천고를 나만큼, 아니 나보다 더 사랑하실 것입니다.
2001년에 다시 금천고에 돌아와 한국교원대학교 교육실습생 지도를 맡아 정말로 혹독하게 교직의 후배를 지도했습니다.
연구부장 교무부장 등의 내 능력으로서는 정말로 감당할 수없는 일을 맡아오는 동안
나 자신의 마음을 키워왔다고 생각합니다.
동료 선배 여러 선생님의 무언의 가르침으로 교사로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참으로 작은 나의 그릇에는 퍼 담을 수 없을 만큼 수없이 퍼 담았습니다.
그동안
금천고에 몸담고 있는 선배 동료 여러 선생님께서 부족한 점은 덮어주시고, 빛나는 점은 더욱 닦아주셔서
흠집 없이 떠날 수 있게 해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2. 학생들에게
사랑하는 금천고 학생여러분
나는 여러분에게 여러분의 이름을 끊임없이 닦는 사람이 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이름은 여러분의 옷이고, 날개이고, 밥그릇이고 여러분의 존재의 집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이름의 옷을 입고 추위를 이기고 부끄러움을 가릴 수 있으며,
여러분은 여러분의 이름의 날개를 달고 포부의 하늘을 향하여 날아갈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이름의 밥그릇에 더 맛나고 영양 있는 음식을 담을 수도 있으며
여러분은 여러분의 이름이라는 존재의 집에 들어가 여러분의 이름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여러분의 이름을 아름답고 화려한 옷으로 장식하고, 기름지고 풍성한 깃털로 꾸미고, 더 많은 에너지로 가득 채워야 합니다.
더 가치 있는 존재의 의미 지닐 수 있도록 집을 지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나에게 부닥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일입니다.
공부를 할 때에는 알아야할 것을 알기 위하여 공부에 최선을 다하고,
청소를 하고 있는 순간에는 청결함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며
동아리 활동, 클럽활동, 봉사활동을 할 때에도 목적을 위해서 최선을 다 하기 바랍니다.
또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선생님과의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기 바랍니다.
그러면 바로 여러분은
가장 품위 있는 옷을 입고, 튼튼한 날개로 하늘을 날아,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밥그릇을 받고, 품격 높은 집에서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이름 하나만으로도 이 세상 어디든 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이제
산이 아름답고, 낙락장송이 어귀를 지켜주는 마을마다 사과향이 가득하며
사과 같은 오통통한 얼굴을 가지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괴산 연풍중학교로 갑니다.
마치 세상을 떠돌다 교직의 고향으로 귀향하는 기분입니다.
안온하고 평화로운 세계로 돌아가는 기분입니다.
나는 다시 여기에 글을 쓸 수 없지만
앞으로 이 학교 칼럼에 아름다운 글이 많이 실리고
이 홈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이 칼럼으로 인하여 감동하여
다시 금천고등학교 홈페이지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선후배 교육동지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학생여러분!
윤기 있는 금천고등학교를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2006년 2월 23일
아직은 금천고등학교 교사인 이방주 드림
*** 금천고등학교 홈페이지 학교칼럼에 올린 글을 여기 옮겨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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