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왕봉 정상에서 바라본 희양산 줄기
멀리서 보아서 잘은 모르지만
그냥 온통 소나무 밭이라 생각하고 싶다.
저 솔뿌리마다에서 머금었던 습기를 토해내면
봉암사 계곡에 흐르는 물이 그렇게 맑고 향기로울 수 밖에 없을 듯
했다.
소나무 마른가지 끄트머리 바로 아래 흰 점이
봉암사이다.
평소에는 들어 갈 수 없는 선원이 봉암사를 마른 소나무 아래로
바라본다.
역광으로 찍을 수밖에 없어서 전체가 어둡다.
소나무 바로 아래는 천길 절벽이다.
봉암사를 바라보는 수도승 같은 모습이다.
욕심을 다 버리고
마른 가지, 몇 잎의 솔잎만을 안고 있다.
여기서 희양산을 바라보면
그 크고 흰 바위 덩이가 가슴을 짓누르는
하다.
날마다 그 위압을 견디면서
꼭대기 부터 서서이 성불하는 것인가?
바라보는 사람을 숙연하게 한다.
(2005. 8.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