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홍차 체험
오늘도 무더위는 예외가 없다. 영천인가 하는 곳에는 40도가 넘었다고 한다. 아무리 더워도 할 일은 해야 한다. 오늘 오전에 수필가 정지연 선생이 경영하는 국제차예절교육원에서 특강으로 인도 홍차 강좌를 연다고 한다. 나는 인도 여행할 때 인도 홍차도 마셔보고 인도의 대중차라고 하는 짜이도 마셔보았다. 그러나 그 근원은 알지 못한다. 마침 정지연선생님의 부군인 연규식 회장은 문화공간 우리에서 내가 강의하는 <이방주의 수필산책>의 수강생이라 쉽게 접근할 수도 있다. 또한 정지연 수필가는 만나 인사한 적은 없지만 같은 길을 걷는 수필가이기에 찾아가는데 마음이 편해졌다.
청주문화원 운영위원회 회장이었던 연규식님으로부터 오전에 카톡이 왔다. 내덕동인지 장애우들의 국수집 담쟁이 국수집에 가자는 것이다. 그러면 10시에 대성동 국제예절교육원에서 인도홍차 강의를 듣고 담쟁이에 가서 국수를 먹고 집에 오면 된다.
9시 30분쯤 동부 우회도로로 들어가 대성동 우성아파트 정문 옆에 있는 국제차예절교육원을 찾아가니 수강생은 한 분만 와 있었고 정지연 선생님은 강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좀 숙쓰럽기도 하고 방해될 것 같기도 하여 근처 찻집에서 기다렸다 들어갈까 했으나 차 교육을 받으러 오면서 남의 찻집에 간다는데 어색해서 머뭇거리고 있는데 정선생님이 들어오라한다. 나를 이미 알고 계신 것인지 그랬던 것처럼 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구면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대해 주었다.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차를 한 잔 들었다. 차 전문가의 차이기 때문에 맛도 남다르다. 강의는 인도의 지리적 사회적 역사적 여건을 먼저 설명하고 다즐링차, 아쌤차, 닐기리차에 대한 특성과 마시는 방법 등에 대해 1시간 가량 매우 상세한 설명을 해 주었다. 역시 영상 자료가 있으니까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또 이런 차들을 서로 대조해가면서 설명하셔서 인도 홍차가 유명하다는 것조차 모르는 나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론 강의가 끝나고 다즐링차 닐기리차 우려내는 실습을 하였다. 나는 앞서서 할 필요가 없어 좋았다. 여성 수강생들이 알아서 실습을 하면서 보여주었다. 차를 우리는 과정을 거쳐 시음하는 시간도 있었다. 차를 마시며 맛과 향을 대조하면서 익혔다. 그러나 인도 홍차를 많이 접해보지 못했기에 어느 것이 제대로 된 맛인지, 무엇을 잘못해서 이런 맛이 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만약에 우린 차가 수필이라면 어떤 부분을 수정하면 주제가 확 살아나고 어떤 부분의 어휘를 달리 바꾸면 감각정 이미지가 인상적으로 바뀔지 같은 것을 짐작할 수 있을 텐데 답답했다. 그냥 하는 대로 바라보면서 빙긋빙긋 웃는 것으로 청강생의 도리를 다했다.
인도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짜이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여기서 인도 사람들이 일회용 잔으로 도자기를 쓴다는 사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인도여행 때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인도여행을 한 분이 없는지 매우 신기하게 생각했다. 다음으로 아메리카에서 마신다는 홍차아이스티 만드는 법을 실습하고 시음했다.
차를 재배하고 수확해서 적절히 발효시키거나 덖어서 차를 우려내는 과정이 수필 쓰는 과정과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효의 정도 덖기의 과정은 대상을 인식하고 사색하는 작가의 해석과정이라 할 수 있고, 차를 우리는 과정은 작가가 해석을 형상화하는 과정과 다를게 없다. 표현이 작가에 따라 다르고, 차맛이 음용자에 따라 다르니, 차나 수필이나 예술적 경지에 이르러야 하겠다. 그래서 차와 수필을 함께 하는 분이 부러웠다.
강의가 끝나고 연선생님이 담쟁이 국수에 가서 국수를 사줬다. 박희선선생님도 합류해서 하루가 즐거웠다
2018. 7. 28.
'문학생활과 일상 > 삶과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 9회 인산기행수필문학 수상한 [가림성사랑나무]/한국수필가협회 (0) | 2018.12.02 |
---|---|
무심수필 창립 격려사 (0) | 2018.07.31 |
김은숙 시인 가족 문집 표사 (0) | 2018.06.14 |
봉황송 유래비문 (0) | 2018.06.06 |
장엄한 백두산 신비로운 천지 (0) | 2018.0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