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계자연쥬산 제주도 여행기 -제 4일차
2018년 1월 19일 (금) 맑음
여정 : 추자도(제주항 →추자항 → 예초리 → 영흥리 → 봉골레산 → 나바론 절벽 →영흥리 → 추자항 →제주항)
봉골레산에서 바라본 바다
추자도
제주항에서 북쪽으로 약 45km 떨어진 섬으로 상.하추자, 추포, 횡간도 등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다. 다금바리를 제외한 모든 어종이 풍부한 지역이며, 일본까지 소문난 바다 낚시터로 많은 낚시인들이 찾는다. 겨울에는 주로 감성돔과 학꽁치, 봄에서 가을까지는 황돔, 흑돔, 농어 등이 잘 잡힌다. 부속섬들의 대부분은 동남쪽해안이 절벽을 이루는 반면, 서북쪽은 경사가 완만하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제주도에 속하는데도 풍속은 전라도와 유사하다.
* 추자 10경
1) 우두일출(牛頭日出) - 우두도(속칭, 소머리섬)의 초여름 일출 광경이 소의 머리 위로 해가 뜨는 것과 같은 형상이다.
2) 직구낙조(直龜落照) - 상추자의 서북방 최단에 거북 모양을 한 직구도가 있는데 저녁 노을이 매우 아름답다.
3) 신데어유(신데漁遊) - 하추자 예초리와 신양리 사이의 신데에는 천혜의 황금어장이 형성되어,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다.
4) 수덕낙안(水德落雁) - 하추자의 남쪽 끝에는 사자 형상의 수덕도가 위풍당당하게 떠 있는데, 각종 물새가 사자머리에 해당하는 섬 꼭대기에 앉아있다가 먹이를 쫓아 바다로 쏜살같이 하강하는 광경을 말한다.
5) 석두청산(石頭菁山) - 하추자도에 있는 청도라는 섬이 있는데, 마치 사람의 머리 같은 산꼭대기의 암반이 푸른빛을 띤다.
6) 장작평사(長作平沙) - 신양 포구의 해변을 가리키는데, 폭 20여m에 길이 300m의 자갈 해변이다.
7) 망도수향(望島守鄕) - 추자군도 섬들 가운데 가장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섬이 망도(속칭 보름섬)이다. 타향에 나갔던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올 때 먼 수평선에서 가물거리듯 망도가 시야에 들어오면 가슴을 설레게 한다. 추자군도의 수문장 역할을 한다고 전해진다.
8) 횡간추범(橫干追帆) - 횡간도는 제주도의 가장 북단에 위치하고 있다. 옛날에는 시원스레 펼쳐진 흰 돛을 단 범선들이 떠가는 풍경과 한데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했단다.
9) 추포어화(秋浦漁火) - 추포도는 제주도에 딸린 유인도 중 가장 작으면서도 멸치떼가 가장 많이 모이는 섬이다. 추자군도의 정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이 섬은, 어둠 속의 멸치잡이 불빛과 잘 어우러진다.
10) 곽게창파(곽게蒼波) - 추자도와 제주 본도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관탈섬의 또다른 이름이 "곽게" 이다. 과거 유배객들이 제주도로 들어올 때에 이 섬 앞에 이르면 갓을 벗었다는 데에서 섬 이름이 유래되었다. 곽게섬 부근의 푸른 물결은 세상인연을 지워버릴 듯 무심히 너울거리며 흐른다. 그래서인지 더욱 푸르게 느껴진다.
* 섬 구성 : 본섬 1, 부속섬 41(유인도서 4개, 무인도서 38개)
* 면적 : 7.05㎢
추자도 둘레길 지도
오늘은 추자도를 가기로 한 날이다.
조금 일찍 일어났다. 아침을 지어 먹고 나니 시간이 남아 8시 10분까지 TV를 보았다. 따뜻한 물을 한 병 배낭에 넣었다. 배 안에서 혹시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제주 4․3의 진실>을 배낭에 넣었다. 8시 10분에 출발하여 제주항 연안여객선 터미널에 가니 8시 30분이다.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대합실에 가보니 매표소 문도 열지 않았다. 표를 사고 9시 30분에 출항했다.
추자도는 제주 올레길 18-1길이 있다. 약 18km나 되기 때문에 내게는 무리이다. 추자도는 육지와 제주의 사이에 있어 매우 중요한 교통의 요지이다. 제주에서 45km, 해남에서는 35km로 오히려 육지에 가깝다. 상추자도와 하추자도는 연도교로 하나의 섬이 되었다. 전라남도에 속했다가 제주에 편입되게 되었다. 추자도는 현재 2000명 정도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소중한 섬이라고 한다. 해산물이 풍부한데 그 중에서도 해풍에 건조한 굴비가 유명하다. 배에서 내리자 부두 부근에 굴비 가게가 몇 군데 보였다.
추자면 사무소 앞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11시 5분에 버스가 왔다. 버스는 얼마나 자주 정차를 하는지 잠자리 앉듯 한다는 말이 이를 두고 한 말 같았다. 하추자도 끄트머리의 예초리라는 곳까지 갔다. 예초리 해변에도 사람들은 별로 없다. 매우 조용하다. 한 구간이라도 걸었으면 좋겠는데 아내가 힘들어했다. 그냥 추자항으로 돌아가 점심을 먹은 다음 두 구간쯤 걸어보기로 했다. 한 5분 쯤 해변에 서 있다가 다시 버스를 되짚어 타고 추자항으로 돌아 왔다. 그런대로 상추자도에서 하추자도로 일주를 한 셈이다. 사실은 예초리에서 상추자도까지 걷고 싶었는데 나바론하늘길을 욕심내느라고 포기했다.
추자항 부근 영흥리에 오누이밥상이라는 곳이 있어서 들어갔다. 왜 오누이 밥상이라고 했는지 모르지만, 주방에는 50대 여성이 음식을 만들고 홀에서 50대 초반의 남성이 서빙을 하고 있었다. 요란스럽지 않게 그냥 친절하다. 먼저 반찬을 내왔다. 파김치, 멸치고추볶음, 콩나물무침, 메추리알, 열치젓갈 같은 반찬이 있고, 밥상 한 가운데 굴비구이가 놓였다. 굴비는 다섯 마리이다. 그러면서 원래는 네 마리인데 한 마리는 덤이라고 했다. 굴비는 금방 구워서 따뜻하고 부드럽다. 파김치도 맛있다. 젓갈도 입에 맞았다. 맛있게 잘 먹었다.
점심을 먹고 걸어서 추자초등학교 운동장을 오른쪽으로 돌아 최영장군 사당으로 올라갔다. 이곳이 봉골레산 노을길이라고 한다. 최영장군은 고려 공민왕 때 탐라의 난을 진압하기 위하여 제주로 가던 중에 풍랑이 너무 심하여 이곳에 머물면서 어민들에게 어망으로 고기 잡는 가르쳐 주는 등 도움을 주어 그 덕을 기리기 위해 사당을 짓고 최영을 신처럼 모신다고 한다. 사당의 현판에 ,최영대장신사崔瑩大將神祠,라고 되어 있었다.
그런데 여기 탐라의 난이란 제주 민중이 난을 일으켜 목사를 죽이는 건이 일어났다고 한다. 이 때 조정에서 이 난을 진압하기 위해 2만 5천의 군사를 이끌고 제주로 가는 중에 풍랑을 만나 이곳에 머물면서 추자 사람들에게 은헤를 베풀었다고 한다.
봉골레산은 아주 낮은 봉우리인데 주변을 다 내려다 볼 수 있었다. 날씨가 좋은 날은 남해안의 섬들이 보인다고 한다. 봉골레산에 오르니 날씨는 봄 날씨처럼 따듯하여 땀이 났다. 정상에는 돌탑이 있었다. 봉골레산 정상에서 내려와 나바론 절벽으로 올라갔다.
나바론 절벽을 올라가려면 산에서 마을까지 내려 와야 했다. 바람이 몹시 불었다. 하늘은 그지 없이 맑다. 길가에 동백꽃이 피고 유채가 노랗다. 여기 사람들도 지금을 겨울이라고 할지 궁금하다. 나바론 절벽은 나바론의 요새를 떠올리게 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나바론 절벽을 제대로 보려면 용둠벙 전망대에 올라가야 한다지만 아내 허리가 이제 조금 괜찮아졌기 때문에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 했더니 아내가 용둠벙 전망대는 포기하고 나바론 절벽에 올라간다고 한다. 절벽으로 오르는 나무계단이 길고 높다. 겨우 절벽 아래 올라 이제 하늘길을 걸으면 된다. 주변의 바다가 깨끗하고 그 색깔이 좋아서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하늘길을 걸어 등대산으로 내려오면 되는데 아내가 내려가자고 한다. 내가 가고 싶어 하니까 혼자 갔다가 오라고 한다. 그게 어디 할 일인가. 함께 내려왔다. 내려오면서 생각하니 추자도에 왜 왔나 싶다. 그래도 아내가 이만큼이라도 걸을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자. 평소에 산에 잘 다니던 아내가 하필이면 이때 통증이 생겼는지 이해할 수 없다.
산에서 내려오니 두 시간이나 여유가 있다. 남들은 시간이 부족해서 난리인데 우린 시간이 남는다. 등대산을 바라볼수록 아쉽다. 언제 또 다시 추자도에 올 수 있을까.
추자도로 가는 배
추자 면사무소 앞 이정표
예초리
오누이 밥상의 굴비정식
최영 장군 사당
봉골레 산길
나바론 하늘길
나바론 절벽
나바론 절벽에서 아내가찍은 폰 사진
동백꽃
4시 30분 출항하는 배를 타고 제주로 돌아왔다. 오늘은 추자도를 다녀왔다는 것밖에 한 일이 없다. 계획이 너무 허술했던 것 같다. 아니면 날을 잘못 잡은게 아닌가 한다. 다시 추자도에 올 수 았는 날이 있을까? 언제라도 다시 오게 되면 하루를 자면서라도 일주를 하리라, 꼭 그렇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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