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은 사랑하는 마음의 표현
주제 : 이평영 수필가의 수필집 <화분에게 말을 걸다> 출판기념회 축사
일시 : 2015년 11월 4일 오후 6시 30분
장소 : 거구장 문화공간
안녕하세요? 방금 소개 받은 충북수필문학회장 이방주입니다. 저는 약 60 여 년 전 막내로 태어났는데요. 아직도 막내에요. 그래서 어른 長자가 서툴어요. 충북수필문학회장은 참 어울리지 않는 호칭이에요. 저는 단 아래에서 말하는 게 참 편해요. 저는 대중과 동등한 자리에 있어야 마음이 편해집니다. 대중이 좋아하는 수필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어서 그런 모양입니다.
이평영 수필가님 수필집 <화분에게 말을 걸다>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왜 "진심으로"란 말은 뺐느냐고요? 이평영 선생님이 다 알아요. 제 말은 원래 진심이라는 걸요.
여기서 이렇게 뵈니까 여러분 참 행복해 보이시네요. 정말 행복하시죠?
남이 수필집을 내고 요렇게 예쁘게 차려입고 신랑을 대동하고 나와 앉았으면 조금 질투가 나야하는데 왜 행복하세요?
저는 이평영 선생님을 작년 2월에 처음 만났어요. 세상에 뭐 저런 여인이 있나 했어요. 가까이서 보면 어머니 같고, 조금 떨어져서 보면 아내 같고, 이쪽에서 누나 같고, 저쪽에서 보면 여동생 같고 도대체 종잡을 수가 없어요.
아, 한국여인의 아름다움을 다 갖춘 여자구나라는 결론을 내렸죠.
왜 이평영 선생님이 한국여인의 아름다움을 다 갖춘 여인으로 보였을까요? 그건 어머니의 사랑, 아내로서의 사랑, 누나로서의 사랑 뭐 이런 여인의 사랑을 다 지니고 있는 분이란 말이지요.
원래 '여인' 하면 먼저 생각나는 건 "사랑"이잖아요. 사랑은 조건이 없잖아요. 사랑을 해서 얻어내고자 하는 것이 없단 말씀이죠. 통제할 수도 없고 절제할 수도 없는 것이 사랑이잖아요. 이평영 선생님이 그런 분입니다. 다 알고 계시지요?
이런 분들이 수필을 쓰게 됩니다. 수필은 아무나 쓰는 게 아니에요. 미래에 욕심으로 눈이 발간 사람, 글을 써서 명예를 얻고자 하는 사람의 수필은 글에 그것이 보여요. 수필다운 수필을 쓸 수가 없어요.
시, 소설, 희곡 등 여러 가지 문학 양식 중에서 가장 인간적인 장르가 바로 수필입니다. 자연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하면서 그들과 영혼의 언어로 소통하여 사랑을 주는 문학이 수필이란 말입니다. 결론은 이평영 선생님이 바로 수필 같은 사람이란 말입니다. 그렇지요? 이런 분이 저로서는 입에 담기조차 송구스러운 반숙자 선생님 같은 스승을 만나 사사받으셨으니 화분에게 말을 거는 경지까지 가지 않았겠어요. 이 대목에서 저는 이평영 선생님이 참 부럽습니다.
이평영 수필가님, 오죽하면 화분에게 말을 걸겠어요. 다육이나 꽃에서 영혼을 찾아서 그와 대화하고 사랑을 베풀면서 부모님 공경하는 법도 배우고 남편 사랑하는 법도 배우고 자식 사랑하는 법도 배우고 인류를 사랑하는 법도 터득하는 거지요.
지난 월요일 <화분에게 말을 걸다>를 처음 받았어요. 죽 읽으면서 대상에 관심을 가지고 소통하고 그를 걱정하며 정을 나누는 모습을 통해서 거기에 스며있는 수필가의 정이 목화송이에 먹물 배듯이 제 가슴에 촉촉이 젖어오는 기분이었습니다. 여러분도 오늘 저녁 이 고졸한 모임에서 은근한 사랑에 젖어 버린 모습입니다. 통제할 수도 절제할 수도 없는 사랑 말입니다. 그래서 모두 시기도 질투도 다 잊고 인간 본연의 마음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모두 행복한 표정일 겁니다.
저는 마흔여덟에 수필가로 등단했습니다. 이제 원로 문인들이나 하시는 문학 모임의 축사를 처음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출판기념회 축사의 자리에 등단시켜주신 이평영 수필가님 감사합니다.
이평영 선생님 <화분에게 말을 걸다>라는 새로운 자식 잘 키우시길 빕니다. 엄마 노릇을 잘하시기 바랍니다. 그러기 위하여 이평영 선생님은 수필 같은 삶을 살면서 삶 같은 수필을 열심히 쓰실 것으로 믿습니다.
별말도 아닌데 오랜 시간 참고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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