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북유럽 일주 9 - 제 9일차(7월 19일) 스웨덴의 스톡홀름
Quality호텔 주변은 조용하다. 비가 오려는지 하늘이 잔뜩 찡그리고 있다. 새벽에 조깅하는 사람들이 더러 눈에 띈다. 일찍 일어나 몸을 씻고 일정을 점검해 본다. 이곳에서 4시간을 달려 스톡홀름까지 가서 지난 14일 그냥 지나친 시내 관광을 한다. 특히 구시가지의 왕궁을 돌아보고 바사 호박물관에 간다. 또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시청사를 돌아본다. 시청사 내부 관광에는 입장료인지 특별 경비를 냈다. 이렇게 관광을 끝낸 다음 세번째 비교적 작은 크루즈인 TALLINK호를 타고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으로 건너간다. 역시 크루즈에서 1박을 하게 된다. 그러면 크루즈에서만 3박을 하는 셈이다.
11시 40분에 스톡홀름에 도착했다. 남강회관이라는 한식 집에서 김치찌개로 점심을 먹었다. 배추김치, 무생채, 오렌지가 곁들여졌다. 김치찌개는 시원하다. 약간의 화학조미료가 들어가긴 했지만 이역만리에 와서 이게 어딘가? 그래도 청주에서 이정도의 맛을 내는 김치찌개를 만들어 파는 식당이 있다면 바로 망할 것이다. 그런데 김치를 추가하면 2유로를 더 받겠다고 한다. 주인이 매정하다. 한국 인심이 아니다. 그러나 배추를 독일에서 수입해 온다니 그럴 수밖에 없을 거라고 치부했다.
스톡홀름으로 가는 길목의 농가
스톡홀름으로 가는 길목의 호밀이 익어가는 농촌
스톡홀름으로 가는 길목 휴게소 풀밭의 들꽃
스톡홀름 시 소유의 자전거
스톡홀름 거리 : 차도 - 장해인 휠체어 도로-가로수-자전거도로- 인도로 되어 있다.
스톡홀름 남강회관의 김치찌개 백반-청주 같으면 식당에서 이걸 먹을까?
스톡홀름 남강회관 앞 거리에서
스톡홀름 스웨덴 왕궁으로 가는 길 - 호수 건너에 정원을 만들었다.
젊은 가이드(남 27세)는 이곳에서 태어나 살아온 교포 2세라고 했다. 인솔 가이드인 임민정씨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꽃미남이라고 칭찬한 그는 과연 인물이 좋았다. 이곳에서 태어나서 27년을 살아온 사람치고는 어눌하지만 우리말도 아주 잘했고 조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있어 보였다. 때로 우리 역사의 인물을 들어 스웨덴의 인물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에게 들은 인물은 광개토대왕 3번, 세종대왕2번, 이순신장군이나 거북선 등이다.
스웨덴은 북유럽에서 비교적 큰 나라에 속한다. 국토가 가장 넓고 인구도 1000만에 가깝다. 인구가 많다는 것은 그만한 국력이다. 우리 대한민국이 5000만을 넘어서면서 세계 열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리고 이 나라는 6만 달러 가까운 소득으로 덴마크와 비슷한 소득 수준이다. 그러나 덴마크에 비해 인구가 두 배 가량 되니 그보다 큰 나라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같은 스칸디나비아 삼국이 유럽연합에 가입되지 않고 각자의 화폐와 각자의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섬이 많아서 약 2만여 개의 섬이 있다고 하고, 섬으로 이루어진 스톡홀름은 약 57개의 다리로 연결된다고 하는 물의 도시이다. 그러니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유럽에서 다섯번째로 큰 나라이면서 우리 교민은 1500명 정도지만 입양아는 1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 그 입양아 출신 가운데 국회의원도 2명이 있다고 하니 그렇게 유능한 인물이 해외로 입양된 것이 얼마나 큰 국민적 손실인가? 하긴 그 입양아가 한국에 대한 애정을 기대하는 것부터가 파렴치한 일이다. 점심을 먹은 남강 식당이 바로 교민의 중심이라고 하고 거기를 기준으로 많은 일들을 한단다.
현지 가이드는 나이는 적지만 비교적 성실하게 고국의 여행객들을 안내했다. 과거 핀란드는 스웨덴이 지배했다가 스웨덴과 러시아가 전쟁을 해서 스웨덴이 패배한 이후로 러시아에게 넘겨 주었다고 하니 약소국의 운명은 우리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입헌 군주제를 채택하고 국왕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국민의 존경을 받으며 상징적인 존재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일제 식민지만 아니었더라면 입헌군주제도가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 화폐는 스웨덴 크로나이고 1크로나는 우리 돈으로 약 130원 가량 된다고 하는데 유로가 많이 쓰여서 불편한 점은 없었다.
구 시가지를 지나 왕궁으로 갔다. 왕궁은 매우 검소하다. 궁이 있고 앞에 물이 흐르고 다리를 건너에 정원을 만들었다. 아마도 프랑스나 영국 같은 나라의 왕궁 정원을 신경 썼던 모양이다. 과거에는 이 나라에서 난민과 이민을 받아들였지만 지금은 이민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한다. 하긴 1천만 쯤 되는 국민이 편안하게 살고 싶었을 것이다.
스웨덴 왕국앞 광장
스웨덴 왕국앞 광장
스웨덴 왕국앞 광장
스웨덴 왕국앞 광장 교대식하러 가는 근위병과 악대
스톡홀름시 청사에 갔다. 시청의 직원이 나와서 영어로 설명을 하고 현지 가이드가 통역을 했다. 시청은 매우 오래된 건물처럼 보였다. 그러나 1913년에 건설된 건물이라고 한다. 오래된 건물로 보이는 것은 건축가가 그렇게 보이기 위해서 벽돌 하나 하나를 오래된 것처럼 만들고 모든 구조를 그렇게 조성했다고 한다. 중앙에 블루홀이라는 곳에 같는데 참으로 넓은 홀이었다. 그러나 푸른 색은 볼 수 없었다. 처음에 평화를 상징하는 푸른색으로 조성하려고 했다가 설계를 바꾸었는데 이름은 그냥 두었다고 한다. 이곳에 약 1300명 정도가 모여 노벨상 시상식후 행사로 만찬을 연다고 하니 그렇다면 매우 비좁을 것으로 판단된다. 홀의 바닥에서 보면 2층 쯤에 테라스가 있고 수상자들이 그곳에서 계단을 통하여 서서이 등장한다고 하니 의식이 품위 있고 멋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천정이 파이프로 되어 있어서 파이프 오르간의 효과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황금의 방에 들어갔다. 연회를 하기 위해 조성했다고 한다. 넓고 웅장하다. 벽에 모든 조형물을 금박 모자이크로 만들어 붙여서 더욱 화려해 보였다. 정면에는 시청앞 호수를 지키는 수호의 여신상을 거대하게 금박으로 그렸다. 시청의 중요한 방에 여신상을 그려 넣는다는 것은 우리나라 같으면 상상할 수도 없을 것이다. 단군상에도 흠집을 가하는 사고, 전통 문화라고 할 수 있는 장승을 잘라버리기도 하는 사고를 가진 종교인들이 있는한 어려울 것이다.
시 의회는 시청사의 한 방을 차지하고 있었다. 마침 의회는 열리지 않아 회의장을 관람할 수 있었다. 방청석과 기자석이 있고 본회의장이 있다. 이 나라 시의원은 따로 직업이 있고 회의가 있을 때만 나와서 참석한다고 한다. 할동비도 없고 회의 있는 날만 약 80,000원 정도의 수당을 받는다고 하니 보좌관까지 두고 싶어하는 우리 시의회 의원 나리들과 많이 대조된다. 시군의원들이 툭하면 해외 연수를 가는데 이런 것은 왜 배워오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시청에서 결혼식도 하는데 6시간에 약 60쌍 정도를 한다고 하니 1 쌍 당 30초 ~ 3분 정도 소요 된다니 정말 간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30분에 마쳐도 싱겁다고 하는데 말이다. 또 동성간의 결혼도 허용이 된다니 동성연애를 하는 사람들은 스톡홀름으로 가야하겠다. 시청탑은 높게 솟아 있어 물어보니 약 106m쯤 된단다. 처음에 105m로 설계했다가 덴마크가 105m라 1m 높여 쌓았다고 한다. 어른들도 때로는 아이들 같은 오기가 있구나.
밖으로 나오니 볕이 따갑다. 시처앞 호수가 아름답다. 호수건너 도시의 모습이 아름답다. 아파트만 빼곡한 우리의 도시들과 많이 대조된다. 호수와 요트 그리고 정원의 조각품, 건물의 예술적인 설계가 시 전체를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80만이 넘는 우리 청주시가 아파트 없이 이런 건축물로 이런 공원을 조성하면서 주거지를 마련한다면 엣날 청원 지역까지 전부 주거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스웨덴 시청
스웨덴 시청사의 조각
스웨덴 시청사의 조각
스웨덴 시청사
스웨덴 시청사 황금의 방 여신상
스웨덴 시청사 황금의 방 금 장식
스웨덴 시청사 황금의 방에서
스웨덴 시청사 황금의 방 조각품
스웨덴 시청사 앞 정원과 호수 주변 경관
스웨덴 시청사 앞 정원과 호수 주변 경관
스웨덴 시청사 앞 정원과 조각
스웨덴 시청사 앞 정원과 호수 주변 경관
바사호 박물관에 갔다. 이 박물관은 거대한 전함을 건조하여 처음으로 항해를 하려고 할 때 즉 처녀 항해를 할 때 침몰한 전함을 인양하여 전시한 곳이다. 스웨덴의 구스타브 2세 국왕이 1628년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서 건조해서 진수하자 마자 단 10분만에 침몰해 버린 안타까운 배이다. 그후 1956년 안데르스 프란젠에 의해 발견되어 1961년 인양되었다. 구스타프가 국력을 기울여 건조하여 실패로 돌아갔지만 지금은 바사호로 인해 벌어들이는 외화도 만만찮을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세력을 과시하기 위한 실정도 뒷날 나라 살림에 보탬이 되는데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이 남해 바다에서 인양된다면 얼마나 대단한 효과를 올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마도 명량해전의 전쟁사적 위상도 높아질 테고, 이순신 장군의 뛰어난 전략도 그렇고 일본의 망신도 여기에 더할 것이다.
배는 엄청나게 크다. 북유럽의 단단한 참나무로 건조하여 길이가 약 70m라고 하고 높이만도 18m라고 한다. 돛대가 54m, 대포가 64문, 탑승 인원이 450명 가량 된다고 한다. 그리고 외부에 장식품이 모두 왕의 위엄을 높이는 장식품이었다. 대포의 무게도 만만찮을 것이고 인원의 무게도 그럴 것이다. 말로는 이런 것들의 무게가 너무 많이 나가 중심을 잡지 못해 옆으로 쓰러져 바로 침몰했다고 하니 건조 기술은 우리의 거북선만 어림없었던 모양이다. 연대를 따져 보면 우리 거북선보다 30년내지 40년 뒤의 일이었다. 한 사람의 고집이나 자기 과시를 위한 실정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괴로움을 주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다. 엄청난 예산을 잡아 먹은 4대강 사업이 지금 썩어가고 있고, 북한의 지도자가 저지르고 있는 자기 과시형 사업들이 겨레를 괴롭히고 있는 것도 안타깝기 그지 없는 일이다.
배의 큰 규모에 놀라 이곳 저곳 돌아보다가 2층으로 올라갔다. 배에서 함께 발견된 선박에서의 소모품, 대포, 장교들의 방 모형, 졸병들의 방 모형을 보았다. 당시도 장교와 졸병의 차별은 매우 심했던가 보다. 60분의 1로 줄인 모형도 보았다.
스웨덴 바사호 박물관
스웨덴 바사호 실물
스웨덴 바사호 -너무 커서 다 잡을 수 없다
스웨덴 바사호 60분의 1 모형
스웨덴 바사호 층별 단면 모형
스웨덴 바사호 에 실렸던 대포
바사호박물관에서 나와서 이동하면서 또 현지 가이드에게 스웨덴의 이야기를 듣는다. 스웨덴의 날씨는 변덕스럽다. 이런 말은 가는 곳마다 가이드들에게 무슨 교과서를 읽듯이 들었다. 스웨덴의 3대 명절은 하지, 크리스마스, 부활절이라고 한다. 하지가 3대 명절이라니 하지보다 동지를 명절처럼 여기는 우리와 대조된다. 하지에는 해가 3시에 떠서 오후 10시에 넘어간다. 겨울에는 10시쯤 뜬 해가 오후 2시면 넘어간다. 그래서 사람들은 우울하다. 그래서 술을 많이 마실 수밖에 없다. 이 나라의 최저임금은 시급 2만원이라니 최근에 기업의 원망을 들어가면 올린 우리나라의 6800원에 비하면 3배가 넘는다. 그러면 최저 임금이 하루 16만원쯤 되고 20일만 일해도 한 달에 300만원이 넘는다. 세금이 많다 하더라도 병원이 무료이고 대학까지 무료인 것을 생각하면 사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대학 진학율은 50%에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대학을 안가도 되니 얼마나 좋을까? 그 때 말을 타고 지나가는 여성들의 멋진 모습을 보았는데 스웨덴 여고생들의 승마 동아리라고 한다. 고등학생들이 학과 공부보다 심신수련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환경이 부럽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우리 젊은이들이 불쌍하다.
시내 중심부의 귀족의 거리를 지났다. 100억 가까운 1910년대에 지은 아파트가 있었다. 이것은 100년 가까이 되는 아파트라고 한다. 시내에만도 100여 개의 박물관이 존재한다고 한다. 100년 이상된 건물들이 바다를 끼고 있어서 아름다운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바닷물을 운하로 만들어 시내에서도 배를 타고 노를 저으며 시간을 보내는 여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오후 관광을 마치고 4시 40분 초 호화 유람선 TALLINK호에 승선했다. 5시에 바로 저녁식사 시간이라 8층 객실을 찾아 짐을 내려놓고 7층 식당으로 내려갔다. 역시 뷔페식이다. 나는 레드와인을 주문하고 빵 2쪽, 연어, 채소샐러드로 저녁 식사를 했다. 연어는 어떻게 보관했는지 기막히게 신선하다. 이제 이렇게 맛있는 연어를 먹어 볼 날이 또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연어가 내 몸에 이롭지가 않기 때문이 참고 또 참으며 절제를 했다.
이제 내일이면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으로 간다.
스톡홀름에서 에스토니아 탈린까지 타고간 크루즈 탈린크호
탈린크 호 객실에서 여행기 정리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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