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북유럽 일주 8 - 제 8일차(7월 18일) 덴마크의 코펜하겐
4시에 기상 갑판(11층)에 올라가 보니 아무도 없다. 하늘은 훤하게 밝은데 구름이 끼어 있고 시원한 바람이 분다. 객실에 앉아 있으면 배가 가지 않는 것 같은데 바다를 바라보면 배가 빠르게 간다. 도로 들어와 누웠다가 다시 7시에 일어나 7층 로비에 가보았다. 와이파이가 터진다. 와이파이에 접속하니 카톡으로 손자들의 사진이 막 들어온다. 언제봐도 예쁜 손자들, 사진으로만 봐도 그새 더 자란 것 같다.
멀리 섬들이 아름답고 밝아오는 섬에는 도시가 보인다. 아마도 여기가 코펜하겐이라고 생각되었다. 참 아름답고 평화가 가득한 도시라는 것이 첫 인상이다. 노르웨이라는 나라는 모국어를 알고 고등학교만 나오면 행복하게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한다. 나라가 좋아서도 그렇겠지만 개인의 욕구에서도 그렇다. 우리도 뭘해 먹고 살든 밥은 굶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모두가 고위직 고급스러운 일들을 지향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느냐보다 무엇을 하며 사느냐하는 것에 의해서 사람을 평가한다. 아무리 부도덕하고 본질에 어긋나더라도 국회의원이라면 입을 크게 벌려 높게 평가하고 밤을 새워 병자를 성실하고 희생적으로 간호하는 간호사는 얕본다.형편없는 교육철학을 가지고 형편없이 근무해도 교장은 훌륭하고 교사는 별 것 아닌 것으로 보는 사회 시선이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사실 실업율도 높지만 구인난도 심각한 아이러니한 나라이다.사람들이 고급스러운 일만 선호하기 때문이다. 또 일의 어려움에 따라 임금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위의 높고 낮음에 따라 임금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경제, 노동, 임금 정책의 실패 때문이라 본다. 아침 식사 시간이다. 빵 2쪽, 토마토 반개, 계란 한 개, 과일 몇 조각, 주스 하나도 뷔페식을 끝냈다.
크루즈에서 아침을 맞으며
크루즈에서 코펜하겐
덴마크 코펜하겐에 9시 40분에 배에서 내렸다. 소득 67000불, 인구 500만, 코펜하겐 인구 160만 반도와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이다. 수도인 코펜하겐은 섬으로 이루어진 도시이다. 가장 높은 곳이 해발 170m라고 하는 저지대이다. 루마니아인 소매치기들이 극성을 부린다고 한다. 어디를 가나 루마니아 소매치기 이야기이다. 루마니아는 대체 어떤 나라이기에 소매치기가 해외 원정까지 하는지 모를 일이다. 군대는 4개월간 모병제도라고 하고 우리 교민은 180명 정도인데 입양아가 9000명이라고 하니 부끄러운 한국이다. 루터교가 국교인 기독교 국가지만 평생 교회는 4번밖에 안 간단다. 태어날 때, 세례 받을 때, 결혼식 때, 장례식 때, 농담이겠지만 그만큼 교회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이다. 루터교는 학교 때 세계사에서 들은 적이 있지만 자세히 알지 못해서 답답하다. 대개 북유럽이 루터교가 많은데 대충 16세기 마틴 루터의 교리 해석에 의해 그를 따르는 이들이 그렇게 불렀나 보다. 마치 '예수교'에 대비한 명칭처럼 사람의 이름을 얹어서 부르는 것이 이상하다. 대개 루터교는 사제를 신부가 아니라 목사라 부르고 결혼도 한다고 한다. 더 자세히 공부하고 싶지만 때가 이미 늦었다. 북유럽 국가들이 대개 루터교가 국교처럼 퍼져 있는 것은 당시 종교적 환경의 영향일 거라는 생각이다.
이 나라는 작은 나라지만 낙농 국가이다. 우리나라의 새마을 운동이나 농업협동조합에 많은 영향을 준 나라라는 것은 다 알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낙농 중에도 가공 농업을 주로 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돼지 정자라든지, 인슐린 같은 것을 고가에 판매한다고 한다.
10시30분에 그 유명한 인어상을 보러 갔다. 인어상이 뭐기에 전 세계 사람들이 들끓는지 모르겠다. 안데르센의 인어공주라는 동화를 기념해서 1913년에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대개 동물이 주로 등장하는 동화 속의 세계와 더욱 신비로운 반인반수의 모습을 형상화한 인어상 앞에 동화의 주인인 어린이는 없고 어른들만 득시글 거리는 모습이 우습다. 주변에서 사진을 몇 장 찍고 돌아섰다. 인어상을 보고 시내로 들어가다가 인도에서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는 신혼부부를 보았다.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그대로 입고 있었다. 보기 드문 광경이다. 현지 안내 가이드는 나이가 좀 든 여인이었는데 "쟤들은 지금 시청에서 결혼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이들은 주로 축하객 없이 시청에서 여러 쌍이 한꺼번에 결혼식을 한다고 한다. 삶 자체가 단순하고 캐주얼하다고 한다. 내려놓을 것은 다 내려놓고 부담 없는 삶을 산다.
인어상에서 다시 게피온 분수에 갔다. 게피온 분수는 여신이 네 마리의 황소를 부리고 있는 조형물에 쏟아지는 분수이다. 이 분수는 2차 대전 때 사망한 덴마크 선원들을 추모하기 위해 덴마크의 세계적인 맥주회사인 칼스버그가 기금을 내서 세웠다고 한다. 스웨덴 왕이 이 섬을 경작할 수 있게 신에게 소망하자 신이 자신의 네 아들을 던져서 소로 변모시켜 땅을 경작할 수 있게 했다는 전설이 전한다. 바닷가에 세워서 더 운치 있어 보였다. 주변의 산책길이 아름답다. 분수 바로 뒤편에는 코펜하겐에 하나밖에 없다는 성공회 교회가 보였다. 매우 오랜된 건물 같았다.
인어상
북유럽 전설의 주인공과 게피온 분수
황소드의 역동적인 모습과 백만사 여인들
전설의 여인과 황소상-게피온 분수
코펜하겐의 유일한 성공회 교회
멀리 오페라 하우스
아멜리엔보그성의 왕궁과 교회
수리중인 왕궁
거리의 식당에서 볕을 쬐면서 식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전거 도로가 차도 옆에 다로 있어서 자전거를 편하게 타고 다니는 이들이 많다. 또한 길이 거의 평지이니 자전거 구조도 단순하다. 거리에 주차된 자전거가 많았다. 이것은 시청 소유로 시민이 자전거 거치대 옆에 있는 컴퓨터에 자신의 아이디를 입력하고 행선지까지 가서 거기에 세워 놓으면 된다고 한다. 이 나라가 자동차가 없어서 자전거를 많이 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 나라는 모든 건강을 위한 정책을 세워 추진하고 그에 따라 세금도 부과한다고 한다. 술이나 담배에는 세금이 엄청나게 붙고 자전거 같은 것에는 거의 세금이 없다고 한다. 또 자전거를 누구나 타기 좋을 만큼 길이 평탄하다. 자전거에 아기를 네 명이나 태우고 다니는 이들도 봤다. 여건이 그렇다는 말이다. 청주시에서도 한 번 시도한 적이 있지만 허술한 관리로 금방 없어져 버린 일이 있었다. 청주는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쓰기에는 길이 허술하다. 또한 지형 자체도 매우 분리하다. 율량동에서 분평동을 간다면 좋겠지만 상당공원에서 사창동으나 복대동으로 가려면 얼마나 땀이 나겠는가? 그래도 우리는 무심천 자전거길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덴마크 왕궁을 가 보았다. 여왕이 거처하는 궁은 수리중이었고 왕자와 공주가 거처하는 궁에는 인적이 없었다. 시민들은 왕궁의 마당에서 자유롭게 산책을 하고 볕을 쬐고 있다. 이따금 경비를 서는 경찰이 호루라기를 불었다. 국회 의사당 마당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의사당 마당에는 난민들이나 약자들의 사진이 죽 걸려 있고, 주차장은 없고 자전거 거치대만 있었다. 그런데 거기 세워진 자전가가 의원들의 자전거라고 한다. 월 900만원의 봉급을 받아 50%를 세금을 내고 나면 자전거를 탈 수밖에 없다고 한다. 운전기사도 없고, 보좌관도 없는 의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어떻게 이렇게 나라를 잘 살게 만들었을까? 우리의 국회의원이나 시의원이 해외 연수를 할 때 이런 것은 안보이는지 배워 오는 게 없다. 비서도 없고 승용차도 없어도 나라를 이렇게 깔끔하게 만들어 놓고 온 국민이 정치인을 존경한다니 정말 꿈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시민들은 자유롭고 모두 표정이 밝고 활기에 넘친다. 국민의 이용후생이 아니고 자신들의 정치적 미래를 위한 정치만 있는 나라에 살고 있는 내가 측은하다.
왕궁의 이모 저모
왕궁의 부조가 예술적이다
왕궁 처마 마구리의 조각
동상
의사당과 의사당 앞의 자전거 거치대
의사당 앞에 난만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
시장으로 몰려 나온 인파
시장 부근의 항구
점심에 뷔페를 먹었는데 과일과 채소가 중심이고 피자가 있었지만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점심을 먹고 출발하여 15분쯤 페리호를 타고 국경을 넘어서 다시 버스를 타고 스웨덴의 헬싱괴르, 헬싱보리를 지나 숙소인 왼세핑에 도착했다. 이곳 상하이레스토랑이라는 곳에서 중식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밥이 중심이고 배추볶음, 돼지고기 카레볶음, 쇠고기 호박볶음 등 주로 볶음 종류였지만 중식 특유의 향이 없어 먹을 만했다. 고추장과 장아찌를 내놓고 먹으니 개운했다. 특히 오랜만에 작설차를 마셨다. 호텔에 들어와서 우리 백만사 권명오 여사의 생신이라 조촐하게 파티를 열었다. 외국에서 생일을 맞으니 좋기도 하겠지만 아들 며느리를 보지 못해 많이 외로울 것이다. 술을 여러잔 마셔서 취에서 잠에 들었다.
안데르센 동상 앞에서 백만사의 여인들
거리의 예술가
거리에서 식사하거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신호등의 모습
큐얼리티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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