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21.
지리산 여행 넷째날 - 모악산 금산사
산청에서 전주로 가는 길 고속도로에서 진안 마이산이 신비스럽게 보인다. 멀리 아주 멀리 말 귀가 쫑긋 솟아 올랐다. 바라보이는 오른 쪽 귀에 올라갔던 기억이 새롭다. 전주에서 금산사로 가는 길이 많이 막히고 무질서하다. 길을 완전히 안다면 네비게이션을 무시하고 그냥 우회도로로 가면 될 것을 시내를 통과해서 가려니까 시간이 많이 걸렸다.
금산사 입구는 넓고 시원하다. 주차장이 엄청나게 넓다. 그런데 매표소에서 차를 안으로 들여보내 주었다. 호남 불교를 대표하는 미륵사상을 한곳에 모아놓은 듯한 금산사 미륵전이 먼저 거대하게 눈에 들어온다. 불교에서 미륵신앙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호남지방에서 꽃을 피웠는데 바로 이 모악산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미륵신앙은 미래에 오실 새로운 부처님인 미륵을 주불로 삼으며 사람들에게 희망과 안락을 주는 사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미륵사상이 일어난 후로 스스로 미륵을 자처하면서 민중을 꼬드겨 괴로움을 주는 혹세무민의 간웅들도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금산사는 대중에게 자비와 포용력을 가지고 마음을 안락하고 평안하게 하는 절이라 생각되었다. 견훤이 왜 하필이면 금산사에 유배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후삼국을 통일한 왕건도 견훤이 이 금산사에 유배된 것을 빌미로 결국 후백제를 접수했다고 한다.
금산사 미륵전은 우리나라 유일한 3층 목탑이라고 한다. 그런데 내부를 들어가 보니 통층으로 되어있다. 본존불의 높이가 11.8m에 이르기 때문이다. 밖으로 나와서 보니 미륵전의 거대한 기둥과 덤벙주추도 눈에 들어왔다. 덤벙주추는 우리 사찰 건물이 자연과의 조화를 기본 정신으로 건축했다는 사실을 잘 증명해 준다. 금산사도 미륵전을 비롯한 각 전각들이 역사의 굴곡과 함께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임진왜란 때 왜구의 방화로 불타고 그 후에도 여러차례 수리와 중건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금산사의 주불은 비로사나불이고 노사나불과 석가모불은 협시불이다. 그래서 본전은 대적광전이다. 대적광전을 중앙으로 미륵전과 명부전 대장전을 좌우로 거느리고 중앙 앞에는 어느 절이나 마찬가지로 보제루가 있다. 이 모든 전각중에서 그래도 가장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미륵전인 것 같다.
우리가사찰 경내에 들어갈 때 문화재 관람료를 내면서도 막상 절 경내로 들어가서는 문화재를 돌아 보는데는 크게 관심이 없다. 금산사가 소장하고 있는 국보는 다음과 같다. 금산사미륵전(국보 제62호)·노주(露柱 : 보물 제22호)·석련대(石蓮臺 : 보물 제23호)·혜덕왕사진응탑비(慧德王師眞應塔碑 : 보물 제24호)·5층석탑(五層石塔 : 보물 제25호)·석종(石鍾 : 보물 제26호)·6각다층석탑(六角多層石塔 : 보물 제27호)·당간지주(幢竿支柱 : 보물 제28호)·대장전(大藏殿 : 보물 제827호)·석등(石燈 : 보물 제828호) 등의 문화재가 있다. 또한 금산사의 출입구이기도 한 홍예석문(虹霓石門)은 임진왜란 때 왜적으로부터 절을 지키기 위해 쌓은 것이다. 귀신사(歸信寺)에는 대적광전(大寂光殿 : 보물 제826호)·3층석탑(三層石塔 :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62호)
정말 금산사에 오기를 잘했다. 해가 서쪽하늘에 기울고 김제 넓고 넓은 들판에도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우리 내외는 청주까지 갈 길을 생각하고 서둘러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금산사 미륵전
금산사 대적광전과 육각다층 석탑
금산사 방등계단과 적멸보궁
나한전
나한전의 아름다운 창호
방등계단 위에 있는 오층 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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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의 아름다움
대자보전 앞의
호남 고속도로는 차량이 밀려들지 않아 순탄하게 달려 올 수 있었다. 산남동에 가서 콩나물 해장국으로 시장기를 면하고 집으로 달렸다. 이번 여행에서 지리산 주변과 호남의 명찰을 두루 돌아 보았다. 송광사, 실상사, 화엄사, 쌍계사, 겁외사, 대원사, 금산사를 돌아 보는 동안 일상의 삶에 대한 안위를 발원했다. 또한 의미 있는 것은 산청에서 구형왕릉을 돌아본 것이다. 영웅의 운명도 역사의 길목에서 부침을 거듭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지리산 계곡 골짜기를 차를 타고 둘러 보았다. 그러는 가운데 남은 숙제 몇 가지가 생겼다. 천왕봉을 등반하는 것이다. 서둘러야 한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기회가 된다면 대원사에서 최소한 하룻밤이라도 묵어보아야겠다. 그곳의 산과 계곡과 사찰의 조화로움에 취해 보고 싶은 것이다. 또 지리산 둘레길을 몇 구간만이라도 걸어야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건강을 유지해야 하고 용기를 내야한다. 이번 계획 없이 떠난 여행은 떠나면서 생긴 테마로 그런대로 의미 있고 뜻깊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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