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12.
첫 만남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전화기를 여는 순간 나는 소리를 탄성을 올릴 뻔했다. 아들로부터 전해진 서너 편의 영상! 경이로운 생명의 신비 때문에 머리가 핑 돌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참을 길이 없었다. 봄을 약속한 아가는 일주일을 넘기더니, 오늘 새벽부터 제 엄마에게 신호를 보내고 세 시간 정도 진통을 주고 태양의 남중 시간을 맞추어 빛과 대면하였다. 나는 영상으로 먼저 만난 것이다.
2013년 4월 12일 12시 42분
매화도 피고
복사꽃 개나리 진달래
목련까지 피어나
이렇게 좋은 삼월 삼짇날
저렇게 고운 눈빛으로 세상과 만났다.
나는 이제 한 생명의 할아버지로 살아야 한다.
저녁을 급히 먹고 병원으로 달려 갔다. 퇴근과 동시에 병원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몸을 씻고 가야겠기에 집에 들렀다. 아기 엄마는 웃고 있었으나 수척해진 얼굴이 안쓰럽다. 고생 많았지? 그 말밖에 할 말이 없어 답답하다. 아기는 잠들었다. 아주 곱고 고운 얼굴로 잠들어 있었다. 천사도 흉내 낼 수 없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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