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 창작 수필/축 읽는 아이(나)

산에 가는 날 아침에

느림보 이방주 2000. 6. 15. 23:22
산에 가는 날 아침에
아내가 건네는 면 남방셔츠에
따뜻하게
사랑이 전해집니다.
구겨질 것이 뻔한 산행길인데도
남아있는 다림질 온기 때문에

정상에 올라 펼친 도시락 한가운데
드문드문 박힌 검은콩을 씹으면
고소하게
사랑이 전해집니다.
새곰새곰 익어가는 맛깔스런
김치 내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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