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답사/느림보의 山城 山寺 찾기

63. 애기바위성은 봉수대

느림보 이방주 2017. 6. 17. 22:24

애기바위성은 봉수대

 

 

노고산성에서 내려와 애기바위 쪽으로 갔다. 애기바위에서 바로 약수터로 내려가는 삼거리에 애기바위와 거북바위가 있고 애기바위 전설을 알리는 알림판이 서 있다.

 

아득한 옛날 하늘에서 이곳 노고산 정기를 받아 장사 하나를 내려 보내기로 하고 힘센 황소에게 24개월을 잉태시켜 노고산으로 보냈다. 이에 장사를 잉태한 황소가 출산을 하는데 분만이 어려워 하늘에서 선녀를 내려 보내 분만을 도와주기로 했다. 황소는 해산 자리를 정상에 있는 바위에 정하고 장수를 낳자 산이 흔들리고 무지개가 하늘로 뻗었다. 이에 선녀가 산바라지를 끝내고 하늘로 승천하자 바위에 있던 호랑이가 바위로 올라와 아기장수를 에워싸고 호위했다. 이때 조산에 사용했던 가위 자리와 황소가 일어나 물마시던 발자국이 남아 있다. 후세 사람들은 이 바위를 애기바위라고 부르기도 하고 혹은 소머리바위라고 부르고 있으며 범이 앉아 이리떼의 접근을 막은 마을을 범바위 마을 혹은 범벅골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이 전설은 아기장수 우투리유형의 전설인데 아기장사가 태어나는 과정의 기이성만 있고 장사 아기가 장수로 성장한 다음에 이루어지는 비범한 행적이 없다. 대개 아기장수는 기이하게 태어나서 그 비범한 능력을 보이지만 비극적 결말을 맞아 사람 마음을 아프게 하는데 여기는 그런 내용이 없다. 대개 구비문학에서 전설은 몇 개의 유형이 있고, 그 지역의 자연적 인위적 특성에 따라 조금씩 변개되어 전해지게 되는데 애기 바위 전설은 장수 아기의 태어남을 중심으로 태어나는 과정만 있고 더 중요한 뒷날의 행적은 없다. 바위에 '애기바위'라는 이름이 붙게 된 유래만은 강조하다가 뒤의 이야기를 잊어버린 것이 아닌가 한다. 거북바위 전설은 없다.

표지석이 있는 곳에서 가파른 길을 숨 가쁘게 올라가니 바로 애기바위성으로 불리는 보루 같은 바위성이 우뚝 앞을 막아선다. 앞에 봉화대라고 팻말을 세워놓았다. 10m 정도 높은 곳에 올라가 보았다. 2~3평정도 되는 평평한 곳에 잡초가 무성하다. 사방이 높은 보루 같은 모양이어서 누가 기어오를 수도 없고 그냥 내려 뛰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주변 산에 나무만 없으면 사방을 조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남쪽으로는 노고산이 막아서 보이지 않았다.

분명 북쪽으로 봉화를 올려 연락하는 봉화대로 생각된다. 이정표에 적은 것처럼 정말 고구려 산성인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동, , 북으로 부강면 지역이나 금강 유역을 내려다볼 수 있는 보루 역할도 충분히 해낼 수 있었을 것 같았다. 군사들이 한 5~6명 정도 주둔하면서 주변을 살피는 보루 역할을 하다가 유사시에는 봉화를 올려 위급한 사태를 상급부대에 알리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짐작되었다.

보루를 한 바퀴 돌면서 축성의 흔적을 발견하려고 나무와 풀을 헤치고 찾아보았다. 자연적인 커다란 바위를 토대로 해서 작은 성돌을 이어 쌓은 흔적이 보였다. 돌을 정교하게 다듬어서 쌓았는데 성치산성이나 삼년산성에서 본 것과 같은 축성방법이다. 이 보루를 쌓을 때 정교하게 다듬은 돌 몇 개만 옮겨서 쌓은 것으로 봐서 그렇게 큰 힘은 들지 않았을 것 같았다. 성돌은 가로 50~60cm, 세로 30cm, 두께 25cm는 되는 것 같았다. 돌과 돌 사이에 무너지지 않게 쐐기돌을 박은 것으로 봐서 꽤 정교한 기술이 필요했을 것이다. 돌은 분명 어디서 옮겨오거나 이곳의 커다란 바위를 다듬어서 사용한 것 같았다. 축성에 사용된 돌이 이곳의 바위와 같은 재질인 것으로 보아 여기 돌을 다듬어 쓴 것으로 볼 수 있었다. 여기서 회색 토기조각이 나왔다고는 하나 땅을 파고 확인해 볼 수 없을 정도로 잡초가 무성하다.

삼국시대에 축성한 것이라면 돌을 옮겨오는 일이나 다듬는 일에 상당 기간 민중을 동원했을 것이다. 이 정도의 보루를 만드는 토목공사를 산 정상 부분에서 할 수 있는 능력, 또는 이렇게 유용한 보루를 설계한 것은 그 만큼 전쟁에 대한 경험 축적이 있어야 가능했을 것이다. 또 그 높이나 넓이로 봐서 봉화를 올리거나 주변을 경계하는데 상당히 유용하게 쓰였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위치 : 세종특별자치시 부강면 등곡리 산 19(해발 291m)

형태 : 토석혼축 테메식 산성 또는 보루, 봉수대

규모 : 둘레 123.8m 높이 10m내외

답사 : 2014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