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생활과 일상/할아버지가 쓰는 규연이의 성장 일기

쪼그려 앉기 성공 - 266일

느림보 이방주 2014. 1. 2. 22:48

2014. 1. 2.

 

쪼그려 앉아 응가하기 성공--266일째

 

<규연이의 일기>

 

엄마 몰래 주방에 갔어요.

- 여기에 뭐가 있을까? 무슨 소리가 나는 것 같아.

- 얼굴을 대 볼까? 소리가 들리나? 아무 소리도 안들리는데------.

- 귀를 대 볼까? 마음 대로 안되네. 이크 쪼그려 앉는 것이 되네. 아 나 이렇게도 앉을 수 있어. 손을 짚지 않아도 될까? 그러면 다리에 힘을 더 주어야지. 어어 이게 웬일? 다리에 힘을 주니까 응가가 나올 거 같아. 아니 내가 어느새 뒤꿈치도 들었잖아? 그러니까 더 힘을 주게 되지. 그런데 어쩌지 아무래도 응가가 나온 것 같은데. 엄마에게 말할까? 아니 나는 아직 말이 안되지.

- 이렇게 얼굴을 감추고 쪼그려 앉아 있어야 하나? 다리도 아픈데. 아냐 그거보다 응가가 계속 나오잖아. 소리도 나네. 뿌지직 뿌지직---

아 챙피해서 어쩌지?

- 다리 아파 일어서 봐야지. 이크 그냥 앉을까? 앉을 수도 없잖아. 엄마가 보고 있는 것 같아. 무릎 꿇고 일어나 봐야지. 아 안돼

- 엄마가 보고 있네. 엄마 나 어떡해? 응가 한거 같아. 도와주세요.

- 헤헤 엄마 미안해요. 나 응가 한 거 같아요.

- 일어서면 바지를 덜 버리겠지. 힘을 써서 일어서니 뿌지직 응가가 마구 터져 나오네.

- 도로 앉자. 헤헤

- 도로 일어서자. 헤헤 에이 힘을 주자. 시원하다. 기분 좋다. 목욕하면 되지. 헤헤

- 앉아 볼까? 더 나오네. 

- 일어서자. 그래도 나오네. 좀 덜 먹을 걸. 어어 냄새 푸르르르 푸푸  푸르르르 푸푸------

-  푸르르르 푸푸  푸르르르 푸푸------푸.

 

그 때서야 엄마가 왔다. 나는 목욕하고 새옷으로 갈아 입었다. 정말 이제 가려서 화장실에 갈 수 있어야 하는데-----------. 언제나 마음 먹은 대로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