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1.
이제 규연이도 두 살 ---265일째
<규연이의 일기>
규연이가 두 살이 되는 날이예요. 사실은 설날이 되어야 진짜 두 살이 되는 거지만 빨리 두 살이 되고 싶으니 오늘부터 두 살이라 인정해 주세요. 일찍 일어나서 아빠가 맘마를 먹여 주는데 할아버지한테서 그림이 왔어요. 아빠가 "우아"하고 소리를 쳤어요. 가만히 들여다 보니 해가 뜨는 사진이었어요. 할아버지네 앞산에서 본 새해 해돋이라네요. 정말 멋있어어요. 나도 할아버지를 따라 가서 해뜨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그런데 갑자기 아빠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어요. "으으윽 코에 맘마가 묻었는데" 그런데 아빠는 그 사진을 그냥 할아버지에게 보냈어요. 챙피해. 할아버지 할머니 고모가 혹시 코를 흘린게 아닐까 하면서 나를 깔끔치 못한 애로 보는 거는 아닐까요? 웬걸 할아버지가 바로 아기가 감기 들었어? 웬코?하고 문자가 온 모양이예요. 아빠가 맘마 먹는 중이라고 했지만 이 사진이 내가 커도 남을 거 아녜요.
오후에 무창포에 갔어요. 엄마 아빠는 무창포를 참 좋아해요. 새해 첫날 일몰을 본다네요. 날이 따뜻해서 엄마가 태워주는 유모차를 타고 바닷가 이곳 저곳을 보며 다녔어요. 바다에는 물이 왜 저렇게 많을까? 언젠가 바다를 처음 보는 날 아빠가 내 발을 바닷물에 담갔는데 얼마나 무서웠는지 몰라요. 나는 집에서 목욕통에 들어 있는물도 많다고 했는데 저렇게 많은 물에 누가 목욕을 할까? 누가 다 마실까? 궁금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네요. 집에 있는 그림을 보면 물에서 사는 동물들이 있는데 저기서 그 동물들이 사는 것일지도 몰라. 나는 신기하고 궁금한 것도 많아 엄마에게 물어 보고 싶은데 말이 안나오네요. 엄마 아빠가 가끔 그런 것을 얘기해 주는데 더 자세히 말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밤 늦게 집에 왔어요. 피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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