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17.
손가락으로 튀밥 집기 성공 - 250일째
<규연이의 일기>
엄마 오늘은 정말 자신 있어요. 오늘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나는 엄마가 무얼 원하는지 다 알거든요.
손가락으로 튀밥을 집어 입까지 가져 가는 거지요.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튀밥을 한 알만 집어가지고 입에다 속 넣고 먹는 거지요.
오늘을 해내고야 말겠어요. 그래서 엄마를 기쁘게 해드릴께요.
그런데 이미 나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엄마는 그동안 튀밥을 주지 않았나요. 오늘 정말 자신 있어요. 아니 전부터 자신 있었어요. 규연이가 말을 못하니 " 엄마 다시 한 번 해 볼께요." 요렇게 말할 수가 없잖아요.
엄마가 갑자기 생각이 났는지 내 전용 식탁에 우유를 놓고 쌀 튀밥 몇알을 놓아 주었다. 기회가 온 것이다.
나는 전처럼 주먹에 침을 발라 튀밥을 붙인 다음 입에 넣는 꾀를 부리지 않았다.
아주 조심스럽게 엄지와 검지로 튀밥 한 알을 집었다. 놓치지 않았다. 맹세코 손가락에 침을 바르지도 않았어요.
정말이지 엄지와 검지로 한 알을 집은 거예요. 놓칠까봐 조심스럽게 입으로 가져 갔어요. 그랬더니 입으로 쏙 들어가지 않겠어요.
"아 이렇게 하는 거로구나." 이제 알았어요. 이렇게 맛있는 튀밥은 처음 먹어 보네요.
엄마 나 성공했어요.
조마조마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던 엄마가 박수를 치면 좋아했어요. 나도 좋았어요. 규연이의 삶이 이렇게 아가로부터 시나부로 벗어나고 있는게 아닐까요.
그 다음부터 마음대로 튀밥을 집어 먹을 수 있네요.
즐겁고 보람있는 하루 내일은 문화센터에 가서 아이들 만나는 날 무엇을 배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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