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생활과 일상/할아버지가 쓰는 규연이의 성장 일기

이모가 주신 선물 붕붕차 신나요 - 245일

느림보 이방주 2013. 12. 12. 15:29

2013. 12. 12.

 

이모가 주신 선물 붕붕 차 신나요.-- 245일째

 

규연이의 일기

 

어젯밤에 또 눈이 많이 왔어요. 눈이 오면 밖에 나가고 싶은데 엄마가 데리고 나가 주지 않네요. 나는 따분에서 거실을 막 기어 다니다가 유리창에 붙어 눈내린 아파트 마당을 내려다 보기도 하다가 잠이 들고 말았어요.

 

잠에 빠져 있는데 떠드는 소리가 나서 보니 나를 많이 이뻐해 주시는 이모가 오셨잖아요. 무슨 커다란 상자를 갖 오셨는데 그게 바로 붕붕카였어요. 커다란 바퀴가 있어요. 내가 앉으면 꼭 맞을 것 같아요. 요전에 타본 말보다 더 좋을 것 같아요. 엄마가 매일 태원 놓는 보행기보다도 나을 것 같아요.

빨리 타보고 싶은데 엄마가 요거트를 먹여서 급하게 받아 먹느라 입에 온통 하얗게 칠해졌어요. 몇 숟가락 받아 먹고 급하게 붕붕카에 올라 갔어요. 사실은 이모가 올려 앉혀 주신 거지요.

바퀴가 커서 발로 방바닥을 구르면 앞으로 막 가는데 얼마나 신이 나는지 몰라요.

처음에는 신기해서 이것 저것 살피다가 발로 바닥을 한 번 밀어 보니 앞으로 나가는 거예요.

신이 났어요.

이렇게 재미있는 것을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네요. 크리스마스가 뭔지 날마다 그날이면 얼마나 좋을까?

할아버지는 나만 보면 자동차를 사주신다고 하고 아직 소식이 없는데 아무 말도 없던 이모는 번번이 선물을 사주시네요.

고모가 미국 여행을 간다는데 뭘 사올지 모르겠어요. 혹시 옷이나 신발 뭐 이런거 아닐까요? 신발은 엄마가 요전에 좋은 걸로 사주셨는데 또 사올라나. 기다려보는 거지요.

 

이모하고 누나가 한참 놀다가 갈 때 또 섭섭했어요.

좋은 사람들이 다 한 집에 살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