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생활과 일상/할아버지가 쓰는 규연이의 성장 일기

세상을 바로 보는 시선-14일

느림보 이방주 2013. 4. 25. 13:02

2013. 4. 25

 

세상을 바로 보는 시선- 14일째

오늘 아침부터 비가 또 내린다. 아기를 이틀째 보지 못했다.  이제 곧 조리원에서도 나올 텐데 무슨 일이 이렇게 많은가? 만날 사람도 많고, 할 일도 많다. 저녁에는 반드시 아기를 보러 간다고 단단히 마음 먹었는데 식사 때 소주를 두어잔 마셨다. 아내가 절대 안된단다. 그래 맞아 술을 마시고 조리원에 간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미영이가 참 안 됐다. 종일 혼자 있는 것이 얼마나 답답할까. 아기를 바라보고 있으면 모두 잊어버리겠지만 말이다.

 

내가 가지 못하니 며느리가 카톡으로 아기 시잔을 보내왔다. 와! 이게 2주 지난 아기인가? 누워 있는 모습이 평화롭다. 세상의 어떤 불만스러운 일도 다 받아주겠다는 표정이다. 눈이 살아 있다. 고개를 들고 찍은 사진은 경이롭다. 시선이 정말 치열하다. 무엇을 저렇게 응시할까? 제눈에도 세상이 모두 신기하게 보일까? 그래서 신기한 세상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린 아이의 시선이 어찌 이럴 수 있을까? 이 아이가 무엇이 되려는가? 사진이 우연히 그렇게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사진을 보고 나니 아기가 더 보고 싶다. 내일은 반드시 가서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