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생활과 일상/할아버지가 쓰는 규연이의 성장 일기

호야 얼굴

느림보 이방주 2013. 2. 8. 14:37

2013. 2. 8.

 

호야 얼굴을 미리 보네

 

 

내일 모레가 설이다. 나는 이제 환갑을 지나 진갑에 이르는 것이다. 정말로 할아버지가 된다. 아들 며느리가 오후에 병원에 갔었다고 전해 왔다. 용범이 카톡으로 아기 얼굴을 보내왔다.  초음파 사진이라고 한다. 믿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 녀석을 가만히 들여다 보니 바로 거기에 용범이 있다. 나도 있다. 아니 사랑하는 우리 가족 모두가 거기 있다.

 

미영이가 한 없이 고마웠다. 어렵게 내 가족이 되어 주고 또 행복하게 살면서 새 가족을 잉태하여 이렇게 얼굴을 보여 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새삼 내가 용범이를 가졌을 때나 기현이를 낳았을 때 가져보지 못했던 묘한 감격을 경험하였다.

 

이제 날이 풀리면 만나게 될 아가를 미리 본다.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 착하게 살자. 착하게 살자. 손자를 위해서 착하게 살자. 설날이 더 행복할 것이다. 내가 나이를 한 살 더 먹은들 무슨 상관이 있으랴. 이제 이룰 것을 다 이루어 가는데…….

 

'문학생활과 일상 > 할아버지가 쓰는 규연이의 성장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련의 약속  (0) 2013.04.11
일찍 피어난 개나리  (0) 2013.03.16
호야나무  (0) 2013.01.06
책여산으로 가는데  (0) 2012.10.13
구채구에서  (0) 2012.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