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 창작 수필/사랑의 방(가족)

축시 -유월의 꽃-

느림보 이방주 2012. 6. 8. 06:43

 

    

祝詩


6월의 꽃


시인   李仁海


 

 스마트폰으로 보내 온 사진 위에

확대경 올려놓는 순간 손잡은 남녀 한 쌍

오래 가다듬은 비파소리가

오래 가다듬은 피리소리를 만났다 해줄까

잘 씻어서 고이 포개놓은 국그릇 밥그릇

어느 승방의 한 벌 바리때라고 해줄까

오월 산 벚꽃 철쭉 멀리가고 이제 수국도 지는데

온 세상 푸름으로 푸름으로 병풍을 두른 날

생에 처음 촛불 켠

한 쌍 신랑 신부 저 모습 그저 꽃 아닌가

큰 산 넘어야 꽃이 되는 법

밤새워 토익점수 올리고

두둑하던 몸 다스려 탄탄히 다이어트까지 했다니

말 타고 신부 가마 뒤를 따라가

굽이 닳고 몸이 휘도록

사랑하는 사람들 위해 일할 수 있어야

그게 남자의 행복인 것을 잘 안 것이야

말로만 하는 게 아님을 잘 안 것이야

이 한날 박수소리에 저 아름다운 6월의 신부를 데리고

그렇게 열어놓은 떳떳한 하늘 아래로 노를 저어가라

부부가 꽃일 때 꽃이 꽃에게 책임을 다하고

서로 괴롭게 하지 않고, 순종할 줄 알고

그런 꽃이 돼야하지 않은가

그런 꽃의 이름으로 살아가라

아름다운 만남의 날

빛나는 6월 초사흘이구나

 

- 2012년 6월3일 셋째 큰아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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