祝詩
6월의 꽃
시인 李仁海
스마트폰으로 보내 온 사진 위에
확대경 올려놓는 순간 손잡은 남녀 한 쌍
오래 가다듬은 비파소리가
오래 가다듬은 피리소리를 만났다 해줄까
잘 씻어서 고이 포개놓은 국그릇 밥그릇
어느 승방의 한 벌 바리때라고 해줄까
오월 산 벚꽃 철쭉 멀리가고 이제 수국도 지는데
온 세상 푸름으로 푸름으로 병풍을 두른 날
생에 처음 촛불 켠
한 쌍 신랑 신부 저 모습 그저 꽃 아닌가
큰 산 넘어야 꽃이 되는 법
밤새워 토익점수 올리고
두둑하던 몸 다스려 탄탄히 다이어트까지 했다니
말 타고 신부 가마 뒤를 따라가
굽이 닳고 몸이 휘도록
사랑하는 사람들 위해 일할 수 있어야
그게 남자의 행복인 것을 잘 안 것이야
말로만 하는 게 아님을 잘 안 것이야
이 한날 박수소리에 저 아름다운 6월의 신부를 데리고
그렇게 열어놓은 떳떳한 하늘 아래로 노를 저어가라
부부가 꽃일 때 꽃이 꽃에게 책임을 다하고
서로 괴롭게 하지 않고, 순종할 줄 알고
그런 꽃이 돼야하지 않은가
그런 꽃의 이름으로 살아가라
아름다운 만남의 날
빛나는 6월 초사흘이구나
- 2012년 6월3일 셋째 큰아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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