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시 : 2012년 5월 20일(일요일)
2. 위치 : 옥천군 안남면 화학리, 인포리 만곡부락 서북방 500m
일요일 금년들어 처음으로 옥천 산성 탐방에 나섰다. 별 준비도 없이 그냥 나선 길이라 기대할 수 없었다. 사전 연구와 조사를 하지 않고 그냥 떠났을 때 얻는 것도 그만큼 없다는 것을 이번 탐방에서 여실히 보여 주었다. 그래도 그냥 떠났다.
피반령을 넘어 보은으로 가다가 비림박물관 앞에서 우회전하여 안내 방면으로 달렸다. 지도를 보면서 안내중학교를 안고 돌아 한 고개를 넘으니 인포리이다. 지도에서 확인한 것처럼 화학리로 넘어가는 고개에 차를 세우고 일하는 농부들에게 물어 보았다. 그러나 산성이라니 금시초문이라는 표정이다. 나는 난감했다. 지도를 들여다 보면서 주변의 산을 둘러보았다. 고개에서 바라보니 오른쪽으로 보이는 산봉우리가 마치 나무를 베어 놓은 것 같이 띠를 둘렀다. 트럭에 비료를 싣고 있는 젊은 농부에세 지돌를 보여 주었다. 그제야 산을 올라가는 입구를 알려 주었다.
만곡부락 마을 입구에 차를 세우고 노인 부부에게 물어 보니 예전에 나무하러 올라다닐 때 이야기를 하면서 성의 위치를 말해 주었다. 다음 계곡으로 들어가는 길은 좁고 구불구불해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버린 무쏘 생각이 간절했다. 기슭에 차를 세우고 등산 준비를 했다.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잡초가 우거졌다. 산성을 답사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계절이다. 한 20분 정도 올라가니 넓은 산밭이 나오고 무너진 성벽이 보였다. 그러나 잡초 더미에 덮여 있어서 정확하게 확인할 수가 없다.
돌이 마구 무너져 내리고 수구라는 흔적을 볼 수도 없다. 너른 밭을 지나 날망으로 올라갔다. 성의 윤곽은 잡을 수 있다. 성벽 위를 걸어 보려고 돌을 밟을며 걸었다. 그러나 잡초가 우거져 들어갈 수 없다. 솔직히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함께 왔더라면 헤집고 들어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망에서 동편으로 바라보니 성벽이 무너져 쌓인 돌더미 위에 다래 덩굴이 우거졌다.
이 성은 옥천에서 보은으로 향하는 길목을 지키는 부대가 주둔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옥천신문에서 신라시대의 계성이라 했다. 그리고 안남면 안내면을 다스리는 치소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을 뿐 별다른 고증이 없다. 그리고 일부 성벽의 모양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하는데 찾지 못했다. 아무래도 우거진 녹음이 사라질 가을에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 반드시 다시 오는 거다. 그래서 700M의 성길을 걸으며 확인해야겠다.
돌아 내려오는 길이 조용하다. 여기를 지키던 장정들의 함성도, 이곳에 생을 영위하던 민초들의 두런거림도 없는 골짜기마다 자연의 숨소리만 고요하다.
화학산성 주변 지도 - 가까이 둔주봉이 있다.
산아래에서 올려다본 산성 주변
잡초 더미 속에 묻힌 무너진 성벽
성벽의 흔적
성벽의 흔적
성벽의 흔적
쌓는 방법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
무너진 성벽의 흔적
성 안의 너른 경작지- 지금은 잡초에 묻혀 있다.- 이곳에서 와편과 그릇조각이 발견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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