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작가들의 작품집이 잇따라 출간되 눈길을 끈다.

시인 성환조 씨가 ‘가을이 나부끼다’(예술의 숲)를, 수필가 이방주 씨가 ‘여시들의 반란’(채움애드)을 각각 내놓았다.

‘가을이 나부끼다’는 ‘영원한 빛살이어라’, ‘해돋는 아침’ 등을 펴낸 성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이다. 성 시인은 충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가이며 문예지 ‘시와 시론’으로 문단에 나왔다.

이번 시집에서는 성 시인이 그동안 시심을 통해 자연스레 걸러진 시혼(詩魂)의 결정체를 보여준다. 한결같은 정서와 소박한 삶의 애착이 작품 곳곳에 녹아있다.

꾸며진 시어나 감정이 아닌 시인의 따스한 가슴을 통해 진실된 무욕의 세계를 아름답게 노래하는 성 시인은 절제된 감정을 형상화하고 경험적 자아를 일치시켜 삶에 대한 기다림과 소망을 곰곰이 음미하게 한다. 특히 시의 소재가 되는 가로수길, 산, 새, 시냇물을 통해 은밀하게 감추어진 자연의 섭리를 독자들과 소통하게 한다. 그러나 때론 시인의 천성에 맞지 않게 날카로운 예지로 인생과 삶을 여지없이 공격하는 강력한 비판의식도 표출한다.

제1부 멀리 있는 길, 제2부 무심천 둑길, 제3부 떠나고 싶은 마음, 제4부 가을이 나부끼다, 제5부 빠르게 구름가다 등 모두 90여편을 수록했다.

시인 김효동 씨는 해설을 통해 “저자 성 시인의 인생과 시에 자신의 전부를 투입하려는 의지를 여과없이 토해낸 시집”이라며 “가치관의 혼란시대에 순수한 갈망과 상상력으로 피안의 유토피아를 그렸다”고 평했다.

‘여시들의 반란’은 수필가 이 씨가 ‘축 읽는 아이’, ‘손맛’ 등 두권의 수필집에 이어 칼럼집으로는 처음 펴냈다.

지난 10여년간 지역 신문에 투고했던 글과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글들을 모아 엮었다. 이 씨는 수록된 글을 일컬어 스스로 넋두리와 잔소리, 씨알없는 글과 헛소리 쯤으로 치부하고 있으나 각각의 글속에는 ‘품격’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가 들려주는 품격있는 글은 시대의식도 없이 달려드는 현실에, 달콤한 사탕만 물려주는 글이 아니라 역사라는 강물에 구멍을 내는 일이라고 단언한다.

즉 사회에 모순이 있다면 비판과 풍자를, 그리고 조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내뱉는 그는 글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 제논에 물이나 대는 말만 늘어놓기보다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1부 개는 날을 기다리는 시인, 제2부 미친 개나리, 제3부 산은 산 물은 물 태양은 태양, 제4부 견공오륜(犬公五倫), 제5부 이나 선생의 산책 등 50여편을 수록했다.

각각의 글은 여백과 운치가 있는 묵직한 담론들이다. 삶의 갈피갈피에 서려 있는 따뜻한 사랑과 절제, 그리고 꾸미지 않는 표현에서 오는 여유와 안정감이 글의 날줄과 씨줄을 맺어준다.

저자 이 씨는 서두에서 “칼럼이란 눈을 뜰 만큼 뜨고 시대를 바로 봐야 천박한 넋두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품격과 진정성을 갖춘다면 칼럼을 쓰는 붓은 역사의 소금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현숙 기자 lee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