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향기와 함께 하는 문학놀이
1. 누가 : 내륙문학회
2. 언제 : 2009년 7월 18일부터 19일까지(1박 2일)
3. 어디서 : 청원군 강내면 궁현리(청원 연꽃마을)
4. 누구와 : 연꽃 마을 주민, 연꽃마을 어린이들, 내륙문학회 회원
5. 행사 개요
(1) 연꽃 감상, 연꽃차 시음, 민화 부채 만들기
(2) 주민과 함께 하는 문학 작품 감상(낭송, 작가 창작 동기, 감상)
(3) 초청 강연 : 권희돈(평론가, 시인, 청주대 교수)
(4) 어울림의 시간 : 회원과 연꽃 마을 주민이 함께 하는 저녁 식사, 약간의 소주
(5) 동시 짓기 : 연꽃 마을 어린이를 아동문학가 박길순 회원이 지도
(6) 영어 동화 : 연꽃 마을 어린이를 대상으로 동화 작가 박미애 회원이 지도
6. 사진은 내륙문학 홈페이지에서 복사함 (차은량 부회장 촬영)
개회인사를 하는 이종대 회장
청원 연꽃 마을
7월 18일
이 날은 우리 내륙문학회가 주최하는 농민들과 함께하는 문학세미나인 "연꽃 향기와 함께하는 문학놀이"를 개회하는 날이다. 이 세미나는 작년에 내가 회장일 때 기획한 일이기 때문에 관심이 많았다. 또 약간의 책임감도 가졌다. 그러나 충청북도 문예진흥기금 지원대상 사업으로 확정만 되었을 뿐 준비에는 하나도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 현재 회장인 이종대 시인, 부회장인 차은량 수필가, 김재국 평론가, 사무국장인 박지 소설가, 총무인 박경희 시인이 준비하느라 전전긍긍하는데도 나는 모르는 체하고 지냈다. 그런데 어느날 초대장이 왔다. 미안하고 송구한 마음이었다.
17일 학교에서 교사들의 연구 모임인 청심회의 조령 연수회가 있어서 오후 3시에 함께 조령에 갔었다. 18일 오후 2시에 시작되는 세미나가 걱정 되었다. 그런데 회장님으로부터 4시쯤 권희돈 교수님을 모시고 왔으면 좋겠다고 연락이 왔다. 회장님은 매우 송구하게 말을 했지만 나는 조금 늦게 가도 용서가 될 것 같아 다행으로 생각했다. 더구나 권희돈 교수님의 시집 <하늘 눈썹>을 읽었고 창조 문학에서 그 분의 평론을 읽었기 때문에 대화 거리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권희돈교수께서 3시에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연풍에서 돌아와 부랴부랴 몸을 씻고 시간을 늦추어 3시 30분에 권희돈 교수님을 만나서 함께 연꽃 마을로 떠났다. 가는 도중에 고향 마을의 개발 현장, 나의 수필에 관한 이야기 등 주로 내 얘기만 하고 권교수님의 시나 평론에 대한 궁금증은 말도 꺼내지 못했다.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4시에 연꽃 마을 마을 회관에 도착하니 민화 부채를 만들고 있다가 마치는 순간이었다. 바로 작품 감상 시간이다. 작품은 회원의 시 몇 편을 마을 주민이 낭송하고 차은량 부회장의 수필 한 편을 박경희 회원이 낭독하였다. 사회를 보는 박지 사무국장이 한 편 낭송이 끝날 때마다 작품에 대한 시인의 창작 동기와 주민과 회원들의 질의와 응답을 갖도록 이끌어 갔다. 매우 흥미 있고, 진지하게 진행되었다. 특히 주민들이 시에 대하여 질문하는 수준이 높았고 진지했다. 또 참여적인 자세를 보여 주어서 반가웠다. 시인들도 그 분들의 질문에 성의껏 답변을 해 주어서 매우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민화 부채 만들기
시 낭송(연꽃 마을 주민 한 분이 회원의 시를 낭송하고 있다.)
세미나에 참석한 회원과 주민
시인과 주민의 대화(김효동 시인의 작품에 대하여 주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낭송과 토론의 시간이 끝난 다음 차와 다과 시간을 보냈다. 절편을 내오고, 수박이 나왔다. 소박하지만 서로 권하고 받는 모습이 정겨웠다. 음식을 한 자리에서 함께 먹는 다는 것은 곧 삶을 함게 한다는 의미이다. 문학은 곧 대중 속에 있어야 의미가 있다. 어떤 고졸한 위치에서 고답적인 자세로 고고하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문학은 삶의 모습을 이야기거나 살고 싶은 모습을 소망하는 이야기일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 공통적인 삶의 모습을 하고 있거나 바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다과 시간이 지나고 5시에 권희돈 교수님의 <수필가를 위한 苦言> 이라는 특강이 있었다. 내게 하는 이야기처럼 들렸다. 수필문학의 시대를 맞이하여 수필가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나도 동감이다. 어떤 글을 써야 할까? 그건 수필가들만의 과제는 아니다. 문학을 하는 모든 사람의 과제이다. 나는 내가 써야 할 것을 찾고는 잊지만 확실한 신념을 갖고 있지 못하다. 1집(축 읽는 아이)은 삶의 주변 이야기를 위주로 묶었다. 2집(손맛으로 예정하고 있음)은 문화를 중심으로 한다고 준비하고 있다. 그 중에서 음식문화와 우리 토속적인 문화를 쓴 이야기를 묶는다고 했다. 그런데 다른 자신의 내면의 이야기를 몇 편 넣었다. 3집은 밝힐 수는 없지만 좀 다른 이야기를 모아야겠다고 생각중이다.
교수님의 이야기는 읽히는 수필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수필의 시대에 읽힐 이야기를 코미디에게 빼앗겨서야 되겠는가? 초청 강연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이 시대를 수필의 시대로 보았다. 그것은 세상이 분화될 대로 분화되어 복잡할 대로 복잡하기 때문에 시로도 소설로도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시도 이미 풀어졌고 소설도 이미 풀어질 대로 풀어졌다. 그래서 풀어진 세상을 수필로 말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문학이 발달해온 과정을 story중심시대(전근대 봉건주의 시대) - plot 중심시대(근대 모더니즘 시대) - storytelling 시대(후기 자본주의 시대)로 구분하고 90년대 동부유럽의 공산주의 붕괴로 세계는 파쇼 군사 정권이 붕괴하고 정치적 이념의 대립이 무녀졌기 때문에 예술적 상상력이 전대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 된다고 하였다. 세계는 이미 산업화 정보화 시대로 진입이 가시화되면서 포스트모더니즘적 징후가 불어닥쳤다.
포스트모더니즘적 징후는 1990년대 우리의 삶의 방식과 문화의 영역을 크게 바꾸어 놓은 것이다. 문화의 경계가 모두 해체되고 다가치, 다진리를 추구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소설은 리얼리즘을 버리고 후일담 소설이 등장하고, 추리공상 성애를 다룬 소설이 등장하였다.
이제 세상은 이야기 팔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 광고, 예능, 에니메이션, 만화 등 세상은 이야기의 천국이 되었다. 그래서 시도 이야기가 되고, 소설도 정체성을 벗어던지고 대중의 구미에 맞는 수필적 문체가 되었다. 정체성의 상실이다.
시, 소설, 희곡, 비평을 하는 문인들은 수필은 문학의 시녀로 생각하였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던 소설가나 시인들이 수필적 문체를 따르고 있다. 그러므로 수필가들은 주눅들어 있을 이유가 없다.
수필가들은 수필은 붓가는 대로 쓰는 것이라든가, 수필의 허구성에 대한 제한이라든가, 수필은 고백적이라든가, 사실의 기록이라든가, 미셀러니냐 에세이냐 하는 전근대적인 담론의 껍질을 벗어야 한다. 그것은 소모적인 논쟁일 뿐이다. 과감히 받아들여야 한다. 어차피 인생은 허구가 아니겠는가? 수필가들은 경계를 해체해야 한다. 서정성을 고집하지도 말고 사실에 연연한지 말자. 다가치 다진리의 세상이니까.
문제를 발견해야 한다. 계급문제, 민족 모순 문제, 노인문제, 청소년 문제, 가정문제, 건강문제, 농촌 문제 환경문제 이런 사회적인 문제를 이야기 하자. 오늘날 문제는 소설로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자잘하게 분화되어 있다. 수필가들의 책임이다.
수필가의 전문가다운 깊은 사유가 필요한 때이다. 전문가의 인식, 전문가의 사유, 전문가의 언어, 전문가의 철학과 신념으로 글을 써야 한다.
특강이 끝나자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한 회원이 지루하게 캐묻는다. 하나하나 성의껏 대답을 들었다. 세미나가 모두 끝나고 우리는 연꽃 마을 식당으로 옮겨서 식사를 하면서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식사가 끝나고 황토방이나 연꽃 농원을 돌아본 다음, 바로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나는 권교수님을 다시 용암동까지 모셔다 드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권희돈 교수님의 강연
수필가를 위한 苦言
연꽃 냉차 (연꽃같은 여인은 박경희 시인)
7월 19일
이튿날 게으름을 피우다가 9시 40분쯤해서 집을 나왔다. 어린이들이 모인다고 하는데 대략 몇 명 쯤 될까를 가늠할 수 없었다. 동네 현대마켓에서 아이스크림을 반액으로 판다기에 40개를 샀다.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 20명 쯤 모이면 두 개씩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연꽃마을 회관에 도착해 보니 차은량 부회장과 박경희총무가 어디론가 급히 간다. 과자를 사러 간다는 것이다. 아이스크림으로 대신하자 했더나 마침 잘되었다고 한다. 아이들은 20명은 훨씬 넘었다. 그러나 40명은 되지 않았다. 다행이다.
박길순 선생님이 동시짓기를 지도하고 계셨다. 선생님은 아주 재미있게 아이들을 이끌고 나가셨다. 가끔 동화책을 선물로 주면 아이들이 아주 좋아했다. 동시짓기 놀이는 아이들만 재미있어 하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들도 재미있게 참여했다. 그리고 우리가 들어도 아주 유익한 냉용이었다.
이어서 박미애 회원이 영어 동화를 지도했다. 박미애 회원은 내가 초등학교에 근무할 때 가르친 사람이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기우였다. 그래서 청출어람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훌륭하고 똑똑하다. 아이들은 아주 재미있게 참여한다. 자료도 많이 만들어 가지고 왔다. 너무 잘해서 나는 가슴이 아팠다.
아이들은 한없이 귀엽고 똑똑하다. 시골에도 이제 이렇게 훌륭한 문화가 있다. 우리 내륙이 그런 문화에 크게 보탬이 되는 일을 한 것이라 가슴이 뿌듯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 왔다.
나는 이 행사 계획서를 내면서 문학이 대중을 위하여 가져야하는 책임에 대하여 생각하였다. 그것은 바로 대중의 문학 수용 능력과 수용하고자 하는 의욕과 자세, 자신감을 제고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우리와 삶을 함께하는 농민과 미래의 문인 혹은 문학 수용자가 될 어린이를 상대로 하기로 했다. 감사한 것은 현 임원진에서 이 행사를 추진하면서 내 의도를 읽었는지 조금도 가감없이 추진해 준 것이다. 이종대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에게 끝없는 고마움을 느꼈다. 또한 행사의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게 아이들을 지도해준 박길순 선생님과 사랑하는 제자 박미애에게도 내 일처럼 감사한 마음이다.
아동문학가 박길순 회원
진지하게 참여하는 연꽃마을 어린이들 -연꽃보다 더 예쁘다
영어 동화 지도하는 박미애 회원
지도에 열중하는 박미애 회원 아이들처럼 예쁘다
문학놀이를 마치고 어린이들, 어머니, 회원
즐거운 식사시간
중부매일 기사 연꽃향기 속에서 엄마랑 동시짓기 | ||||||||||||
내륙문학회, 청원 연꽃마을서 문학놀이 호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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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효 기자 jhlee@jbnews.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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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대중들이 멀게만 느끼던 문학활동이 한 문학동인회에 의해 농촌에서 농민과 함께 문학놀이로 이뤄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내륙문학회(회장 이종대)는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1박2일간 청원연꽃마을인 청원군 강내면 궁현리에서 '연꽃향기와 함께하는 문학놀이'라는 주제로 문학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문학놀이는 연꽃마을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연꽃단지, 녹색체험관, 다목적 광장 등에서 진행됐다.
연꽃마을에 도착한 내륙문학회원 40여명과 주민 30여명은 먼저 연꽃마을을 둘러보고 연꽃차 시음, 민화부채 만들기 등으로 마을 구경을 마치고 오후 4시부터 본격적인 세미나를 시작했다.
먼저 시, 수필 등 문학 작품 낭송으로 시작된 세미나는 강준형(시인), 김효동(시인), 이인해(시인) 이석우(시인), 가시리(시인), 김은숙(시인) 차은량(수필가)의 작품을 연꽃마을 주민인 이동신(농업), 이상선(연꽃마을 운영위원장), 오상진(농업), 유근자(농업), 이영순(농업) 등이 낭송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어 청주대 권희돈 교수(문학박사 평론가)의 '수필가를 위한 고언(苦言)'초청 강연이 진행됐고 질의와 토론의 시간을 함께 했다. 19일 오전에는 연꽃마을 회관에서 40여명의 어린이와 어머니를 대상으로 동시쓰기와 영어 동화 구연 놀이를 실시해 방학을 맞이한 어린이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선사하기도 했다. 동시 짓기 문학놀이는 내륙문학 회원인 박길순(65) 동시인의 지도로 어린이들이 쉽고 재미있는 놀이를 하면서 동시를 쓰고 상품도 받아 문학에 한 걸음 가까이 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어 박미애(42) 동화작가가 영어 동화 구연 놀이를 지도해 여러 가지 그림 카드와 자료를 통해 재미있는 영어 동화 체험을 했다. 이종대 내륙문학회장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생각보다 더 큰 효과를 얻었다"며 "내년에도 같은 장소에서 주민들과 농촌 어린이들을 상대로 문학놀이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 이지효 jhlee@jb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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