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으로 모신 장독 아내가 장독을 내놓았다. 아까워서 버리지 못했는데 베란다가 비좁아 이제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아내는 장독을 계속 닦고 쓰다듬으며 안타까워한다. 어떻게 버려야 하나. 대형폐기물로 신고하고 벼려야 하나. 그냥 부숴서 쓰레기봉투에 담아야 하나. 혹시 분리수거장에 갖다 놓으면 누가 가져다 쓸까. 생각이 많아 보인다. 어떻게 버리든지 ‘버림’인 것이다.신혼살림을 시작할 때였다. 마흔 둘에 낳은 막내아들이 살림을 시작하자 어머니는 홀가분해하시는 눈치였다. 어머니는 우리 아파트에 오시면 예쁜 단지를 사오셨다. 살림을 장만해 주시는 것이다. 그렇게 장독이 하나 둘 늘어났다. 좁은 열세 평짜리 아파트 베란다에 장독이 서너 개나 들어앉았다. 부자가 된 듯했다.이른 봄이 되면 잘 띄운 메주를 가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