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첫날
날씨가 몹시 춥습니다.
어제 오락가락한 눈으로 세상은
하얗게 덮이고
바람마저 불어 스산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제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예비
신입생들도
어찌보면 하얗게 부푼 꿈을 가지고 있기도 할 테고
어찌보면 이렇게 바람 불어 눈싸락 날리는 오늘 같은 마음일지도
모릅니다.
특히 우리 금천고등학교를 희망하지 않았는데 배정받은 학생들의 마음도 이렇게 스산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학생들은 별별
생각이 다 들겠지요.
"평소에 별로 죄지은 일도 없는데 내가 왜 그렇게 먼 곳으로 가야하나?"
"평소에 별로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지도 않은 친구도 집 가까이에 있는 학교로 잘도 배정받는데 내가 왜---"
이렇게 말입니다.
그러나 여학생의 절반 가량이 본교를
1지망으로 써 주었고
남학생의 30%가 본교를 1지망으로 택해 주었습니다.
그래도 희망하지 않은 사람들은 세상은 참 공평하지 않다는
생각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건 우리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학교는 개교 초부터 학교 부근에 사는 학생들 이외의
학생들에게 지원 기피되는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습니다.
교통이 불편하다고 하는데
한 번 와 보세요. 동부 우회도로가 개통되면서
얼마나 길이 훤하게 뚫려 있는가요.
학교가 동쪽 끝이라 궁벽하다고요?
한 번 와보세요. 궁벽하고 시골인가 확인해
보세요.
쓰레기장도 옛날 이야깁니다.
쓰레기장 있던 자리에 우회도로가 나고 그 아래 충북에서 제일을 자랑하는 테니장이 있고, 그 아래
주성고등학교, 금천중학교 산성초등학교 등 학교란 학교는 다 모여 있는 느낌입니다.
시설이 부족하다고요. 학교 건물만 덩그라니 서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한 건물 안에서 모든 것이 해결 될 수 정도로 모든게 다 갖추어져 있습니다. 멀티미디어실, 디지털 도서관,
음악실, 미술실, 과학실, 어학실, 체력단련실, 등은 물론이고 다른 학교에 없는 정독실도 있어요.
뭐니뭐니해도 시설 좋은 기숙사가 있는
것이 우리 학교의 특징입니다.
이제 올해 안으로 울타리 정비 공사가 끝나면 동쪽에 있는 동산과 더불어 공원 같은 분위기가 될
것입니다.
실력이 없다고요.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은 누구 못지 않게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금년에도 서울대 의대, 서울대
법대를 비롯하여 학생들의 장래를 환하게 밝혀 줄 수 있는 경향 각지의 대학에 합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사실
예비 신입생인 여러분에게 그렇게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 여기에서 어떻게
자신을 드러낼까 계획하고 실천하는 일입니다.
과거는 환상일 뿐입니다. 현재로 돌이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미래는 망상일
뿐입니다. 튼실한 현재없이 미래는 보장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재가 가장 중요하고, 여러분이 서 있는 자리인 '여기'가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이제 모든 건 결정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알아야 할 '지금-여기'는 바로 금천고등학교 예비 신입생이라는
것입니다.
이제 금천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어떻게 미래를 설계하고 어떻게 실천에 옮겨나갈까 하는 다짐을 하는 것입니다.
자, 이제
앞을 내다 보십시오.
그리고 내일을 설계하십시오.
그리고 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매진할 각오를 하십시오.
3년 후 여러분의 미래가
환하게 밝아올 것입니다.
그리고 또 4-5년 후 여러분의 이름이 금천고등학교의 이름을 빛낼 것입니다.
그리고 몇 년 후 여러분의
이름은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자랑스러운 우리 금천고등학교 예비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들의 힘찬 새 출발을
기대합니다.
3월 첫날 환한 얼굴로 만납시다.
2005년 2월 2일
금천고등학교 교무기획부장 이방주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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