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나는
남보다 큰 키 때문에
심한 열등감 속에서 살았어요.
중학교 2학년 때만 해도 172 정도여서 좋았는데
겨울 방학 때 갑자기 10cm 정도 커서
3학년 때는 183이 돼 버렸어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심하던 그 때에
사람들은 키큰 나를 장애인처럼 취급했어요.
성적이 떨어지면
"키는 커다란 놈이----------"
기발한 유머로 남을 웃기면
"키 큰 놈 치고 안싱거운 놈 없다더니----------"
남과 다투기라도 하면
"큰 놈이 참아야지-----------"
"키는 밀대같이 커가지고는--------"
"전봇대냐?"
"강아지가 바지 가랑이에 오줌 안눠?'
시내버스를 타면 공기창에 머리를 넣고 있어야 하고
운동화를 사려면 시내 운동화 가게를 다 돌아야 하고
셔츠라도 한 벌 얻어 입으려면 주문해 놓고 한 계절을 지내야 하고
그래서
어떡하면 작게 보일까 궁리 했지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여름에는 교복 저고리를 바지에서 빼고 다니는 거였어요.
좀 단정하지 못하고 바보처럼 보였지만 그렇게 하고 다니면
바보같이 큰 키를 좀 감출 수가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 우리 학교 학생들 중에도
와이셔츠를 바지에서 빼내어 허술하게 하고 다니는 사람이 있더군요.
선생님들께서는 그런 사람을 야단치지만
나는 그 학생들을 이해할 수 있어요.
얼마나 키 커보이는 것이 부끄러우면 그렇게 하겠어요.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나보다도 3-4cm는 더 클 거 같은 3학년 학생이
저고리를 단정히 넣고, 넥타이를 길게 매고 등교하는 학생을 봤어요.
저건 바보인가 하는 순간
그 학생이 왠지 멋있어 보였어요.
그 당당한 모습이
그 롱다리가
그 훤칠한 모습이
얼마나 멋있어 보였나 몰라요.
나도 옛날에 당당하게 그렇게 하고 다닐걸
저렇게 멋있어 보이는 걸
여러분 키 큰 것은 장애인이 아닌가 봅니다.
아주 멋있어 보였어요.
한 번 해보세요.
단정히 넣고 넥타이를 길게 매고
가슴을 펴고 당당히 걸어 보세요.
키가 훨씬 더 커보이거든요.
키가 커보이면 더 멋있어 보이거든요.
힐끗힐끗 훔쳐 보는 사람들이 많아질 겁니다.
쌩끗 미소를 보내는 친구도 생길 겁니다.
2004년 4월 27일
춘추복을 입는 첫날에
교무기획부장 이방주
남보다 큰 키 때문에
심한 열등감 속에서 살았어요.
중학교 2학년 때만 해도 172 정도여서 좋았는데
겨울 방학 때 갑자기 10cm 정도 커서
3학년 때는 183이 돼 버렸어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심하던 그 때에
사람들은 키큰 나를 장애인처럼 취급했어요.
성적이 떨어지면
"키는 커다란 놈이----------"
기발한 유머로 남을 웃기면
"키 큰 놈 치고 안싱거운 놈 없다더니----------"
남과 다투기라도 하면
"큰 놈이 참아야지-----------"
"키는 밀대같이 커가지고는--------"
"전봇대냐?"
"강아지가 바지 가랑이에 오줌 안눠?'
시내버스를 타면 공기창에 머리를 넣고 있어야 하고
운동화를 사려면 시내 운동화 가게를 다 돌아야 하고
셔츠라도 한 벌 얻어 입으려면 주문해 놓고 한 계절을 지내야 하고
그래서
어떡하면 작게 보일까 궁리 했지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여름에는 교복 저고리를 바지에서 빼고 다니는 거였어요.
좀 단정하지 못하고 바보처럼 보였지만 그렇게 하고 다니면
바보같이 큰 키를 좀 감출 수가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 우리 학교 학생들 중에도
와이셔츠를 바지에서 빼내어 허술하게 하고 다니는 사람이 있더군요.
선생님들께서는 그런 사람을 야단치지만
나는 그 학생들을 이해할 수 있어요.
얼마나 키 커보이는 것이 부끄러우면 그렇게 하겠어요.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나보다도 3-4cm는 더 클 거 같은 3학년 학생이
저고리를 단정히 넣고, 넥타이를 길게 매고 등교하는 학생을 봤어요.
저건 바보인가 하는 순간
그 학생이 왠지 멋있어 보였어요.
그 당당한 모습이
그 롱다리가
그 훤칠한 모습이
얼마나 멋있어 보였나 몰라요.
나도 옛날에 당당하게 그렇게 하고 다닐걸
저렇게 멋있어 보이는 걸
여러분 키 큰 것은 장애인이 아닌가 봅니다.
아주 멋있어 보였어요.
한 번 해보세요.
단정히 넣고 넥타이를 길게 매고
가슴을 펴고 당당히 걸어 보세요.
키가 훨씬 더 커보이거든요.
키가 커보이면 더 멋있어 보이거든요.
힐끗힐끗 훔쳐 보는 사람들이 많아질 겁니다.
쌩끗 미소를 보내는 친구도 생길 겁니다.
2004년 4월 27일
춘추복을 입는 첫날에
교무기획부장 이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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