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5일
미국 서부 여행 둘째날 - 요세미티 국립공원
오늘은 미국정부가 두 번째로 지정한 국립공원인 요세미티국립공원을 가는 날이다. 요세미티국립공원에 대하여는 미리 아는 상식이 거의 없다. 텔레비전 같은 데서 언뜻언뜻 보기야 했겠지만 그렇게 관심을 깊게 가져본 기억이 없다. 그냥 자연이 아름다운 공원으로만 알고 있다. ㅌ
어제 여행기를 정리하느라고 11시경에 잠자리에 들었지만 시차적응이 안되어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아내도 마찬가지인지 뒤척이는 소리가 들린다.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잠에 들었는데 모닝콜이 울린다.
지난밤 우리가 묵은 유니온 시티의 크라운 플라자 호텔은 그리 고급은 아니었다. 그냥 소박한 호텔인데 아침에 일어나 밖에 나가보니 마치 시골 동네처럼 아담한 객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제일 높은 곳이 5층이고 모두 1층이나 2층으로 되어 있다. 나무가 우거지고 꽃이 만발하여 마치 꿈속의 궁전처럼 보였다. 주차장이 매우 넓어서 수천대의 차를 주차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만큼 객실도 많다. 조용하고 아담한 호텔, 그러나 규모는 어느 호텔에 못지않은 호텔이었다. 잠은 많이 부족하다.
아침상은 간단한 양식 뷔페였다. 빵, 계란, 요쿠르트, 과일, 커피와 차 등이었다. 차림은 많지 않지만 알차고 먹을 만했다. 나는 오늘 운동량이 많을 것 같아 빵을 많이 먹었다. 빵은 이것 저것 종류별로 하나씩 가져다가 먹었는데 그래도 구운 식빵이 입맛에 맞았다. 그밖의 야채 샐러드나 조리한 음식들은 우리 입맛에는 약간 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이곳 사람들은 우리보다 조금 더 짜게 먹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준 사막 지역 사람들은 짠맛을 좋아하는 건지, 사막에서는 짭짤하게 먹어야 하는지 궁금했다.
◆ 요세미티 국립공원 (Yosemite National Park) 개요
요세미티는 1868년 존무어라는 스코틀랜드인이 발견했다. 189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미국 최초의 국립공원이기도 하다. 마사드의 북동 77km, Fresno 의 북쪽 69km 에 위치하고 있으며, 총면적 3, 081 평방Km 의 광대하고 변화가 풍부한 자연의 보고이다. 공원내의 표고는 해발 609m 에서 3,962m 까지로 5개의 상이한 식물대가 있으며 침엽수를 중심으로 아메리카 Oak(참나무)등의 경목, 철축, 관목, 야생화가 사계절을 통해 삼림과 초원을 수놓고 있다. 또한 200종 이상의 야생 조류와 75종에 이르는 포유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요세미티 밸리지역, 해발 3,000m 이상에서 만년설이 있는 Tuolumne 고원지대, 수령이 2,700여년이나 되는 거목들이 늘어서 있는 마리포사지역이다.
◆ 도시간 시차
피닉스, 덴버보다는 1시간이 느리고 시카고, 휴스턴과는 2시간 차, 워싱턴, 뉴욕과는 3시간의 차가 난다.
◆ 지리 및 기후
- 지리 : 총면적 3081평방km의 광대한 지역에 자리잡고 있으며 해발609m∼3962m 높은 지형이다.
- 기후 : 여름에는 30℃가 넘게 온도가 상승하며 겨울에는 -3℃ 까지 온도가 내려간다.
1∼4월 사이에 비가 많이 내리고 특히 2월에는 300mm가 넘는 폭우가 내린다.
비가 살짝 내린다. 오늘 국립공원 관광을 망치는 것이 아닌가 걱정했는데 그렇게 많이 내리는 것은 아니다. 호텔에서 8시 30분에 출발했다. 요세미티로 가는 길은 참 멀기는 했다. 그러나 요세미티만 보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경관이 새롭고 신기했다. 끝이 없이 너른 들판, 멀리 지평선이 보인다. 캘리포니아 농장지대라고 하는데 들에서 일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과수들이나 농작물은 잘 자라고 있다. 특히 과수를 어떻게 심었는지 가로 세로는 물론 대각선으로도 줄이 잘 맞았다. 심는 것도 기계로 심은 것 같다. 군데군데 보이는 살림집에는 차가 여러 대 주차되어 있고 농기계들이 아무렇게나 놓여 있다. 스프링쿨러에서 계속 물을 품어대고 있는 곳도 있었다. 한 사람이 짓는 농사가 이렇게 많을 수가 있을까?
사막의 농가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향하여 한참을 달리다 보니 어느덧 과수원을 중심으로 한 농장지대가 끝나고 끝없는 목장지대이다. 목장에는 말이나 소가 여유롭게 거닐고 있었다. 거기도 돌보는 사람은 없었다. 소들이 그냥 산에서 풀을 뜯어먹고 저절로 자라서 시장에 나오니 우리의 축산과 경쟁이 될 수가 있을까? 그런데도 그 많은 소를 다 소비할 수 없으니 경제적 약소국가에게 압력을 넣는지도 모른다.
과수원 지대
목장에서 검은 소들이 풀을 뜯고 있다.
안내원은 미국의 산업이라든지, 샌프란시스코가 속해 있는 캘리포니아주의 농작물이라든지, 주변에 보이는 여러 가지 산업 시설물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었으면 좋겠는데 계속해서 일정에 관한 설명만 자세하게 하고 있다. 그 일정을 한꺼번에 그렇게 얘기하면 누가가 어떻게 다 암기를 하며 암기를 한다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을 수 있겠는가? 답답하다. 대개 실력 없는 안내 가이드들이 서로를 욕하고 자신의 능력에 의한 해결 경험을 조금씩 포장해서 발표하기도 했다. 이 가이드는 친절하기는 한데 선후를 분명하게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다. 누구에게나 장단점은 있게 마련이니가 그 정도는 견디자.
요세미티의 절경들
점심식사한 중국인 식당
비는 점점 더 세게 내린다. 비는 고도를 높이 할수록 눈으로 변해 간다. 바깥 날씨가 꽤 쌀쌀하다. 산에 나무들이 어느덧 측백나무 비슷한 향나무로 바뀌더니 차가 계속해서 올라가자 소나무로 바뀌고 만다. 그런데 그 엄청나게 큰 소나무에 놀았다. 소나무는 우리나라 소나무가 가지를 멋지게 벌리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가지는 별로 없이 바르고 곧게 하늘로 치솟아 올라갔다. 마치 시멘트로 만들어 놓은 전봇대처럼 곧게 하늘로 치솟았다. 건축사인 동서에게 물으니 고산지대의 소나무는 건축재로서는 손색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이 정도의 굵기와 크기라면 우리나라의 목저 건물에는 그만일 것이라고 얘기해 주었다.
공원주차장에 도착하니 눈이 비로 바뀌었다. 우리는 방한복으로 갈아입고 우의를 걸쳤다. 추위에 비를 맞으면 객지에서 감기에 걸릴 것 같기 때문이었다. 나는 미국에 와서 조금 그쳤던 기침이 계속 나왔다. 버플을 목에 감았다. 그 와중에도 반소매 차림으로 다니는 미국인들도 있다. 공원은 우거진 소나무와 메타스퀘어 각종 꽃이 피어난 나무들로 사람들의 눈을 끌고 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이 자랑하는 요세미티 폭포라는 데를 가보았다. 3단으로 되어 있는 폭포인데 물이 많이 쏟아진다. 사람들은 폭포의 규모를 보고 놀라지만 우리나라 설악산의 폭포나 내연산의 폭포처럼 주변의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것 같지는 않았다. 더구나 폭포와 물이라면 중국의 구채구를 보고 나면 아무것도 눈에 보이지 않을 것 같다.
이곳이 해발 3000m 이상 4000m까지 된다니까 지금쯤 눈이 내리는 것이 별로 이상하게 생각될 것은 없는 것 같다. 폭포에서 내려오면서도 게속 내 눈에 띄는 것은 소나무였다. 아주 커다란 소나무 한 그루를 껴안아 보았다. 내 품으로 세 아름도 넘을 것 같다 부럽다. 수령이 2000년 내지 3000년이나 된다고 한다. 나는 그 큰 나무들이 부러운 것이 아니라 그렇게 오랫동안 이렇게 많은 나무들이 전쟁이나 도벌 등으로부터 아무런 시련도 받지 않고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던 게 부러운 거다. 하긴 미국이 누구의 침략을 받은 적도 없다. 산을 훼손했다면 개척 당시 자기네 스스로 훼손한 것이다.
약속한 시간까지 기다리는 동안 휴게소에서 커피를 마셨다. 돌아오는 길에 계속 공원의 모습을 돌아 보았다. 우리의 설악산이나 지리산 만큼 다정한 맛이 없는 것이 아쉬웠다. 말하자면 산은 육산과 석산이 어우러지고, 나무는 활엽수와 낙락장송이 어우러지고, 활엽수에는 녹음과 꽃이 피어나 흐드러지고 온갖 풀꽃이 피어나는 우리의 산이 정말 산이라는 생각을 한다. 특히 골짜기의 바위와 폭포와 물이 어우러져 소리를 질러 사람의 가슴에 부딪치는 조화로움이 그립다. 우리의 산이 아기자기하고 정겹다면 미국의 산은 그런 맛이 없는 대신 웅장하다고 생각하면서 아쉬움을 달래 본다. 그 광활하고 웅장한 것을 어찌 따라갈 수 있겠는가?
내일을 위하여 라스베가스로 가는 중에 캘리포니아의 대 농장 지대의중심 도시인 프레즈노에서 HOLIDAY INN EXPRESS 호텔에 투숙했다. 오늘의 감동을 적느라고 한두시간 잠을 절약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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