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생활과 일상/할아버지가 쓰는 규연이의 성장 일기

착한 이종사촌 누나 정민이 229일

느림보 이방주 2013. 11. 26. 05:25

2013. 11. 26

 

착한 이종사촌 누나 정민이  229일째

규연이 이종사촌 누나는 정민이다. 정민이는 규연이와 두 살 터울이다. 요즘들어 정민이가 규연이 누나 노릇을 아주 잘 한다. 처음 규연이가 세상에 나왔을 때 자기 이모인 규연 엄마가 규연이를 안아 주는 것까지 싫어했었다는데 이제는 세상을 더 넓게 보는 안목이 생겼나 보다. 규연이와 잘 놀아주고 세상을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챙겨주기까지 한다고 들었다.

 

아기들은 처음 세상에 나와 엄마랑 만나 엄마가 세상의 전부로 이해할 것이다. 그때는 엄마 이외에는 모두 두려운 존재가 아닐까? 그리고 아빠를 만나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수용한다. 그렇게 서서히 가족을 용남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는 가운데 사회성이 생기게 되겠지. 규연이가 처음 문화센터에 간다고 할 때는 매우 걱정스러웠다. 그러나 문화센터에 가서 선생님을 이해하고 다른 아이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규연이에게 두 살 터울밖에 안되는 이종누나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리고 이종 누나가 규연이를 좋아하고 규연이도 이종누나를 안심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누나와 안심하고 놀면서 남을 이해하고 더 너른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곧 어린이집을 가게 되고 유치원에 가서 선생님과 또래를 만나 남의 존재를 알고 그를 이해하고 타협하는 법을 배워나가게 될 것이다. 

 

이종누나가 규연이를 예뻐하고 놀아주는 것처럼 규연이도 다음에 만나게 될 아우나 이종, 고종, 외종들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아이들이 함께 노는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 보니 둘이서 닮은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정민이는 정민이 대로 여아의 모습을 갖고 규연이는 규연이 대로 남아의 모습이지만 어딘가에 공통점이 있는지 닮은 모습이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의 모습이 얼굴에서 보인다. 착한 한국인의 표본이 두 분을 닮은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