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답사/등산과 여행

전북 완주 동성산 산행

느림보 이방주 2010. 11. 28. 20:51

2010년 전북 완주 동성산 산행

 

2010년 11월 28일

 

오늘은 백만사 산행 날이다. 그런데 회원들이 모두 일이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 아내도 대전에서 테니스 친선게임이 있어 아침 일찍 나갔다. 할 수 없이 이효정대장님과 둘이서 계획했던 산행을 하기로 했다. 9시에 출발하기로 했는데 둘이서 가니까 1시간 당겨서 8시에 산남고 주차장에서 만나 출발하였다. 운전은 이효정 대장님이 했다.

 

학교에서 출발하여 경부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를 거쳐 여산 휴게소에서 잠시 커피를 마셨다. 날씨는 아주 화창하다. 일기예보에서는 전북지방에 비가 온다고 했지만 산행 들머리에 이르러서도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다. 다만 엷은 안개만 시야를 약간 가릴 뿐이었다. 이대장님의 배려로 아주 나즈막한 산이다. 여성회원들을 위한 배려인데 내게도 아주 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성산에 가는 도중에 운암산이 있는데 여기는 부사관학교의 유격학교가 있었다. 절벽의 유격 훈련 코스가 길에서도 보인다.

 

동성산은 낮은 산이지만 주변에 대아저수지와 동상저수지가 있고 주변의 산줄기가 용틀임하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산행 들머리는 대야 저수지를 끼고 돌아 2차선 도로를 달리니 음수교라는 다리가 나오고 다리를 건너니 바로 묘지 주차장이 보인다. 여기에 주차를 하고 올라간다고 한다. 음수교는 대아저수지와 동상 저수지의 사이에 있어서 마치 두 저수지의 경계 같다.

 

동성산 주변의 호수와 산줄기

 

산행 들머리의 음수교

산행 준비를 하는 이대장

동상호에 햇살이 비친다

 

묘지를 지나 활엽수가 우거진 숲으로 오르기 시작하니 경사가 예상보다 가파르다. 숨이 턱에 와 닿는데도 이효정 선생님은 쉴 줄을 모른다. 이럴 때 여성회원들이 그립다. 그리고 조금만 숨이 찰 것 같으면 "5분간 휴식"하고 소리쳐 주던 정가이드님이 생각났다. 그러나 꾸준히 오른다. 어느 정도 숨이 차다가 한 번 숨구멍이 뚫리면 그 때부터는 그렇게 힘들지 않은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지 낙엽이 미끄럽다. 날씨가 포근해서 땀이 난다. 재킷을 벗었다. 모자가 온통 땀이다. 짧은 거리이지만 오르는 길은 그렇게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정상은 아니지만 전망대 바위에 올라 이효정 선생님 사모님이 보내준 인절미를 먹었다. 현미 인절미가 구수하다. 오히려 백미인절미보다 더 고소한 맛이 있었다. 서서 인절미를 먹으며 주변 산줄기와 호수를 바라보는 멋이 있다. 허기도 면했다.  

 

이름 모를 열매와 하늘빛의 조화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준령들

전망대에서

전망대에서 이대장님

동상호의 모습

 

정상은 그리 멀지 않다. 정상석도 없다. 다만 나무에 완주 동성산이라는 나무 표찰을 붙여 놓았다. 해발 558m. 정상에서부터는 등마루를 타는 것이다. 오르막이 조금 있어도 잠깐이다. 내리막길이 바위 틈에 겨우 난 길이라 쉽지 않았다. 그런대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내려오는 길도 땀이 흐른다. 숲을 걷는 재미도 좋다.

정상에서

 

정상에서 이대장님

우람한 산 줄기

산줄기

작은 비탈길도 조심

비탈길

바로 저기가 우리 올랐던 정상

정상을 배경으로

 

둘이서 하는 산행이라 크게 쉴 필요는 없었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그래도 점심을 먹어야 한다. 산에서 거의 다 내려운 한 날망에 앉아 점심상을 차렸다. 둘이 왔어도 상은 푸짐하다. 시간이 넉넉하므로 우리는 함께 근무해도 방이 달라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천천히 식사를 했다. 2년전 함께 백두대간을 다니던 그 때가 생각났다.

 

내려오는 길은 평탄하다. 그러나 마지막 내리막길은 낙엽이 쌓이고 길이 잘 보이지 않는데다가 가팔라서 무릎이 아프도 발까지 아프다. 잠깐 쉬면서 스틱을 꺼내려고 하니 시멘트 포장도로가 보인다. 끝까지 그냥 내려왔다. 계곡으로 올라가는 포장도로는 어디까지 가는 길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모롱이를 도니 공장 같기도 하고 산장 같기도 한 건물이 있다. 숯가마라는 팻말도 있고 산장이라는 간판도 보인다. 2차선 도로에 거의 다 내려왔을 무렵 한 젊은이가 다가와 이곳은 사유지이기 때문에 등산을 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그래 다음부터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산에서 내려오니 바로 계곡으로 올라가는 시멘트포장길이다

산장인지 숯가마인지 곶감공장인지

동상면 사람들은 또 뭔가?

 

한 5분 쯤 걸어 출발지로 왔다. 여기서 2시간 쯤 달려 산남고에 도착하니 3시가 좀 넘었다. 저녁 약속이 6시이니 시간이 많다. 아내는 어쩌면 저녁 모임에 참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문자가 왔다. 그러나 그걸 누가 믿겠는가? 집에 도착하여 몸을 씻고 잠시 졸았다. 만남의 장소로 출발하려고 할 때 아내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아무래도 참석이 어렵다고 ---. 괴강매운탕에서 만나 즐겁게 식사를 했다. 이렇게 11월 모임은 둘만의 산행으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