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답사/해외 여행

중국 황산 삼청산 트레킹 4- 서호

느림보 이방주 2010. 10. 3. 20:33

2010년 9월 26일

 

중국 삼청산 -황산 트레킹 4일째

 

항주 서호 관광

 

 오늘은 항주의 서호를 관광하고 상해로 가서 중국동방항공으로 집으로 가는 날이다. 4일밖에 안 되었는데 집이 그립다. 4시에 일어났다. 짐을 정리하고 5시 40분에 아침 식사를 하였다. 5시 30분쯤 호텔 프론트에 나가보니 차가 이미 와서 대기하고 있다. 짐을 실어 놓고 2층에 있는 호탤식당으로 올라갔다.  간소하게 먹었다. 6시에 출발했다. 비가 계속 내린다.

 

 서호로 가는 중의 마을

 산과 들이 우리나라와 다를 것이 없다.-운무가 일어 더욱 아름답다.

 

항주의 서호는 경치가 좋기로 이름난 곳이라고 한다. 신선이 살 것 같은 경관이라고 한다. 장개석 총이나 손문의 별장이 있다는 것으로 봐서 절경은 절경인가 보다. 그러나 과거에 낭만주의적 학자들의 고장에 정치인들이 도장가계 관광 때는 상강을 생각했고, 계림 때는 도화원기를 생각하게 했었다. 서호는 중국의 시인 묵객은 물론 신선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의 고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중국에 서호라는 이름을 가진 호수가 많기에 이곳이 과연 내가 알고 있는 시인인 林浦의 문학의 근거지가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항주를 흐르는 강이 전당강이라고 하니 임포의 고향이 맞을 것이다. 그는 신선처럼 살았다고 하지만 불구의 몸이었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전하는 말로는 낭만적이고 멋있어 보이지만 그의 삶도 그렇게 화려했던 것만도 아닐 것이다.

 

시후호 [西湖(서호),


중국 저장성[浙江省] 항저우시[杭州市] 서쪽에 있는 호수이다

면적 5.66㎢, 둘레 15km, 평균수심 1.5m, 최대수심 2.8m이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서쪽에 있다. 한(漢)나라 때 밍성호[明聖湖]라고 불렀으나 당(唐)나라 때부터는 도시 서쪽에 있다고 하여 시호[西湖]라고 하였다. 원래는 항저우만[抗州灣]과 연결된 해만(海灣)이었으나 첸탕강[錢塘江]에서 흐르는 토사(土沙)에 의해 해만이 막혀서 된 석호(潟湖)이다.


호수 주위에 난고봉[南高峰]·베이고봉[北高峰]·위취안산[玉泉山] 등이 있으며, 남·북·서의 3면이 구릉으로 둘러싸이고, 호수 북쪽에 구산[孤山]이라고 부르는 작은 섬이 있다. 그 작은 섬에서 동쪽으로 백거이(白居易)가 축조했다고 전해지는 백제(白堤)가 뻗고, 또 호수 서쪽을 소동파(蘇東坡)가 축조했다고 전해지는 소제(蘇堤)가 남북으로 뻗어 현재 산책로가 되어 있는데, 이것에 의해 와이시호[外西湖]·리시호[里西湖]· 허우시호[后西湖]·샤오난호[小南湖]와 웨호[岳湖]로 구획된다.


호수에는 3개의 섬이 있는데, 샤오잉저우섬[小瀛洲島]이 제일 큰 섬이다. 그 섬에는 북송(北宋) 때 세운 좌표 3석탑인 싼탄인웨[三潭印月]가 있다. 현재 볼 수 있는 3석탑은 명(明)나라 때 재건된 탑이며, 탑과의 거리는 62m, 탑의 높이는 2m이다.


한편 호수 주변의 산중에는 송대(宋代)의 명장 악비(岳飛)의 묘소 및 링인사[靈隱寺]·톈주사[天竺寺]·류허탑[六和塔] 등 유서 깊은 명승고적이 산재한다. 또 호수 안의 구산은 《사고전서(四庫全書)》를 소장한 문란각(文瀾閣)이 있었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호수 안에는 섬·제방과 연안의 구릉 및 명승고적이 있다.


서호는 듣던 대로 아름다운 호수였다. 비방울이 드문드문 떨어진다든지 안개가 끼지 않았다든지 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게다가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일요일을 맞은 항주 시민이 모두 이곳으로 모여든 것이 아닌가 할 정도였다. 이 정도 공원을 도는데 중국인들에게도 안내가 필요한 모양이다. 나는 그저 항주 시민이 일요일을 맞아 한가롭게 산책하는 정도로 생각했는데 항주시민 뿐 아니라 중국의 곳곳에서 많은 관광객이 모여들었는지 안내원이 깃발을 들고 줄을 서서 따라가는 관광객을 안내하고 잇었다. 사람들 속을 헤치며 우리는 빨리 걸었다. 상해로 가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이다. 

 

기다려 유람선을 탔다. 비가 내렸다. 주변의 섬이라든지 나무들이 아름다웠다. 역사가 유구한 중국의 유원지에는 얽힌 이야기도 많다. 이곳이 바로 임포가 학을 아들 삼아 매화를 벗삼아 살았다 해도 좋은 경관이었다. 우리 가이드가 안내를 시작하는데 휴대용 확성기를 가진 중국인 안내가 배안에서 큰소리로 떠들어대기 때문에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갑판에 올라가 주변을 바라보았다. 사람이 워낙 많고 시끄러워 옛 신선들이 지녔던 그런 한가로움이나 낭만적 분위기를 느낄 수는 없었다.

 

 서호 -수양버들이 인상적이다

 

임포 [林逋, 967~1028] 


자 군복(君復). 시호 화정선생(和靖先生). 첸탕[錢唐:浙江省] 출생. 불구자로 부귀(富貴)를 추구하지 않고, 서호(西湖)의 구산[孤山]에 은거하며, 매화(梅花)와 학(鶴)을 사랑하면서 독신으로 생애를 마쳤다. 그의 시는 풍화설월(風花雪月)을 평담(平淡)한 표현으로 읊은 것이 많다.

이른바 만당풍(晩唐風)인 신변의 조그마한 감각 세계에 안주하려는 내용의 작품들인데, 그 청신 담백한 시풍은 송시(宋詩)의 선구(先驅)라고 할 수도 있다. 매화시인으로 불릴 정도로 매화를 노래한 작품에 걸작이 많이 있다. 《임화정집(林和靖集)》(4권)이 있다.

 

 임포의 작품 가운데 그가 매화나 학을 좋아한 흔적이 보이는 작품을 하나 골라본다. 이 작품은 구양수가 매우 칭찬해서 유명해 진 작품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칠언율시 가운데 매화의 함련 두구(疏影橫斜水淸淺, 暗香浮動月黃昏)를 극찬했다고 한다. 이 때부터 그랬는지 매화를 암향부동이라고 하는 것은 관용적으로 되어 버렸다. 암향이 부동하는 것은 선비의 모습이라고 했으니 선비의 香은 暗香이어야 하고 이끌어 내거나 떠벌일 것이 아니라 그냥 浮動해야 하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그러나 그렇게 살기가 어디 쉬운 일일까?

 

梅花 매화  

衆芳搖落獨暄姸,          모든 꽃 다 지고 없는 때 홀로 곱게 피어,

占斷風情向小園。         멋진 자태 다 차지하고 작은 동산에 피어있네.

疏影橫斜水淸淺,          성긴 그림자 비껴있는 물은 맑기만 하고,

暗香浮動月黃昏。        그윽한 향기 떠도는 속에 저녁 달 비치네.

霜禽欲下先偸眼,          흰 새들도 내려오다가 먼저 눈길을 보내니,

粉蝶如知合斷魂。        나비도 만약 알았다면 응당 넋이 날아가리라.

幸有微吟可相狎,          다행히도 나직이 시 읊으며 친히 지낼 수 있으 니,

不須檀板共金樽。        악기나 금술 잔은 소용이 없네.

 

 호수가 아름다운 것은 무엇 때문일까? 나도 바다보다 호수를 좋아하는 편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니 이미 바다보다 호수를 더 좋아할 나이가 된 것일까? 빗방울 떨어지는 갑판에 서서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수면을 바라보니 잔잔하기만 하다. 현실 도피하여 이런데 은둔하여 사는 사람들일수록 잔잔한 물을 더 좋아하는 모양이다. 배는 잔잔한 물을 가르며 수면을 미끄러지고 호수에 가득한 유람선에서는 계속 시끄러운 안내방송이 나온다. 신선도 학도 다 머리를 흔들며 도망갈 것 같은 분위기이다.

 

 유람선 차례를 기다리는 많은 인파들

 서호에 모여든 엄청난 神仙들

 유람선 그리고 잔잔한 호수

 끝없는 호수

 유허탑과 주변 별장

 

서둘러 西湖를 벗어났다. 한국요리 식장에서 김치찌개로 점심을 먹었다. 김치찌개가 나름대로 먹을만하다. 점심도 아껴 먹었다. 점심후에 버스를 달려 상해로 향했다. 3시간 거리라고 하지만 상해에 도착해서 시간이 더 걸린 것 같다. 비는 계속 내렸다. 항주에서 상해로 향하는 길의 넓기만한  들판이 한없이 부러웠다. 상해에 다가올수록 관개시설이 아주 잘 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도로로 친다면 간선이 있고 지선이 있다. 말하자면 간류가 있고 지류가 있는 것이다. 그런 물이 밭과 논으로 흘러들어가고 幹流에는 배가 다닌다. 농로 역할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수로가 농로 역할을 한다면 그것도 일석이조일 것이다.

 

상해 포동공항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은 우리 인천공항보다 더 너른 것 같다. 상해가 아주 중국에서는 가장 잘 사는 도시라고 하지만 상해는 이미 공산주의를 벗어 던진 느낌이다. 20시기 초 가난한 사람들의 꿈이었던 공산주의는 이런 결말로 끝을 맺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점심 먹은 한식당

 항주의 거리에 다니는 택시는 모두 소나타이다

 

 출국수속

포동공항 건물의 천장

 

포동공항에 도착하여 입국수속을 하고 길게 기다려 항공기에 탑승했다. 항공기는 올 때보다 훨씬 컸다. 비행기는 비내리는 상해를 박차고 하늘로 올랐다. 우리나라엔 날씨가 아주 좋다니까 걱정이 없다. 인천에 도착하여 짐을 찾고 처음 타고 왔던 전세 버스를 탔다. 푸근하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맘 편히 잘 수 있을 만큼 의자가 편안하고 다리를 마음 놓고 뻗을 수 있을 만큼 공간이 넓다. 차도 흔들림 없어 편안히 잘 수 있었다. 체육관에 도착하니  아들이 마중나와 있다. 그래서 집이 좋다.

 이번 중국 여행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황산에 대한 욕심만 조금 던다면 그런대로 괜찮은 여행이었다.

 

산은 우리가 정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를 받아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