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17. 금요일
주사 한방 맞을래요? - 281일째
<규연이의 일기>
오늘 문화센터에서 의사 놀이를 했어요. 의사선생님이 입는 하얀 가운을 입고 청진기를 목에 걸고 장난감 주사기를 가지고 정말 의사 선생님이 된 것 같았어요. 보아요. 의젓하지 않아요? 같이 짝이 된 친구는 이상하게 머리가 하나도 없어요. 얼마나 이상할까? 이 친구 머리는 언제든 나기는 나겠지요? 몸도 약해 보이고요. 친구들은 모두 그냥 멍하니 있는데 나는 정말 의사가 된 것처럼 주사를 가지고 누구 엉덩이에 놓을까를 살펴보아도 아무도 없어요. 주사를 맞는 인형이라도 있으면 얼마나 재미 있을까 생각했지요.
그래서 앉아서 주사기를 살펴보기도 하고 청진기를 살펴보기도 했어요. 청진기는 어떻게 소리가 귀로 들어갈까 주사기는 어떻게 우리 몸에 약을 넣을 수 있을까? 이런 것들이 궁금하고 이상해서 꼼꼼히 살펴 보았어요. 엄마는 핸드폰을 가지고 내가 노는 모습을 사진 찍었어요. 내가 어디 집중하면 입이 심하게 나오는 것이 엄마는 재미있다네요. 다 커서도 이러면 어쩌지요? 그리고 내 볼은 왜 이렇게 늘어질까? 아빠는 코가 볼에 묻힌다느니 볼이 쏟아지겠다느니 놀려대기만 하고, 엄마는 나온 입이 매력의 포인트라고 하고, 할아버지는 집중할 때는 입을 나오지 않게 조심하라고 하는 것을 보면 볼이 문제는 문제예요. 할머니는 나온 볼은 크면 저절로 다 들어간다고 했어요. 청진기와 주사기를 번갈아 가지고 놀다가 "에라 쏟아지려고 하는 내 볼에 한 번 주사를 놓아야겠다. 그러면 혹시 아나 볼이 들어갈지. 사람들은 쭈글쭈글한 볼이 펴지도록 보톡스가 뭔가 맞는다는데 말이야." 생각하고 볼에 주사를 놓아 봤어요. 장난감 주사기라도 볼에 놓으면 안 되겠지요?
'문학생활과 일상 > 할아버지가 쓰는 규연이의 성장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작 저리 가야 할 사람 (0) | 2015.01.20 |
---|---|
홀로 서기 성공-286일 (0) | 2014.01.22 |
할머니랑 놀았어요- 280일 (0) | 2014.01.16 |
비누방울 놀이-276일 (0) | 2014.01.12 |
이제 말할 수 있어요. -275일 (0) | 2014.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