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생활과 일상/할아버지가 쓰는 규연이의 성장 일기

이제 가고 싶은데 다 가요. 214일

느림보 이방주 2013. 11. 11. 22:41

2013. 11. 11.

 

 

이제 가고 싶은데 다 가요 - 214  일째

 

 

이제는 가고 싶은데 다 간다. 기는 것을 해결했다. 집안 구석 어디든지 다 간다. 다만 배로 밀고 다니기가 불편하다. 그러나 누웠다 엎쳤다 하던 옛날을 생각하면 얼마나 통쾌한 일인가. 돌아다니면서 방바닥에 발견하는 이상한 물건을 관찰한다. 무조건 입에 넣지 않고 손으로 만져보고 눈으로 관찰한다. 장난감을 발견하면 그것을 가지고 놀고 자기가 가지고 놀고 싶은 장난감을 찾아 제방으로 건너가기도 한다. 엄마가 놓아준 이유식의 하나인 쌀 튀밥도 엄지와 검지로 주워 입에 넣는다.

 

팔꿈치로 기어다니다가 손바닥으로 땅을 짚고 일어선다. 곧 일어설 자세이다. 그래 그렇게 앞을 보아라. 그냥 앞만 볼 것이 아니라 15도쯤 위를 바라보아야 하느니라. 위를 바라보아라. 남자는 그렇게 위를 바라보아야 한다. 땅을 짚고 다리를 편치면 그것이 혼자서 일어서는 것이다. 곧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