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수필과 비평 하계 문학 세미나 참석
일시 : 2015년 8월 29일(토)~8월30일 (일) 1박2일
장소 : 경상남도 창녕 부곡 로얄호텔
우포늪, 창녕 고분군, 창녕 박물관
주관 : 수필과 비평
문학 강연 : 글감 통찰과 수필쓰기 (정목일 수필가)
1부 수필과 비평 문학상/ 신인상 시상식 참석
수필과 비평사에서 주관하는 문학세미나에 참석할까 말까를 정하지 못해 한동안 고민했다. 그런데 언뜻 "말은 할까 말까 고민하지 말고 참으라" " 모임에는 갈까 말까 고민하지말고 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등록해 버렸다. 가지말까 하는 것은 월간 한국수필 출신으로 한국수필가협회, 한국수필작가회 회원이면서 남의 잔치에 참석하여 폐를 끼치는 것 같기도 하고 서먹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서로에게 불편햬기 때문이다. 그러나 참석하고 나면 전혀 후회되지 않았던 기억도 있어 참석하게 되었다. 더구나 이번에는 우리 충북수필문학회 변종호 회원이 제 15회 수필과비평 문학상을 받고, 분평동 일책 출신이며 충북수필문학회 회원인 오문재 회원이 신인상을 받으므로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11시 30분에 집에서 출발하여 마을 BR화원에서 꽃을 샀다. 그런데 시상식에 도착해 보니 꽃이 싱싱하지 않아 수상자들에게 민망했다. 충북수필 관례에 타문학상 수상자에게는 꽃다발을 주지만 신인상 수상자에게는 주지 않게 되어 있어서 한 분은 개인적으로 선물할 수밖에 없는데 도착해서 오히려 민망해서 꽃집이 원망스러웠다. 문의 IC로 진입하여 상주에서 중부내륙으로 들어 갔다. 오성 IC에서 바로 부곡로얄관광호텔을 찾았다. 등록을 하고 보니 너무 일찍 도착해서 남의 정기 총회에 참석하는 꼴이 되어 바로 밖으로 나와 인근 마을에 들어가 동네를 훑어 보았다. 사는 건 다 그렇고 그렇구나. 다만 우리 고장 보다 대추나 감이 더 성하고 참깨 열매가 더 많이 달리고 들깨도 벌써 열매가 들기 시작했다.
오후 3시 30분에 시작이라 3시 10분쯤 해서 시상식장에 갔다. 한경선 편집장이 반갑게 맞아 준다. 수필과 비평사 오영실 주간을 만났다. 모두 반갑게 맞아 주었다. 정목일 교수에게 인사를 드리고, 허상문, 김상태 교수, 박영수 선생님과도 인사를 나누었다. 김애자 선생님이 보여서 반갑게 인사했다. 충북수필 김홍은 교수, 이은희 선생님와도 인사했다. 그리고 수상자인 변종호 회원, 오문재 회원에게 축하 인사를 드렸다.
홀 안에 모인 사람들은 줄잡아 300명 이상 되는 것 같다. 나는 비교적 앞자리에 앉았는데 뒤까지 가득하다. 나는 수필과비평 청주지역 회원들이 앉아 있는 곳에 함께 앉았다. 모임득 선생님이 매우 반가워 했다. 수필과비평 작가회의 몇 몇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식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내빈 소개도 길다. 여기서도 가급적 자기 회원은 소개하지 않았다. 손님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리고 수필가는 또 가급적 소개하지 않았다. 시인, 소설가, 평론가를 소개했다. 평론가는 모두 교수들이었다. 나는 명찰에 문학평론가라고 되어 있어 내빈으로 소개되려나 하고 은근히 기대했다. 그런데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더니 소개가 끝나갈 무렵 "충북수필문학회 회장이며 평론가인 이방주 선생님 소개합니다." 하는 사회자의 말이 나왔다. 기분 좋았다. 축사가 길고 시상식도 길다. 갈길은 먼데 말하는 이들은 할 말이 많다.
변종호 선생님의 수상 차례가 되어 나는 사진을 몇 장 찍어 드리고, 다음에 오문재 선생님의 수상 차례가 되어 또 몇 장 찍어 드렸다. 오선생님은 신인상을 받고 등단하는 감격적인 순간에 가족이 한 분도 오지 않아 쓸쓸해 보였다. 시상식이 끝나고 우리 회원들과 기념 촬영을 했다. 청주지역 수필과비평 작가회의 측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기에 몇 장 찍어 줬다.
부곡로얄관광호텔
수필과비평 문학상 -변종호 회원
신인상을 수상하고 수필가로 등단하는 오문재 회원
충북수필회원들과 기념 촬영-회원아닌 분 두 분
2부 문학 강연 <글감 통찰과 수필쓰기> 정목일 수필가
2부는 정목일 교수가 글감통찰과 수필쓰기라는 주제로 주제 강연을 했다. 그분은 수필도 좋고 내용도 좋은데 말이 답답해서 강연 듣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용이 아주 초보적인 수필가들에게 필요한 내용이고 쉽고 꼭 필요한 것으로 좋았다. 지루하지 않게 빨리 끝나서 더 좋았다. 그 분의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원고를 읽었다. 우너고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개인적인 생각을 주로 발표했다. 다른 때보다 이번에는 훨씬 유익했다.
내용은 주로 소재의 발견, 수필의 소재 찾기, 소재 찾기의 요령, 소재 찾기의 구체적 방법, 좋은 소재 등으로 구분하여 이야기를 했는데 소제목들이 모두 같은 말이라 의아했는데 내용은 유익하고 모두 다른 것이었다. 한 마디로 줄여서 말하면 오감을 통해서 대상을 자세히 관찰하고 대상을 확실히 안 다음 인생과 결부시켜 해석하고 의미를 찾아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저녁 식사는 회의 장소에서 뷔페로 했다. 음식이 모두 맛있었다. 육식을 하면 안되는데 접시에 담고 보니 또 육식이다. 그래서 다음 접시에는 브로콜리를 비롯한 채소를 중심으로 과일을 담아 왔는데 어느새 슬쩍슬쩍 인절미와 크림빵이 섞여 있다. 그래서 과식을 했다. 점심에 라면을 먹었으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잔치 국수를 담아 왔다. 술은 소주를 한 잔 마셨는데 어느 분이 창녕의 특산품인 양파와인을 권해서 한 잔 마셨다. 양파 냄새는 나지 않았다.
객실에 들어가 몸을 씻었는데 확실히 물이 좋았다. 호텔에서 세미나 참석자들에게 한해서 사우나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하는데 귀찮기도 하고 해서 그만 두었다. 청주지역 수필과 비평 회원 한 분과 편안하게 잤다.
※※ 문학 강연 내용
1. 소재란 무엇인가?
흔히 재료나 바탕을 일컫는 말이다.
'-감', -거리'를 말하며 주제를 살리는데 필요한 선택적인 재료를 제재(題材)라고도 한다. 재료나 바탕이라고 하더라도 문학의 소재와 미술의 소재는 개념상의 차이가 있다.
예컨대 공예의 경우만 하더라도 소재에 따라서 목공예(木工藝), 석공예(石工藝), 금속공예, 유리공예, 칠보공예, 도자기공예 등으로 분류가 되며, 이것이 곧 문학의 소재와 동일한 개념은 아닌 것이다. 공예나 조각에 있어서 재료(소재)는 작품을 형상화시키는데 사용하는 물질을 가리키지만, 문학의 소재인 자연물, 인간사(人間史), 느낌과 상상 등은 정신적인 대상이라고 보아야 한다.
시, 소설, 희곡, 수필 등 어느 문학 장르이든 글감이 없이는 글을 써갈 수 없다. 집을 지으려면 나무, 시멘트, 돌, 기와 등이 필요하듯 글을 쓰려면 글감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
수필에 있어선 글감(소재)은 무궁무진하다. 다른 문학 장르와는 달리 수필의 소재는 무엇이든 수용할 수 있다.
① 자신이 경험한 신변잡사
② 자연에 대한 관찰, 감상
③ 자신의 생각, 주의, 주관, 견해
④ 사회생활, 제도, 풍습, 양식, 인정 등 세간사(世間事)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
▷수필은 무엇이라도 담을 수 있는 용기(用器)라고 볼 수 있을지니, 무엇을 그 속에 담든 그것은 오로지 필자 자신의 선택에 맡길 수밖에 없다(金晉燮)
▷인간성에 관한 것이나 관습이나 역사나 예술이나 교육, 과학, 정치, 경제, 종교, 스포츠 등의 모든 방면의 것을 제재로 할 수 있다(白鐵)
▷평론의 대상은 문학이요, 수필의 대상은 사유(思惟)의 전영야(全領野)―비록 단편적일지라도 수필인 것이다.(金東理)
수필의 글감은 천지간(天地間)의 모든 사물과 인간사(人間事)와 인간이 보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다 해당된다.
그러나, 이 세상의 모든 것들과 자신이 보고 느끼는 것들이 수필의 소재(제재)가 될 수는 있지만, 필자의 선택에 따라 글감이 정해지면 그 선택의 기준이 되는 것은 필자의 안목이 아닐 수 없다.
세상의 모든 것이 소재가 될 수 있어도, 필자의 눈에 들어 선택되지 않으면 '소재'가 아닌 것이다. 소재를 많이 가진 작가가 있고, 소재 빈곤으로 글을 쓰지 못해 고민하는 작가도 있다.
2. 수필에서의 소재의 중요성
수필은 소설, 희곡에 비해 비교적 짧은 산문이기 때문에 소재의 선택 여하에 따라 수필의 성패가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수많은 사물과 세간사(世間事) 중에서 작가가 어느 것을 '소재'로 선택하게 될 때는 마음속에서 주제와 구성까지를 함께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소재 선택은 작가가 지금까지의 삶을 통한 총체적인 가치 기준의 발동이며, 안목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소재 선택에 자신의 취향, 관심, 개성이 작용하며 품격, 미의식, 인생관, 가치관이 포함된다. 수필집의 목차를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작가의 삶의 모습, 의식, 정신세계를 짐작할 수 있는 것도 이 까닭이다.
수필은 자신의 삶의 모습과 개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문학이므로 '소재 선택'이 곧 문학의 성패와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문학 장르 가운데서 수필 소재의 비중은 소설이나 희곡에 비하여 현저하게 크고 무겁다. 하나의 자연물에서, 친구의 얘기에서, 눈이나 비가 오는 모습에서 갖는 느낌만으로도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지만, 소설이나 희곡은 줄거리가 있어야 한다.
'오물', '변소' 등 악취가 나는 소재를 다루더라도 글 속에 고결한 인품의 향기를 뿜는 사람이 있고, '난', '매화' 등 고아한 향기를 내는 소재를 다루더라도 악취가 나는 사람이 있다. 소재 선택도 중요한 것이지만, 어떻게 빚어내느냐(형상화)하는 역량과 솜씨에 따라 그 경지는 달라진다. 돌멩이, 모래알을 그냥 보잘 데 없는 것으로 눈 여겨 보지 않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 소재에 '몇 천년의 세월과 삶'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수많은 소재들 중에서 소재를 선택할 줄 아는 안목, 그리고 이 소재를 바탕으로 작품으로 빚어내는 솜씨가 있어야만 자질을 갖춘 수필가라 할 것이다.
3. 소재 찾기의 요령
수많은 소재 감 가운데서 어떤 것을 나의 글감으로 골라잡을 것인가? 이것은 쉬운 일처럼 느껴지지만 그렇지 않다. 어느 것 하나, 마음놓고 골라잡을 수 있게 만만한 게 없다.
소재 감을 그냥 봐 넘겨서는 안 된다. 소재 감에서 '나'를 찾는 의식, 소재에서 인생적인 것을 찾아보는 의식이 있어야만 '소재'가 눈에 띈다.
백일장에서 '나무'라는 제목이 나왔다고 생각해 보자. 백일장에 참가한 사람들은 저마다 '나무'를 떠올리면서 어떻게 써나갈 것인가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때, '나무'라는 대상만을 생각할 게 아니라, '나무와 나', '나무와 4계절', '나무와 해', ' 나무의 삶', '나무와 인생' 등으로 연계시켜 사유를 넓혀 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런 과정 속에서 주제와 구성이 떠오르게 마련이다. 소재에서 인생과 관련하여 그 어떤 모습, 성격, 의미를 발견하고 생각할 줄 아는 힘, 그것이 바로 작가의 안목이다.
소재에서 인생적인 것을 찾아보는 작업이 곧 글을 쓰는 과정이 아닐 수 없다.
① 대상으로서의 소재 감
② 소재 감에서 '나'를 찾는 작업
→ 소재와 나를 결부시킴
③ 소재 감에서 '인생적인 것'을 찾아보는 작업
→ 연관화 작업
①은 단순, 평면적이어서 좋은 글이 나오기 어렵다.
②, ③은 소재 감에서 인생과 결부, 연관화시킴으로써 대상이 입체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소재 감에서 인생적인 것을 찾아보는 연관화 작업이 이뤄지려면 △관찰 △연상(인생과 결부) △의미 부여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연관화 작업으로 다음의 방법이 유용하다.
▶동질성 찾기
두 가지 이상의 소재에서 동질성을 찾아 비교하는 방법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안톤슈낙)
<나의 사랑하는 생활> (피천득)
▶이질성 찾기
두 가지 이상의 이질성을 찾아 비교하는 방법
<아내와 나> (김태원)
▶상반성 찾기
두 가지 이상의 소재에서 상반성을 찾아 비교하는 방법
<세느강과 청계천> (정봉구)
▶개성 찾기
두 가지 이상의 소재에서 각각 개성을 찾아 비교하는 방법
<달빛 백자> (정목일)
소재가 궁할 때는 어디서 구해 오나? 하고 궁리를 해 보아야 한다. 소재를 잘 찾는 사람이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작가라 할 것이다.
▶과거
지나온 삶의 발자취를 뒤돌아 혹은 삶의 성찰을 통해 깨달음과 얻을 게 없는 가를 더듬어 본다. 일기장, 메모장, 사진첩, 편지철 등이 소재 감을 제공해 준다.
▶현재
오늘날 자신이 처해 있는 삶의 현장과 모습을 살펴보면서, 삶의 질(質)과 인생의 경지를 높이려는 노력을 생각해 본다.
독서, 예술감상, 여행, 대화, 교육, 취미활동 등의 노력에서 소재를 얻을 수 있다.
▶미래
미래에 대한 대응과 삶의 설계를 통해 성장과 발전을 위한 길의 모색과 소재를 얻을 수 있다.
상상, 계획, 희망 등을 펼쳐봄으로써 소재를 얻을 수 있다.
처음 수필을 써보려는 사람들에겐 가장 잊을 수 없는 사람과 일, 감명을 받았던 일,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일,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한 일, 가장 아끼는 것이나 사랑하는 일들 등에 쓴다면 쓸거리가 쉽게 풀려질 것이다.
소재 찾기의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정답이 따로 있을 수 없다. 이 세상의 수많은 소재감 중에서 자신이 필요로 하는 소재를 구하기 위해서는 소재를 발견하는 안목을 넓히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이 일은 단숨에 획득되는 것이 아니고, 인생 체험과 경지에 따라 얻어지는 것인 만큼 부단히 노력하는 길밖에 없다.
그러나 소재 발견과 선택은 이것을 가지고 주제에 맞게 작품으로 빚어내야 하므로 형상화하는(글을 써 나가는) 과정에서 무리 없이 소화해 낼 수 있는 것으로 골라야 할 것이다.
▶관심에서부터 발견
소재 찾기는 자신의 관심분야에서 찾는 것이 글을 써 나가는데 무리가 없다. 관심분야는 늘 자신이 주의 깊게 통찰하고 생각해오던 것이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깊이 있게 다룰 수 있다.
예컨대 야생화의 생태, 나무들의 관찰, 패션, 수집, 취미, 사상, 주의 등에 있어서 일관성 전문성을 갖고 탐구하는 자세와 실천이 뒷받침돼야 한다.
▶주변에서부터
먼데서, 고귀한 것에서 소재를 찾으려 들지 말고, 자신의 주변에서부터 가까운데서, 일상에서 소재를 찾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가정(가족)→이웃(친구)→사회→국가→세계로 소재를 나에서부터 밀접하고 가까운 것에서부터 점차 확대해 나간다.
일상사 중에서 단순하고 스쳐 가는 것에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그 일들은 내 인생에 무슨 흔적을 남기는가? 이런 발상과 시각으로 삶을 두루 살피는 가운데서 지극히 평범하고 단순한 소재들이 광채를 내고 다가올 수 있다. 주변에서부터 소재를 찾아내는 안목이 필요하다.
▶옛 것과 새로운 것에서
삶은 언제나 과거-현재-미래로 진행된다. 옛 것은 과거의 내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오늘의 삶과 과거의 삶을 비교 점검하면서 자신을 성찰하고 새로운 삶을 예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과 미래는 무턱대고 뿌리 없이 피어난 것이 아니고, 과거라는 토양에서 이어져온 것인 만큼 과거에서 현재와 미래를 보고, 또한 삶에서 과거(역사)를 통찰하는 눈을 가짐으로써 변화와 비교선상에서 소재를 발견할 수 있다.
▶체험의 확대
수필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하는 문학이라는 점에서 체험의 한계를 부수고 확대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취재, 여행, 탐구활동 등은 직접적 체험의 확대가 되며, 독서, 예술감상, 예기듣기 등은 간접 체험의 확대이다.
체험의 확대는 넓게 깊게 그리고 높게 사유의 폭을 확대하고, 새로운 세계로 눈을 뜨는 것인 만큼 글을 쓰는 동기를 부여해 준다.
4. 어떤 소재가 좋은가?
어떤 소재가 좋은가? 하는 점은 작가에 따라서, 또한 독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보편적으로 독자의 입장에서 좋은 소재의 요건을 생각해 본다.
▶흥미성
아무리 분할성이 뛰어난 작품이라 할지라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여 독자들에게 외면당한다면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문학성 속에는 흥미성까지도 포용하고 있어야 한다.
독자에게 흥미를 주는 대상(소재)이어야만 친근감을 얻을 수가 있다.
▶참신성
사람들의 관심은 언제나 새로움에 대해 갈증을 느끼고 있다. 예술은 기존의 틀과 질서를 깨고 새로운 질서의 세계를 구축하려는 데서 이뤄진다.
소재 자체가 구태의연한 것이라든지, 일상에서 언제나 대면하는 것들이라면 독자들에게 흥미를 주지 못할 것이다. 독자들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 탐구, 발견, 생각을 펼치는 데서 흥미와 관심을 갖게 한다.
이 '새로움'은 독자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러나 '참신성'은 새로운 체험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겪는 일상생활에서, 혹은 모두가 진부하다고 느끼는 평범한 것들에서 작가가 얼마든지 새로운 시각과 해석으로 '참신성'을 불어넣을 수가 있는 것이다. 소재 자체가 참신하면 더욱 좋겠지만, '평범' 속에서 '비범'을 발견할 줄 아는 새로움의 '눈'과 진부한 것에서도 전연 새로운 발상과 해석을 끄집어 낼 수 있는 안목과 경지에서도 '참신성'을 느낄 수가 있다.
참신성은 깊이에의 천착이며 명상을 통한 발견에서도 얻어진다.
▶특이성
소재 자체가 보통 사람들에게는 경험하기 힘든 특이성, 전문성이 있다면 독자의 관심을 끄는 요건이 된다.
정신과전문의, 동물사육사, 곤충연구가, 기상관측사, 식물재배가, 탐험가, 오지여행가 등의 글에서는 특이한 체험 세계를 펼치므로 많은 사람들이 애독하게 된다.
수필가들도 자신만의 탐구분야를 개척하여야 하며 전문가 이상의 지식과 연구로 수필의 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개성
수필은 다른 문학 장르보다 자신의 개성을 잘 드러내는 문학이라는 점에서 소재 발견과 선택에 있어서 자기 개성과 잘 맞는 것을 고르는 게 좋다. 개성에 맞는 소재이어야만이 유감없이 자신의 체험세계를 형상화할 수 있는 것이다.
3부 문학기행 -우포늪, 옥전 박물관, 창녕박물관
◈ 우포늪
우포늪은 말로만 듣고 언제 한 번 가보나 하고 벼르기만 했는데 이번에 오게 되어 참으로 다행스러웠다. 우포늪은 천연기념물 524호로 세계최대의 자연 늪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자연 내륙 습지로 창녕군 유어면, 이방면, 대합면, 대지면 등 4개의 면에 걸쳐 있다. 1998년 람사르 협약에 등록되어 보호 되고 있다. 면적은 약 854ha라고 하는데 대대 제방에 올라서 바라보니 끝이 보이지 않는다. 여기는 수많은 수생식물과 수생 동물 조류가 서식하고 있어서 동식물의 낙원이 아닐 수 없다. 습지는 우포늪, 목포늪, 사지포, 쪽지벌 4개 영역으로 구분된다고 가이드는 말한다.
늪의 둘레에 걷기 도로가 있고 걷기 도로는 자전거도 다닐 수 있어서 자전거를 타면 하루에 다 돌아 볼 수 있을 것도 같았다. 이번 탐방은 연세 많은 분들도 있고 300면 가까운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여들어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없었다. 계속 가족들과 다시 한 번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늪 주변의 느렁진 버드나무 가지와 갈대, 그리고 마름, 부들, 부평초 같은 식물이나 식물에 의해서 이루어진 섬 위의 백로들까지 모두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주변에 우포늪에서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허가 받은 어부들이 있다고 하니 붕어찜도 있을 수 있다. 여기서 하루를 보내기 딱 좋은 곳이다.
제방을 걷는데 타 지역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문학에 대한 이야기, 자연에 대한 이야기, 우리 지역의 김애자 선생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돌아 나와서 생태관을 둘러 보았다. 우리 세대야 어린 시절 다 보고 자란 동식물이지만 우리 손자 규연이는 참으로 신기한 게 많을 것 같다. 규연이를 데리고 한 번 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포늪 안내 지도
우포늪 생태 관찰 지도
대대제방에서
초록에 덮인 우포
군데군데 마름이 보인다.
우포늪
먼 곳까지
스마트폰이 대세
점은 생명이다의 저자 수필가 김애자 선생님과 함께
청주지역 수필과 비평 작가회 회원들과
◈ 창녕 옥전 고분군
가야시대 고분으로 추정되는 창녕 옥전고분군에 갔다. 나는 버스가 도착하지 전에 내 차로 달려 먼저 도착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바로 고분으로 올라갔다. 이 고분군은 낙동강 지류인 환강변 구릉에 밀집되어 있는 4세기에서 부터 6세기까지의 가야시대 고분군이다. 주변에 고분은 약 1000개 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주변에 발견되어 정비한 것은 18기라고 한다. 고분은 대개 크기가 조금씩 다른데 큰 것은 봉분 지름이 약 30m, 작은 것은 봉분 지름이 약 20m 쯤 되는 것 같다. 특이한 것은 어떤 고분은 바닥부터 그냥 성토를 했고 어느 고분은 아랫쪽에 돌로 축대랄지 둘레석이랄지 두세칸 쯤 올리고 흙으로 성토를 했다. 고분군 바로 아래에 창녕박물관이 있는데 박물관 앞에 2차선 도로가 있고 이 도로가 고분군을 둘로 나누었다. 그래서 박물관쪽에 있는 고분들과 반대편에 있는 고분이 나뉜다. 나는 박물관 반대쪽 주차장에 차를 세웠기에 먼저 그쪽으로 올라가서 둘러 보았다. 밖에서 보면 크기만 다를 뿐 구분되지 않는다.
고분 사이를 돌고 다시 내려와 고분의 모형을 돌아 보았다. 하나의 봉분에 한 사람만 매장한 것이 아니라 몇 명을 함께 매장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이것은 아마도 순장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순장한 소녀도 있다고 한다. 주변에 만들어 놓은 모형을 돌아보고 박물관 뒤로 돌아 뒤쪽의 고분들을 둘러 보았다. 여기는 그 크기가 더 차이가 심하고 대부분 봉분의 아래쪽을 돌로 둘레석을 쌓아서 봉분의 흙이 무너지지 않도록 했다. 봉분 맨 위쪽으로 올라가니 지금 발굴 조사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카메라를 들고 망을 넘어 들어가서 한 장이라도 찍으려다가 젊은 관리인에게 한심하다는 말투의 원망을 들었다.
박물관으로 갔다. "비사벌 지배자의 기억을 더듬다"라는 현수막이 있다. 그래서 창녕의 옛 이름이 비사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사'라는 말은 붉은 모래라는 의미라고 한다. 발굴 조사에 의하면 덧널무덤,구덩식 돌덧널무덤, 앞 트임식 돌방무덤, 굴식 돌방무덤이 있고 아마도 지위에 따라 다른 것인지 성별에 따른 것인지 신분에 따른 것이든지 할 것이다. 여기서는 철제 무기나 금제 관이나 마구류, 갑옷 같은 유물이 출토되어 다량의 토기가 나왔다고 한다. 금귀고리 목걸이는 아직도 형체가 그대로이며 매우 화려하다.
이 고분군은 가야 문화 뿐 아니라 삼국시대의 정세와 동남아 역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한다. 역사도 아는 것 만큼 보인다. 이런데 올 때마다 역사에 대한 무지함을 느낀다.
박물관 반대쪽 고분들
박물관 뒤쪽으로 모여 있는 고분들
박물관 반대쪽에서 멀리 보이는 매우 웅장한 고분을 당겨서 찍어 보았다
박물관쪽 고분들은 이렇게 둘레석이 있다.
박물관 뒤쪽에서 길 건너고분군까지 한꺼번에 찍어 보았다. 멀리 창녕읍 시가지도 보인다
발굴 현장
발굴 현장
박물관 내부에 묘지 성토 과정 모형
박물관 내부에는 많은 정보를 그림과 글, 영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것만 다 듣고 읽어도 고분에 대해서 상당한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더 알고 싶은 것은 많으나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창녕 화왕산 밑에 있는 양반 전통 청국장에서 점심을 먹고 차를 몰았다. 지난 밤 잠을 푹 자지 못해서 졸음이 올 것 같았으나 오 선생님이 함께 오면서 계속 이야기를 해 주어서 졸릴 여유가 없었다.
(2015.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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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충북수필문학회 16대 회장, 이방주 수필가 선임 (0) | 2015.02.11 |
관세음보살님 보고 계시는지요 - 증평 율리栗里 석조관음보살입상石造觀音菩薩立像 앞에서- (0) | 2015.0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