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답사/한국의 사찰

충남 청양군 칠갑산 그리고 마곡사

느림보 이방주 2010. 3. 31. 14:42

 2010년 3월 28일

 

1. 칠갑산

 

오늘은 충남 청양에 있는 칠간삽을 가기로 한 날이다. 우리 조화로운 모임인 백만사 회원은 매월 제 4주 일요일에 정기적으로 등산을 한다. 이번 칠갑산 산행도 역시 이효정 선생님이 계획하고 일정을 짜서 함께 떠나기로 하였다. 그런데 이완호 회원 내외분은 가족 행사 관계로 참석하지 못했고 정우종 회원 내외분은 다른 일정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 이효정 대장 내외분, 이용원 회원 내외분 이렇게 6명이 조달청에서 만나 차 두 대로 출발했다. 출발은 예정대로 9시이다.

 

<개요>

 높이 561m로, 청양군의 중심부에 있다. 1973년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차령산맥에 속하며 북쪽의 한티고개(大峙:대치)를 지나 동쪽에서 서쪽으로 대덕봉(大德峰:472m)·명덕봉(明德峰:320m)·정혜산(定惠山:355m) 등과 이어진다.

대치천(大峙川)·장곡천(長谷川)·지천(芝川)·잉화달천(仍火達川)·중추천(中湫川) 등이 산의 능선을 따라 내려 흘러 금강으로 흘러간다. 계곡은 깊고 급하며 지천과 잉화달천이 계곡을 싸고 돌아 7곳에 명당이 생겼다 하여 칠갑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문화재는 신라 문성왕 때 보조(普照) 승려가 창건한 장곡사(長谷寺)에 많이 있다. 장곡사의 상대웅전·하대웅전·금동약사여래좌상·철조비로자나불부석조대좌 등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철조약사여래좌상부석조대좌는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한티고개에는 최익현(崔益鉉)의 동상이 있고 공주시로 통하는 대치터널이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칠갑산 산행지도

 칠갑산 주변 

 칠갑산 산행 안내도

 

우리는 조치원을 거쳐 1번 국도를 달리다가 공주를 거쳐 칠갑산 휴게소 아래에 있는 천장호 주차장에 들러 이효정 대장님 차를 주차했다. 벌써 주차장에  들어오는 차들이 많다. 우리는 바로 내 차에 올라 장곡사 입구에 있는 장승공원으로 달렸다. 길이 구불구불하고 좁은데다가 초행이라 조심스럽게 운전했다. 천장호에서 장곡사 장승공원까지는 13km 쯤 되었다. 주차장에는 주차 안내원이 친절하게 안내해 주는데도 주차비는 없었다.

 

 고속도로 공주휴게소

 

칠갑산 정상에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지만 우리는 사찰로 능선을 버리고 제일 크게 돌 수 있는 삼형제봉을 오르는 장곡길로 올라가서 삼형제봉을 거쳐 칠갑산 정상을 거쳐 천장호로 내려가기로 했다.  그렇게 먼 길은 아니다. 전에 한 번 한치 고개까지 차를 타고 와서 칠갑산 정상까지 간 적이 있었는데 산행이라기보다 산책로를 걷는 기분이었다.  또 사찰에서 오르는 길도 1시간 정도 걸으면 정상까지 갈 수 있다고 한다. 산행의 맛을 제대로 보고 땀도 조금이라도 흘리기 위해서 택한 길이 삼형제봉으로 오르는 장곡로이다.

 

주차장에서 바로 장승공원으로 이어진다. 장승공원에 가니 갖가지 모양이 장승들이 열병식을 하듯 줄지어 서 있다. 장승은 거대하게 굵은 것도 있고 아주 가느다란 것도 있다. 약간 해학적이면서 지방의 특색을 상징하는 것들이 많아 가히 지방시대라고 할만 했다. 장승은 원래 이정표로 쓰이면서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했던 다소 토속 신앙적인 성격이 있어 다른 종교인들에게 금기시 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우리 문화의 하나로 소종하게 이어지고 있다. 우리 고장 청원 문의 장승 공원도 갖가지 해학적인 장승이 있어 우리를 즐겁게 해준다. 장곡사 장승공원이 칠갑산을 주제로 하면서 고추와 구기자라는 특산물을 내세웠다고 하면 문의 구룡산 장승공원은 주민들의 화합과 풍요를 빌면서 아울러 성을 주제로 했는데 이것은 다산을 비는 소망을 담은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어느 산악회인지 시산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산악회 규모가 얼마나 크기에 준비를 엄청나게 많이 해 왔다. 동동주만 해도 말들이 통이 5 통 정도는 되었다. 장승공원의 주인인지 天下大將軍 장승과 地下女將軍 장승 앞에 아주 제단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런데 웬 시산제가 이렇게 늦은가? 그건 알바 아니다. 음복주를 얻어 먹기는 너무 이르다. 그냥 장곡로를 찾았다.

 

 장승공원을 지나서

 장승 앞에서

                 산사모 시산제

                 콩밭 매는 아낙네 장승  

 

 장곡로 입구는  주차장에서 오른쪽으로 다리를 건너야 했다. 입구에는 돌탑이 쌓여 있고 예쁜 이정표가 세워 있다.  이정표는 고추 모양이었다. 정상까지는 4.6km쯤 되었다. 처음에 오르는 길에 아주 가파르다. 그러나 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짐작되었다.  올라가는 길에 나무를 놓아서 계단처럼 만들어 놓아서 오르기 편했다. 그래도 가파르기 때문에 숨이 가쁘다. 예상대로 안부에 오르니 길은 평탄하고 걷기에 아주 좋았다. 좌우로 소나무가 우거져 보기 좋고 공기도 맑았다. 봄바람이 소나무를 스쳐 지나면 마치 솔내음이 나는 듯하다. 하늘은 더없이 푸르다. 솔잎도 며칠 전보다 더 푸르다. 산은 다리가 풀릴만 하면 다시 몇 분간의 오르막길이 있고 허벅지가 팍팍해질 만하면 또 평지가 나오고 하여 쉬지 않아도 쉬는 것 같아서 좋았다. 진달래도 막 봉오리가 터질 듯하고 이미 주둥이가 벌어져 그 여린 분홍을 드러낸  꽃송이도 보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처음에 오른 날망이 백리산 다음 봉우리가 금두산이라고 한다. 삼형제봉까지는 한참을 더 가야 한다. 그러나 정상까지 거리가 얼마 되지 않으니 크게 조급해 할 필요도 없다. 삼형제 봉으로 오른는 능선에서 사찰로가 훤히 보였다. 삼형제봉 날망에 올라서니 멀리 정상이 보인다. 정상에는 송신탑이 있고 사람들이 빼곡히 모여선 모습이 보인다. 삼형제봉에서 많은 사람들이 둘러 앉아 점심을 먹는다. 남들이 점심 먹는 것을 보니 나도 배가 고프다. 그러나 정상까지는 1km이니 20분이면 족하리라. 게다가 능선길이니 어렵지도 않다. 바로 정상으로 향했다.  

 

 산행 들머리를 오르는 이용원 선생님

 고추 모양의 아름다운 이정표

 솔숲 사이에 평탄한 등산로

금두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지천리 마을

 

 삼형제봉에서 바라본 정상

 바로 저기가 정상

 알싸한 내음 - 생강나무꽃

 정상아래 친절한 이정표들

 마지막 오르막길에는 인조 대리석

 정상의 이정표들

 

정상는 사람들이 많다. 정상석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대기하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장승공원에서 올라온 사람들과 천장호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여기서 만난다. 지금은 한치에서 올라오는 사람은 없는가 보다. 사진을 찍고 점심 먹을 자리를 찾았다. 우리는 천장호로 내려가는 평평한 곳을 찾아 점심상을 차렸다. 소박하지만 맛깔스러운 먹거리들이 풍성하다. 이렇게 하나하나 골고루 맛을 볼 수 있어서 좋다. 튀각, 고들배기, 콩잎장아찌, 코다리 강정 등  토속적인 음식들이다. 이렇게 골고루 먹을 수 있는 건 다 내 복이다.

 정상에서 -백만사의 여인들

정상에서 백만사 회원

정상석에 기대 

 한치에서 올라오는 길

 소박하지만 맛깔스러운 점심상

 

점심을 먹고 커피를 한 잔씩 마시자 대장님이 바로 일어선다. 시간도 넉넉한데 웬일인가? 마곡사를 들러서 가잔다. 마곡사는 몇 번 가본 일이 있지만 일행 중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분들이 있어서 가기로 했다.

 

내리막길은 그렇게 멀지 않다. 한 시간 정도를 예상하면 된다. 그런데 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다만 경사가 아주 급한 내리막길이 몇 군데 있어 그런 곳만 조심하면 된다. 멀리 칠갑산 휴게소를 바라보면서 내려오니 어느 정도를 걸어야 한다는 가늠이 충분히 되었다. 내려오는 길이 지루할 사이도 없이 바로 숲 사이로 천장호가 보였다. 천장호의 명물이라는 출렁다리에는 사람들이 많다. 봄나들이를 나온 어린이들과 어르신들이 신기한 듯이 다리를 건넌다. 약간  동화적인 냄새가 나는 황룡과 실제 보다 훨씬 더 큰 호랑이 상이  재미있다. 

 

출렁다리도 역시 고추를 테마로 했다. 하긴 청양고추라는 말도 있으니 그럴만도 하다. 이런 곳을 건널 때는 누구나 두려우면서도 두렵지 않은 듯이 건너야 한다. 나도 그렇게 걸었다. 노인들이나 어린 아이들도 있는데 일부러 다리를 흔드는 사람도 있다. 어디를 가도 의식없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인가 보다. 

 

 내리막길

 

 숲 사이로 보이는 천장호 멀리 칠갑산 휴게소

 출렁다리는 황룡이 줄을 잡고 있다.  

 천장호 출렁다리 

 호수와 여인 - 졸지 마세요

 출렁다리에서 본 천장호

 천장호 표지판

 

 2. 마곡사

 

천장호를 건너 마곡사로 가기로 했다. 주차장에서 차를 빼는데 한참 걸렸다. 어떤 사람이 차를 바르지 못하게 세워 두었기 때문이다. 마곡사로 가는 길은 칠갑산 휴게소에에서 다시 예산 가는 쪽으로 가기로 했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거의 5시가 다 되어서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서 바라보니 앞산의 봄빛이 완연하다.  사람들은 이미 다 흩어지고 저녁 그늘이 주차장 너른 마당을 덮기 시작했다. 마곡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충남지구 본사이다.

 

<대화산 마곡사>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本寺)이다. “마곡사 사적입안(事蹟立案)”의 기록에 따르면, 640년(신라 선덕여왕 9)에 자장(慈藏)이 창건하였으며, 고려 명종(明宗) 때 1172년 보조국사(普照國師)가 중수하고, 범일(梵日)이 재건하였으며, 다시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중수하고, 순각(淳覺)이 보수하였다. 조선시대에도 세조가 이 절에 들려 ‘영산전(靈山殿)’이라고 사액(賜額)을 한 일이 있다.


창건 당시에는 30여 칸의 대사찰이었는데, 현재는 대웅보전(보물 801)·대광보전(大光寶殿:보물 802)·영산전(보물 800)·사천왕문·해탈문(解脫門) 등이 있을 뿐이다. 이 밖에 사보(寺寶)로는 5층 석탑(보물 799)·범종(梵鐘:지방유형문화재 62), 괘불(掛佛) 1폭, 목패(木牌), 세조가 타던 연(輦), 청동 향로(지방유형문화재 20)가 있고, 《감지금니묘볍연화경(紺紙金泥妙法蓮華經)》 제6권(보물 270) 및 《감지은니묘법연화경》 제1권(보물 269)이 있다.

 

 <마곡사 대광보전>

마곡사 대광보전(麻谷寺大光寶殿)은 보물 제802호로 지정된 문화재로, 마곡사에 있는 조선 후기의 목조건물이다. 정면 5칸, 측면 3칸으로 구성된 다포계 양식의 단층 팔작지붕의 건물이다. 자연석 더미 기단 위에 세웠으며, 기둥에는 뚜렷한 배흘림이 보이고, 개구부는 앞면 5칸과 측면 앞칸에만 두었다. 1787년에 만들어졌으며, 세조가 김시습을 만나기 위해 타고 온 어가가 보관되어 있다.


 <마곡사 오층석탑>

마곡사 오층석탑(麻谷寺五層石塔)은 보물 제799호로 지정된 문화재로 마곡사 대광보전 앞에 있는 고려 후기의 석탑이며, 높이는 8.7m이다. 중층 4각형으로 되어 있다. 2층 기단 위의 5층 탑신부에는 부처, 보살 등을 조식하고 옥개석 네 모서리의 전각에는 풍경을 장식해 놓은 듯하나, 현재는 남아 있지 않다. 상륜부는 라마탑 형식의 청동도금제로 되어 있으며, 국내에서는 유일한 것이다. 고려 시대 석탑의 특색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다보탑이라고도 한다.


<마곡사 대웅보전>

마곡사 대웅보전(麻谷寺大雄寶殿)은 마곡사에 있는 보물 제801호로 지정된 문화재로, 17세기(조선 중기)에 건립된 마곡사의 법당이다. 하층은 정면 5칸, 측면 4칸, 상층은 정면 3칸, 측면 3칸으로 구성되어 있다. 1.5m 높이의 기단 위에 세운 중층 다포계의 팔작건물로서 다른 건축양식에 비해 구조가 특이한 점이 특징이다. 외부는 일부가 변형되었으나, 내부는 거의 원형대로 보존되어 있다.

 

 주차장에서 보이는 앞산에는 봄이 이미 와 있다.

 너름 마당에 덩그러니 주차된 내차와 이효정 선생님 차

 

너른 주차장을 건너 절을 향했다. 즐비한 음식점에서는 아직도 남은 음식을 처분하기 위해 우리를 불렀다. 그러나 이미 저녁 때가 다 되었고, 청주에  가서 저녁 식사를 약속했기 때문에 별다른 식욕이 생기지 않았다. 사찰 주변을 관광지로 조성하는 것은 문화재를 관람하게 하는 좋은 점도 있지만 성역이 훼손되는 점도 있다. 사찰 바로 앞에서 고기를 팔고 술을 파는 것은 신도로서는 좋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관광 온 사람들은 먹어야 하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문화나 관광을 담당하는 관청에서 품위 있으면서 전통의 아름다움을 살릴 수 있는 음식을 팔도록 유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직지사가 있는 김천에서는 비빔밥을 주제로 하는 음식점으로 유도하여 성공한 사례로 들 수 있다.

 

일주문을 지나기 전에 문화재 관람료를 냈다. 태화산을 등산하는 사람은 출입료라고 항의할 것이다. 카드로 결제하려고 했으나 카드는 되지 않는다고 한다. 조계종 신도인 내가 봐도 부당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부처님께서도 이것은 원하지 않으실 것이다. 

 

마곡사는 전에도 여러번 왔고 태화산 등산도 했지만 볼수록  신비스럽다. 가운데 흐르는 강물을 경계로 하여 수도와 기원의 공간으로 나뉘었다. 해탈문을 지나 물을 건너노라면 다리 아래 끊임없이 정진하는 잉어들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은 먹이를 던져 주기도 한다. 잉어가 다 부처님이라면 그것도 공양이 아닐까? 어떤이는 과자를 입으로 씹어 힘껏 뱉어 던져 주고 있었다. 그러면서 잉어들이 몰려드는 모습을 보고 좋아했다. 엄청난 공양이다. 이런 공양 때문에 물이 넘쳐도 하류로 내려가지 않고 이곳을 고수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대웅보전과 대광보전이 있어서 본전이 둘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광보전은 퇴색되었다. 그러나 수리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옛것에 대한 보존일 것이다. 이곳 저곳을 둘러 보니 몇 번을 와도 새삼스럽게 보이는 것이 있다.

 

 

 

 갖가지 표찰들

 정진하는 잉어

 잉어

 대웅보전, 대광보전, 오층석탑 

 해탈 성불한 소나무

 

 해가 태화산을 넘으니 바람은 금방 서늘해진다. 바로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7시 10분에 출발지인 조달청에서 이완호 회원 내외분을 만나 괴강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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