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맛 2 - 삼도봉에서 - 여기는 삼도봉, 드디어 산마루에 올랐다. 충북 영춘, 경북 부석, 강원도 하동(현재는 김삿갓면)이 만나는 꼭짓점이다. 봄 햇살이 따스하지만 바람에는 냉기가 남았다. 강원도 쪽으로는 화전이지만 너른 평원이다. 서너 채 초가가 눈에 띄니 배가 고프다. 평원은 모두 희귀한 약초밭이다. 겨울잠을 자던 약초들이 언 땅을 비집고 막 기지개를 켠다. 붉은색으로 손가락을 내미는 것은 작약이리라. 화전이라도 다듬고 가꾸어 깨끗한 약초밭으로 가꾸었고, 바람막이 나무가 몇 그루 서있는 모롱이를 돌아가니 나지막한 초가집 마당에 봄볕이 한창이다. 산지이지만 풍요는 아니라도 평온이 있다. 너른 약초밭 끄트머리에는 아지랑이도 아롱아롱 피어오르고 있었다. 마당에 토실토실 살진 토종닭들이 한가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