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 이방주 2014. 1. 22. 03:52

2014. 1. 22

 

나도 혼자 설 수 있어요. - 286일째

 

<규연이의 일기>

 

오늘도 즐거운 하루였어요. 나는 지금보다 훨씬 어린날에도 누워만 있기가 너무나 답답해서 몸을 뒤집으면 어떨까하고 열심히 뒤집기 연습을 한 적이 있어요. 그러다가 어느날 한번에 뒤집기를 성공해서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몰랐어요. 그래서 시간만 나면 뒤집기 연습을 했어요. 그리고 다음에는 배를 깔고 기어가기, 그 다음에 배를 들고 무릎으로 기어가기를 연습해서 다른 친구들보다 더 빨리 해냈지요. 물론 엄마가 모유를 먹여 주고 이유식도 잘 해 주어서 다른 애들보다 더 힘이 좋으니까 할 수 있었던 일이여요. 

 

이제 쪼그려 앉는 것도 문제가 없어요. 장난감을 짚고 일어서서 걸어가는 것도 다 되어요. 엄마가 손을 잡아 주면 빨리 걸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혼자 서는 건 조금 있다가 할래요. 다들 나만 보면 빠르다고 놀라거든요. 이러다가 두 살도 되기 전에 다 해버리면 어떡하게요. 돌도 되기 전에 뛰어다니면 어떡하게요. 그런데도 살짝 엄마 눈치를 보니 내가 혼자 설 수 있었으면 좋겠나 봐요. 엄마도 친구가 있으니 자랑하고 싶겠지요.

 

오늘 내 방에서 서서 놀기를 하다가 엄마가 보지 않을 때 혼자 서 봤어요. 그랬더니 설 수 있는거예요. 나도 놀랐어요. 그러나 무릎을 살짝 다른데 기대고 있는 거예요. 맞아 좀 천천히 가자. 겸손하게 말이야. 너무 서두르다가 다리가 힘겨울 수도 있으니까. 엄마가 봤을지도 몰라.